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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 2

한 - 박재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 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 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러질까 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마당에 심고 싶던 느꺼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前生)의 내 전(全) 설움이요 전(全)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낼는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을 몰라, 그것을 몰라! -박재삼, '한' *느껍다 : 어떤 느낌이 마음에 북받쳐서 벅차다. 나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느꺼워 가슴이 뭉클해졌다. 시낭송 감상하기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애상적, 회의적, 영탄적 ..

문학/현대운문 2021.04.08

밤바다에서 - 박재삼

누님의 치맛살 곁에 앉아 누님의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심심한 때는, 골목을 빠져 나와 바닷가에 서자. 비로소 가슴 울렁이고 눈에 눈물 어리어 차라리 저 달빛 받아 반짝이는 밤바다의 질정*할 수 없는 괴로운 꽃비늘을 닮아야 하리, 천하에 많은 할 말이, 천상의 많은 별들의 반짝임처럼 바다의 밤물결되어 찬란해야 하리 아니 아파야 아파야 하리. 이윽고 누님은 섬이 떠 있듯이 그렇게 잠들리. 그 때 나는 섬가에 부딪치는 물결처럼 누님의 치맛살에 얼굴을 묻고 가늘고 먼 울음을 울음을, 울음 울리라. 밤바다에서 - 박재삼 *질정(質定) 갈피를 잡아서 분명하게 정함. 시 낭송 감상하기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전통적, 낭만적, 회고적, 애상적 • 어조 : 심리적 상처를 달래는 듯한 어조 •..

문학/현대운문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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