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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전운문

신도가 - 정도전

by 열공햐 202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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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가(新都歌) 

                    
                         - 정도전(鄭道傳) 

 


녜는 楊州(양주)이 꼬올히여 
디위예 新都形勝(신도형승)이샷다. 
   
開國聖王(개국성왕)이 聖代(성대)를 니르어샷다. 
잣다온뎌 當今景(당금경) 잣다온뎌 
  
聖壽萬年(성수만년)하샤 萬民(만민)의 咸樂(함락)이샷다. 
아으 다롱다리 
  
알픈 漢江水(한강수)여 뒤흔 三角山(삼각산)이여 
德重(덕중)하신 江山(강산) 즈으메 萬歲(만세)를 누리쇼셔. 

 

 

<현대어 풀이> 

옛날에는 양주의 고을이여 
그 경계에 새 도읍의 지세와 풍경이 빼어나도다 

개국성왕께서 성대를 이룩하셨도다. 
도성답도다! 지금의 경치가 참으로 도성답도다! 

성수만년 하시니 만 백성 모두 기쁨이로다 
아으 다롱다리 

앞은 한강수요, 뒤는 삼각산이라 
덕이 많으신 강산 사이에서 만세를 누리소서 


핵심 정리

- 연대 : 조선 태조 3년 
- 갈래 : 악장(속요체), 송축가

- 성격 : 예찬적, 기원적, 송축의 의미를 담은 목적 문학
- 형식 : 8구체 비연시, 악장체, 고려속요의 경쾌한 리듬에 의존해서 표현함, 3음보 율격과 후렴구

- 어조 : 당당하면서도 강한 어조

- 주제 : 한양의 지세 찬양하고 태조의 덕과 만수무강을 기원, 한양 천도에 대한 환희와 송축 
- 구성 : 1~2행 : 신도 형승 찬양, 3~6행 : 태조의 성덕 찬양, 7~8행 : 태조의 만수무강 기원

- 출전 : 악장가사(樂章歌詞)

 

 

정도전(鄭道傳, 1342∼1398.10.26.)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이자 유학자, 혁명가로 본관은 봉화이다. 자는 종지(宗之). 호는 삼봉(三峯), 시호는 문헌(文憲)이다. 고려 말 권문세족의 부패 정치와 이에 기생하는 불교를 비판하였고, 성리학(신유학) 이념에 기초한 중앙집권적 관료제 국가인 조선 왕조 성립에 핵심적인 공헌을 하여 왕조의 설계자로 불린다.

 

  조선의 개국 공신으로 건국 초기 제도 정비와 왕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특권 귀족층의 한 사람이었다. 문장과 성리학(性理學)에 능했으며, '납씨가(納氏歌)', '정동방곡(靖東方曲)', '문덕곡(文德曲)' 등의 작품과 저서에 '삼봉집(三峰集)'이 있다. 조선은 태조 2년(1393)에 고려의 수도인 개성을 버리고 한양으로 천도(遷都)하였다. 정도전은 이 일 또한 주도적으로 처리하였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태조의 공덕을 기리며,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것이 천명에 의한 것이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드라마 정도전

 

 

이해와 감상

 

  '신도가'는 새로운 도성인 한양의 경관을 찬양하며, 그곳에서 뜻을 펼칠 새 임금을 찬양하고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노래이다. 

  악장 문학이 지니는 특수성에 의해, 이 작품 역시 조선 왕조의 창업기에 민심을 수습하고 건국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필요성이 창작의 동기가 되었다. 새로운 도읍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이념을 담아 예찬의 어조로 진술하고 있는 것은 시대적 상황과 관련지어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형식면에서 볼 때, 6행의 여음구 '아으 다롱다리'를 기준으로 앞뒤가 나뉜다. 앞 부분이 크고 뒷부분이 작기 때문에 전대절(前大節), 후소절(後小節)이라 한다. 전체적으로 많이 쓰인 3음보격 '아으 다롱다리'라는 여음구는 아무래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려 가요의 형식을 연상하게 한다. 

 

  1행은 한양의 역사를, 2행은 지극히 아름다운 경치를, 3행은 태조의 위업을, 4행은 새 도성의 느낌을, 5행은 태조와 나라의 즐거운 미래를 노래한 것이 전절의 내용이다.  

 

녜난 楊州(양주)이 꼬올히여  
디위예 新都形勝(신도형승)이샷다.  

 

  1행은 '예전에는 양주 고을이었던 곳이여.'의 의미이다. 곧 한양이 예전에는 양주 고을이었다는 것을 말한다.

  2행의 '디위'는 '지경, 경계(境界)'이고, '신도형승'은 '새 도읍의 좋은 경치'이다. 그러니 2행은 '지경에 새 도읍이 좋은 경치로다.' 정도로 해석된다. 이것은 새롭게 정한 도읍 한양의 모습이 뛰어난 것을 읊은 것이다.  

    
開國聖王(개국성왕)이 聖代(성대)를 니르어샷다.  
잣다온뎌 當今景(당금경) 잣다온뎌  

 

  3행은 개국 성왕조선 태조가 성대(聖代) 즉 어진 군주가 다스리는 시대를 이룩했다는 내용이다. 

  4행은 '도성답구나 지금의 경치가 도성답구나.' 하는 감탄이다. 이 구절은 '고려사' '악지' 속악조에 나오는 '양주곡(楊州曲)'에도 보이는 것이다. 고려 가요와의 연관성을 더욱 확실하게 증명하는 대목이다.  

   
聖壽萬年(성수만년)하샤 萬民(만민)의 咸樂(함락)이샷다.  
아으 다롱다리  
   

  5행은 '성수만년' 즉 '임금의 수명이 만년' 또는 '왕조의 세월이 만년'이란 것이니 태조의 장수 또는 조선 왕조의 영원함을 기원하는 것이다. 그렇게 오랜 수명을 누리고 '온 백성이 함께 즐거움을 누리리라.'는 축원이다. 또한 '아으 다롱다리'라고 하는 여음이 나오는데, 이는 <정읍사>에 나오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는 이 작품이 고려 속요의 영향을 받은 흔적으로 볼 수 있다.


알픈 漢江水(한강수)여 뒤흔 三角山(삼각산)이여  
德重(덕중)하신 江山(강산) 즈으메 萬歲(만세)를 누리쇼셔.  

  7행은 한양의 지리적 조건, 앞에는 한강이 흐르고, 뒤에는 삼각산이 있다는 내용이다.

  8행은 덕이 많으신 혹은 덕을 쌓으신 강산 사이에 오랜 세월을 누리길 바라는 것으로, 다시 새 왕조의 앞날을 축복하고 있는 대목이다.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풍수지리적 조건에 걸맞는 한양에서 어진 덕을 쌓으면서 만수무강하라는 내용이다. 


  전체 내용으로 보아 어떤 구체적인 묘사는 없다. 그저 '∼샷다', '∼ㄴ뎌', '∼쇼셔' 등의 영탄을 사용하며 새 도읍을 대한 감동을 노래하고 있을 뿐이다. 이 작품은 표현상 감탄 어구와 함께 순우리말로 되어 있으며, 고려 가요의 형식을 빌어 사용했다는 특징이 있을 뿐이다. 

  정도전은 중국의 한(漢)을 세우는 데 가장 공이 높았던 장량과 자신을 비교하곤 하였다. 그만큼 정도전이 조선 건국에 세운 공은 지대하며,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새로운 도성에 대한 그의 애정 또한 남다르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정도전의 '신도가'는 고려 가요에서 형식을 빌고 강건하면서도 기원적인 어구를 사용해, 새로운 도읍 한양과 새 나라 조선에 대한 송축의 노래를 담은 악장이라 할 수 있다. 

 

 

<악장(樂章)>

  악장이란 궁중의 여러 의식(儀式)과 행사 및 연례(宴禮)에 쓰인 노래의 가사, 즉 종묘 제향(宗廟祭享)이나 공사 연향(公私宴享)에서 불리어지던 조선 초기의 송축가를 말한다. 내용은 주로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문물 제도를 찬양하며 임금의 만수 무강과 왕가의 번창을 기원하며 후대 왕들에 대한 권계와 귀감을 다룬다.

  일정한 형식은 없으나 초기에는 중국 고시체(古詩體)의 형태를 본받았고, 훈민정음 창제 후에는 약간의 국어가 섞인 현토체(縣吐體)로 바뀌었다가, 후에 '용비어천가'나 '월인천강지곡'과 같은 정형성을 띤 신체 형식으로 고정된 것으로 보인다. 형태별로 분류하면, 한시 현토체, 속요체, 경기체가체, 신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작자층은 주로 개국 공신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목적성을 가진 장르였기 때문에 문학성은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은 영웅 서사시로서 문학성이 인정되고 있다. 한편 특권층의 문학으로 향유 계층이 적고 목적성이 강해 수명은 길지 않다.

 

 

정도전 그는 누구인가?

 

'살아서 6년, 죽어서 600년 조선을 다스린 남자' 정도전,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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