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 박태원 이발소의 귀여운 소년 재봉이는,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이를테면 시골뜨기인 창수와 같은 아이가, 종로 구락부에서 놀고 지내며 달에 십 원씩이나 월급을 받는 것에도 이제는 이미 그다지 유혹을 느끼지는 않고, 젊은 이발사 김 서방과 밤낮 쌈을 하면서도 좀처럼 그곳을 떠나지는 않았다. 칼라 머리는 아직 만지지를 못하지만, 막깍는 것은 기계 놀리는 솜씨도 익숙하였고, 면도질은 또 아주 선수여서, 이제 얼마 안 가서 이발사 시험에 어렵지 않게 합격되리라는 것은 이 집 주인의 의 말이다. 어느 날, 그는 개천가에서 동네 아이들이 난데없이 “아하하하.” 웃고 떠드는 소리에 놀라, 부리나케 문을 열고 내다보았다. 개천 속을 들여다보는 아이들 둥 뒤에 가 포목전 주인이 맨머리 바람에 임바네쓰를 두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