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조명희 낙동강 칠백리 길이길이 흐르는 물은 이곳에 이르러 곁가지 강물을 한뭄에 뭉쳐서 바다로 향하여 나간다. 강을 따라 바둑판 같은 들이 바다를 향하여 아득하게 열려 있고 그 넓은 들 품안에는 무덤무덤의 마을이 여기저기 안겨 있다. 이 강과 이 들과 거기에 사는 인간 -- 강은 길이길이 흘렀으며, 인간도 길이길이 살아왔었다. 이 강과 이 인간 지금 그는 서로 영원히 떨어지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인가? 봄마다 봄마다 불어 내리는 낙동강 물 구포벌에 이르러 넘쳐 넘쳐흐르네 철렁철렁 넘친 물 들로 벌로 퍼지면 만 목숨 만만 목숨의 젖이 된다네 - 젖이 된다네 - 에 - 헤 - 야 이 벌이 열리고 - 이 강물이 흐르 제 이 젖 먹고 자라 왔네 자라 왔네 - 에 -헤 - 야 천 년을 산, 만 년을 산 낙동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