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글 목록
반응형

2021/03/05 2

낡은 집 - 이용악

날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관자*도 갖지 못했니라.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모두 없어진 지 오래 외양간엔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 찻길이 놓이기 전 노루 멧돼지 족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 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털보의 셋째아들은 나의 싸리말 동무*는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옆에서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가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보냈다는 그날 밤 저릎 등*이 시름시름 타들어가고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문학/현대운문 2021.03.05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기형도, '빈집' 시낭송 감상하기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애상적, 서정적, 비관적 • 어조 : 슬픔과 비관에 빠진 어조 • 구성 : 상황에 대한 독백 - 대화 성격의 글 - 상황에 대한 독백 • 특징 -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 영탄적 표현을 활용하여 내적 고뇌를 드러내고 있다. - 관념을 사물의 이미지로 환치하고 있다. - 제재 : 빈집에 갇힌 사랑 • 주제 : 사랑의 고뇌에서..

문학/현대운문 2021.03.0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