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하도 단단하여 아이들은 스케이트를 못 타고 썰매를 탔다. 얼음장 위에 모닥불을 피워도 녹지 않는 겨울 강. 밤이면 어둔 하늘에 몇 발의 총성이 울리고 강 건너 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 멀리 들려 왔다. 우리 독립군은 이런 밤에 국경을 넘는다 했다. 때로 가슴을 가르는 섬뜩한 파괴음은 긴장을 못 이긴 강심 갈라지는 소리. 이런 밤에 나운규는 '아리랑'을 썼고 털모자 눌러 쓴 독립군은 수많은 일본군과 싸웠다. 지금 두만강엔 옛 아이들 노는 소리 남아 있을까? 강 건너 개 짖는 소리 아직 남아 있을까? 통일이 오면 할 일도 많지만 두만강을 찾아 한번 목놓아 울고 나서 흰 머리 날리며 씽씽 썰매를 타련다. 어린 시절에 타던 신나는 썰매를 한번 타 보련다. -김규동, '두만강' 시낭송 감상하기 핵심 정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