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본문 바로가기

문학/현대산문8

나도향 '벙어리 삼룡이' 전문 및 해석 벙어리 삼룡이 나도향 1 내가 열 살이 될락말락 한 때이니까 지금으로부터 십사오 년 전 일이다. 지금은 그곳을 청엽정(靑葉町)이라 부르지만 그때는 연화봉(蓮花峰)이라고 이름하였다. 즉 남대문에서 바로 내려다보면은 오정포(午正砲)가 놓여 있는 산등성이가 있으니 그 산등성이 이쪽이 연화봉이요, 그 새에 있는 동네가 역시 연화봉이다. 지금은 그곳에 빈민굴이라고 할 수밖에 없이 지저분한 촌락이 생기고 노동자들밖에 살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으나 그때에는 자기네 딴은 행세한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집이라고는 십여 호밖에 있지 않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과목밭을 하고, 또는 채소를 심거나, 아니면 콩나물을 길러서 생활을 하여 갔었다. 여기에 그중 큰 과목밭을 갖고 그중 여유 있는 생활을 하여 가는 사람이 하나 .. 2023. 5. 1.
이해조 '자유종(自由鐘)' 전문 및 해석 (원문 포함) 근대 이후 개화 사상의 유입으로 신학문을 흡수한 새로운 소설 작가층이 대두하였는데, 이해조 또한 이 부류의 작가 중 하나다. '토론 소설'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소설로 자신의 정치 이념과 사상을 이야기했다. 이해조 "천지간 만물 중에 동물 되기 희한하고, 천만 가지 동물 중에 사람 되기 극난하다. 그같이 희한하고 그같이 극난한 동물 중 사람이 되어 압제를 받아 자유를 잃게 되면 하늘이 주신 사람의 직분을 지키지 못함이어늘, 하물며 사람 사이에 여자 되어 남자의 압제를 받아 자유를 빼앗기면 어찌 희한코 극난한 동물 중 사람의 권리를 스스로 버림이 아니라 하리요. 여보, 여러분, 나는 옛날 태평시대에 숙부인(淑夫人)까지 바쳤더니 지금은 가련한 민족 중의 한 몸이 된 신설헌이올시다. 오늘 이매경씨 생신에 청첩.. 2023. 4. 27.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 전문 및 분석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 *금수, 禽獸(새 금, 짐승 수) : 명사 1. 날짐승과 길짐승. 곧, 모든 짐승. 조수(鳥獸). 순화어는 `짐승'. 2. 무례하고 추잡한 행실을 하는 사람의 비유. "이런 ∼ 같은 놈!" / 짐승들의 회의 기록 이야기꾼(서술자)는 고전소설의 서사양식인 몽유록 양식으로써 즉, 꿈속에서 이야기꾼이 활동하는 이야기를 가상독자들에게 들려준다. "나"는 꿈속에서 금수회의소라는 곳에 가게 된다. 그곳에 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온갖 악행에 대해 토론을 한다. 제 일석 반포지효 : 까마귀가 인간의 불효함을 비판한다. 반포지효라는 말은 까마귀가 늙은 부모를 돌본다는 뜻이다. 제 이석 호가호위 : 여우가 인간의 간사함을 비판한다. 제 삼석 정와어해 : 개구리가 인간의 견문이 좁음을 비판한다. 제 .. 2023. 4. 25.
현대 소설 전문 모음 (연대별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 작품) 수능 국어영역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며, 어떤 문학 문제를 출제해야 할까요? 아래 문학 평론가로 유명하신 김현 교수님의 글을 읽어보면 약간의 해답을 얻을 것 같습니다.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김 현 (1942~1990) ○ 문학은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문학은 써먹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문학은 권력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며 부를 축적하게 하는 수단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써먹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문학은 써먹지 못하는 것을 써먹고 있다. 서유럽의 한 위대한 지성이 탄식했듯이 우리는 문학을 함으로써 배고픈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하며, 물론 출세하지도, 큰돈을 벌지도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바로 그러한 점.. 2023.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