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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3

현대 소설 전문 모음 (연대별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 작품)

수능 국어영역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며, 어떤 문학 문제를 출제해야 할까요? 아래 문학 평론가로 유명하신 김현 교수님의 글을 읽어보면 약간의 해답을 얻을 것 같습니다.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김 현 (1942~1990) ○ 문학은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문학은 써먹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문학은 권력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며 부를 축적하게 하는 수단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써먹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문학은 써먹지 못하는 것을 써먹고 있다. 서유럽의 한 위대한 지성이 탄식했듯이 우리는 문학을 함으로써 배고픈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하며, 물론 출세하지도, 큰돈을 벌지도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바로 그러한 점..

문학/현대산문 2023.04.23

김원일 '어둠의 혼(魂)' 전문

어둠의 혼(魂) 김원일 아버지가 잡혔다는 소문이 온 장터 마을에 좍 깔렸다. 아버지는 어제 수산 장터에서 붙잡혔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젯밤 진영(進永) 지서로 묶여 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오늘밤에 아버지가 총살당할 거라고들 말했다. 지서 뒷마당 웅덩이 옆에 서 있는 느릅나무에 칭칭 묶여 총살당할 게 틀림없다는 것이다. 아니면 선바위산 묘지골로 끌려가서 총살당할 거라고들 떠들었다. 병쾌 아버지를 포함해서 아버지와 같은 짓을 했던 마을 청년들이 이미 일곱 명이나 총살을 당했기 때문에 아버지도 죽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아버지는 한줌의 연기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질 게다. 그 사라진 연기를 다시 모을 수 없는 것같이 이제 우리 오누이들은 아버지라고 불러 볼 사람이 없게 된다. 그것이 슬플 뿐, 다른 생각은..

문학/소설전문 2021.06.15

고전소설 '박씨전' 전문

박씨전 명(明)나라 숭정 연간에 조선국(朝鮮國)에 한 재상(宰相)이 있으니, 성은 이(李)요 이름은 득춘(得春)이라. 이득춘은 어려서부터 학업을 힘써 문장(文章)을 성공하매 이름이 일국에 진동(振動)하고, 또한 지인지감(知人之鑑)이 있는지라. 이러므로 소년등과(少年登科)하며, 차차 승천(陞遷)하여 외직(外職)으로 경상감사, 물망(物望)으로 함경감사, 내직(內職)으로 좌의정을 지냈다. 상공이 집으로 돌아와 그 아들 시백(時白)에게 문필(文筆)을 힘써 권하니, 사서삼경(四書三經)과 시서백가(詩書百家)를 무불통달하며, 또한 계교(計巧)와 술법(術法)이 장안에 제일이라. 상공이 심히 사랑하니, 만조백관(滿朝百官)이 뉘 아니 치사(致辭)하리오. 상공이 또한 바둑․장기와 옥저(玉笛) 불기를 잘하는지라. 꽃을 향하여..

문학/소설전문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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