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이청준 차례 서편제 소리의 빛 작가 노트 ‘의 희원’ 선학동 나그네 작가 노트 ‘우리의 영혼 위에 날아오르는 학’ 서편제 남도사람․1 이청준 여자는 초저녁부터 목이 아픈 줄도 모르고 줄창 소리를 뽑아대고, 사내는 그 여인의 소리로 하여 끊임없이 어떤 예감 같은 것을 견디고 있는 표정으로 북장단을 잡고 있었다. 소리를 쉬지 않는 여자나, 묵묵히 장단 가락만 잡고 있는 사내나 양쪽 다 이마에 힘든 땀방울이 솟고 있었다. 전라도 보성읍 밖의 한 한적한 길목 주막. 왼쪽으로 멀리 읍내 마을들을 내려다보면서 오른쪽으로는 해묵은 묘지들이 길가까지 바싹바싹 다가앉은 가파른 공동 묘지―그 공동 묘지 사이를 뚫어나가고 있는 한적한 고갯길목을 인근 사람들은 흔히 소릿재라 말하였다. 그리고 그 소릿재 공동 묘지 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