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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산문

이해조 '자유종(自由鐘)' 전문 및 해석 (원문 포함)

by 열공햐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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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이후 개화 사상의 유입으로 신학문을 흡수한 새로운 소설 작가층이 대두하였는데, 이해조 또한 이 부류의 작가 중 하나다. '토론 소설'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소설로 자신의 정치 이념과 사상을 이야기했다.

 

1910년 출판된 책의 표지

 

<자유종(自由鐘)>

이해조

 

 

"천지간 만물 중에 동물 되기 희한하고, 천만 가지 동물 중에 사람 되기 극난하다. 그같이 희한하고 그같이 극난한 동물 중 사람이 되어 압제를 받아 자유를 잃게 되면 하늘이 주신 사람의 직분을 지키지 못함이어늘, 하물며 사람 사이에 여자 되어 남자의 압제를 받아 자유를 빼앗기면 어찌 희한코 극난한 동물 중 사람의 권리를 스스로 버림이 아니라 하리요.

 

여보, 여러분, 나는 옛날 태평시대에 숙부인(淑夫人)까지 바쳤더니 지금은 가련한 민족 중의 한 몸이 된 신설헌이올시다. 오늘 이매경생신에 청첩을 인하여 왔더니 마침 홍국란 씨와 강금운 씨와 그 외 여러 귀중하신 부인들이 만좌(滿座,여러 사람이 가득하게 늘어앉은 자리)하셨으니 두어 말씀하오리다.

 

이전 같으면 오늘 이러한 잔치에 취하고 배부르면 무슨 걱정 있으리까마는, 지금 시대가 어떠한 시대며 우리 민족은 어떠한 민족이오? 내 말이 연설 체격과 흡사하나 우리 규중 여자도 결코 모를 일이 아니올시다.

 

일본도 삼십 년 전 형편이 우리 나라보다 우심하여(尤甚하다, 더욱 심하다) 혹 천하대세라 혹 자국전도(顚倒, 엎어져 넘어지거나 넘어뜨림)라 말하는 자는, 미친 자라 괴악한 사람이라 지목하고 인류로 치지 않더니, 점점 연설이 크게 열리매 전도하는 교인같이 거리거리 떠드나니 국가 형편이요, 부르나니 민족사세(事勢, 일이 되어 가는 형세), 이삼 인 뭇거지라도 술잔을 대하기 전에 소회를 말하고 마시니, 전국 남녀들이 십여 년을 한담(閑談, 심심하거나 한가할 때 나누는 이야기. 또는 별로 중요하지 아니한 이야기)도 끊고 잡담도 끊고 언필칭 국가라 민족이라 하더니, 지금 동양에 제일 제이 되는 일대 강국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나라는 어떠한 비참지경이오? 세월은 물같이 흘러가고 풍조는 날로 닥치는데, 우리 비록 아홉 폭 치마는 둘렀으나 오늘만도 더 못한 지경을 또 당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눈결에 될지라. 하늘을 부르면 대답이 있나, 부모를 부르면 능력이 있나, 가장을 부르면 무슨 방책이 있나, 고대광실 뉘가 들며 금의옥식 내 것인가? 이 지경이 이마에 당도했소. 우리 삼사 인이 모였든지 오륙 인이 모였든지 어찌 심상한 말로 좋은 음식을 먹으리까? 승평무사할 때에도 유의유식(遊衣遊食, 하는 일 없이 놀면서 입고 먹음)은 금법(禁法)이어든 이 시대에 두 눈과 두 귀가 남과 같이 총명한 사람이 어찌 국가 의식만 축내리까? 우리 재미있게 학리(學理, 학문에서의 원리나 이론)상으로 토론하여 이날을 보냅시다."

 

"절당(切當) 절당하오이다. 오늘이 참 어떠한 시대요? 이 같은 수참하고 통곡할 시대에 나 같은 요마한(幺麽하다, 1. 작은 상태이다. 2. 변변하지 못하다.) 여자의 생일잔치가 왜 있겠소마는 변변치 못한 술잔으로 여러분을 청하기는 심히 부끄럽고 죄송하나 본의인즉 첫째는 여러분 만나 뵈옵기를 위하고, 둘째는 좋은 말씀을 듣고자 함이올시다.

 

남자들은 자주 상종하여 지식을 교환하지마는 우리 여자는 한번 만나기 졸연하오니이까? <예기(禮記)>에 가로되, 여자는 안에 있어 밖의 일을 말하지 말라 하였고, <시전(詩傳)>에 가로되 오직 술과 밥을 마땅히 할 뿐이라 하였기로 층암절벽 같은 네 기둥 안에서 나고 자라고 늙었으니, 비록 사마자장의 재주 있을지라도 보고 듣는 것이 있어야 아는 것이 있지요.

 

 이러므로 신체 연약하고 지각이 몽매하여 쌀이 무슨 나무에 열리는지, 도미를 어느 산에서 잡는지 모르고, 다만 가장의 비위만 맞춰,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니, 진소위(眞所謂) 밥 먹는 안석(案席, 벽에 세워 놓고 앉을 때 몸을 기대는 방석)이요, 옷 입은 퇴침(退枕, 서랍이 있는 목침. 속에는 빗과 같은 화장 도구를 넣으며 거울을 붙여 만들기도 한다.)이라, 어찌 인류라 칭하리까? 그러나 그는 오히려 현철(賢哲, 어질고 사리에 밝음)한 부인이라, 행검(行檢, 품행이 점잖고 바름. 또는 그 품행) 있는 부인이라 하겠지마는, 성품이 괴악하고 행실이 불미하여 시앗('남편의 첩'을 본처가 일컫는 말)에 투기(鬪技, 서로 맞붙어 다툼)하기, 친척에 이간하기, 무당 불러 굿하기, 절에 가서 불공하기, 제반 악징은 소위 대갓집 부인이 더합디다. 가도(家道)가 무너지고 수욕(獸慾, 짐승과 같은 모질고 사나운 욕심)이 자심하니 이것이 제 한 집안 일인 듯하나 그 영향이 실로 전국에 미치니 어찌 한심치 않으리까?

 

그런 부인이 생산도 잘 못 하고 혹 생산하더라도 어찌 쓸 자식을 낳으리요? 태내 교육부터 가정교육까지 없으니 제가 생지(生知)의 바탕이 아닌 바에 맹모(孟母)의 삼천(三遷)하시던 교육이 없이 무슨 사람이 되리요? 그러나 재상도 그 자제이요 관찰군수도 그 자제니 국가의 정치가 무엇인지, 법률이 무엇인지 어찌 알겠소? 우리 비록 여자나 무식을 면치 못함을 항상 한탄하더니, 다행히 오늘 여러분 고명(高明, 고상하고 현명함)하신 부인께서 왕림하여 좋은 말씀을 들려주시니 대단히 기꺼운 일이올시다."

 

"변변치 못한 구변이나 내 먼저 말씀하오리다. 우리 대한의 정계가 부패함도 학문 없는 연고요, 민족의 부패함도 학문 없는 연고요, 우리 여자도 학문 없는 연고로 기천 년 금수 대우를 받았으니 우리 나라에도 제일 급한 것이 학문이요, 우리 여자사회도 제일 급한 것이 학문인즉 학문 말씀을 먼저 하겠소. 우리 이천만 민족 중에 일천만 남자들은 응당 고명한 학교를 졸업하여 정치법률군제공 등 만 가지 사업이 족하겠지마는, 우리 일천만 여자들은 학문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고 유의유식으로 남자만 의뢰하여 먹고 입으려 하니 국세가 어찌 빈약지 아니하겠소?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어야 가볍다 하였으니 우리 일천만 여자도 일천만 남자의 사업을 백지장과 같이 거들었으면 백 년에 할 일을 오십 년에 할 것이요, 십 년에 할 일을 다섯 해면 할 것이니 그 이익이 어떠하고, 나라의 독립도 거기 있고 인민의 자유도 거기 있소.

 

세계 문명국 사람들은 남녀의 학문과 기예가 차등이 없고, 여자가 남자보다 해산하는 재주 한 가지가 더하다 하며, 혹 전쟁이 있어 남자가 다 죽어도 겨우 반구비(半具備, (具備, 1. 빠짐없이 차림. 2. 고루 갖추어 있음))라 하니, 그 여자의 창법 검술까지 통투(通透, 사리()를 뚫어지게 깨달아 환함)함을 가히 알겠도다.

 

사람마다 대성인 공부자(孔夫子, ‘공자’를 높여 이르는 말) 아니거든 어찌 생이지지(生而之知, 삼지(三知)의 하나. 도(道)를 스스로 깨달음을 이른다. (삼지 : 도를 알게 되는 세 단계(段階). 즉 나면서 아는 생지(生知)와 배워서 아는 학지(學知), 애써 서 아는 곤지(困知))하리요. 법국佛蘭西파리대학교에서 토론회를 열매, 가편(가편(可便)과 부편(否便). 회의(會議)에서, 찬성(贊成)하는 편과 반대(反對)하는 편을 아울러 이르는 말)은 사람을 가르치지 못하면 금수와 같다 하고, 부편은 사람이 천생 한 성질이니 비록 가르치지 아니할지라도 어찌 금수와 같으리요 하여 경쟁이 대단하되 귀결치 못하였더니, 학도들이 실지를 시험코자 하여 무부모한 아이들을 사다가 심산궁곡에 집 둘을 짓되 네 벽을 다 막고 문 하나만 뚫어 음식과 대소변을 통하게 하고 그 아이를 각각 그 속에서 기를 새, 칠팔 년이 된 후 그 아이를 학교로 데려오니 제가 평생에 사람 많은 것을 보지 못하다가 육칠 층 양옥에 인산인해 됨을 보고 크게 놀라 서로 돌아보며 하나는 꼭고댁꼭고댁 하고 하나는 끼익끼익 하니, 이는 다름 아니라 제 집에 아무것도 없고, 다만 닭과 돼지만 있는데, 닭이 놀라면 꼭고댁 하고 돼지가 놀라면 끼익끼익 하는 고로 그 아이가 지금 놀라운 일을 보고, 그 소리가 각각 본 대로 난 것이니 그것도 닭과 돼지의 교육을 받음이라. 학생들이 이것을 본 후에 사람을 가르치지 아니하면 금수와 다름없음을 깨달아 가편이 득승하였다 하니, 이로 보건대 우리 여자가 그와 다름이 무엇이오? 일용범절에 여간 안다는 것이 저 아이의 꼭고댁끼익보다 얼마나 낫소이까? 우리 여자가 기천 년을 암매(暗昧/闇昧, 어리석어 생각이 어두움)하고 비참한 경우에 빠져 있었으니 이렇고야 자유권이니 자강력이니 세상에 있는 줄이나 알겠소? 일생에 생사고락이 다 남자 압제 아래 있어, 말하는 제웅(짚으로 만든 사람 모양의 물건)과 숨쉬는 송장을 면치 못하니 옛 성인의 법제가 어찌 이러하겠소.예기에도, 여인 스승이 있고 유모를 택한다 하였고 <소학(小學)>에도 여자교육이 첫 편이니 어찌 우리 나라 여자 같은 자고송(自枯松, 저절로 말라죽은 소나무)이 있단 말이오?

 

우리 나라 남자들이 아무리 정치가 밝다 하나 여자에게는 대단히 적악(積惡)하였고, 법률이 밝다 하나 여자에게는 대단히 득죄하였습니다. 우리는 기왕이라 말할 것 없거니와 후생이나 불가불 교육을 잘 하여야 할 터인데 권리 있는 남자들은 꿈도 깨지 못하니 답답하오. 남자들 마음에는 아들만 귀하고 딸은 귀치 아니한지 일 분자라도 귀한 생각이 있으면 사지오관(사람의 두 팔과 두 다리, 다섯 가지 감각 기관. 눈, 귀, 코, 혀, 피부)이 구비한 자식을 어찌 차마 금수와 같이 길러 이 같은 고해(苦海, [불교] 고통의 세계라는 뜻으로, 괴로움이 끝이 없는 인간 세상을 이르는 말)에 빠지게 하는고? 그 아들 가르치는 법도 별수는 없습니다. <사략통감>(史略通鑑, 史略, 간략하게 기술한 역사. 通鑑, 중국 송나라 때에 소미 선생 강지(江贄)가 ≪자치통감≫을 요약한 책. 편년체로 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초기부터 ≪통감≫이라는 이름으로 초학(初學) 교재로 널리 쓰였다.))으로 제일등 교과서를 삼으니 자국정신은 간 데 없고 중국혼만 길러서 언필칭 좌전(左傳, 중국 노나라의 좌구명이 ≪춘추≫를 해설한 책. 30권)이라 강목(綱目, 1. 주희()가 지은 중국()의 역사책(歷). ≪자치통감()≫을 강()과 목()으로 나눈 것으로, ... 2. 통감강목(綱目)의 준말)이라 하여 남의 나라 기천 년 흥망성쇠만 의논하고 내 나라 빈부강약은 꿈도 아니 꾸다가 오늘 이 지경을 하였소.

 

이태리국 역비다산에 올차학이라는 구멍이 있어 해수로 통하였더니 홀연 산이 무너져 구멍 어구가 막힌지라, 그 속이 칠야같이 캄캄한데 본래 있던 고기들이 나오지 못하고 수백 년을 생장하여 눈이 있으나 쓸 곳이 없더니, 어구의 막혔던 흙이 해마다 바닷물에 패어 가며 일조에 궁기(구멍’의 방언(제주, 함경)) 도로 열리매, 밖의 고기가 들어와 수없이 잡아먹되, 그 안에 있던 고기는 눈을 멀뚱멀뚱 뜨고도 저해하려는 것을 전연 모르고 절로 밀려 어구 밖을 혹 나왔으나 못 보던 눈이 졸지에 태양을 당하매 현기가 나며 정신이 없어 어릿어릿하더라 하니, 그와 같이 대문중문 꽉꽉 닫고 밖에 눈이 오는지 비가 오는지 도무지 알지 못하고 살던 우리나라 이왕 교육은 올차학 교육이라 할 만하니 그 교육받은 남자들이 무슨 정신으로 우리 정치를 생각하겠소? 우리 여자의 말이 쓸데없을 듯하나 자국의 정신으로 하는 말이니, 오히려 만국공사의 헛담판보다 낫습니다. 여러분 부인들은 대한 여자 교육계의 별방침을 연구하시오."

 

"여보, 설헌 씨는 학문 설명을 자세히 하셨으나 그 성질과 형편이 그래도 미진한 곳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 지식을 보통케 하려면 그 소위 무슨 변에 무슨 자, 무슨 아래 무슨 자라는, 옛날 상전으로 알던 중국 글을 폐지하여야 필요하겠소. 대저 글이라 하는 것은 말과 소와 같아서 그 나라의 범백정신을 실어 두나니, 우리 나라 소위 한문은 곧 지나의 말과 소라. 다만 지나의 정신만 실었으니 우리 나라 사람이야 평생을 끌고 당긴들 무슨 이익이 있겠소? 그런 중에 그 말과 소가 대단히 사나워 좀체 사람은 끌지 못하오.

 

그 글은 졸업기한이 없고 일평생을 읽을지라도 이태백, 한퇴지는 못 되며, 혹 상등으로 총명한 자가 물 쥐어 먹고 십 년 이십 년을 읽어서 실재(實才, 1. 글 재주가 있는 사람. 2. 현실()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 3. 실용()에 도움이 되는 재능().), 거벽(巨擘, 학식()이나 어떤 전문() 부분()에서 남달리 뛰어난 사람)이라 하여 눈앞에 영웅이 없고, 세상이 돈짝만하여 내가 내노라고 돌이질치더라도 그 사람더러 정치를 물으면 모른다, 법률을 물으면 모른다, 철학, 화학, 이화학을 물으면 모르노라, 농학, 상학, 공학을 물으면 모르노라. 그러면 우리 대종교 공부자 도학의 성질은 어떠하냐 묻게 되면, 그 신성하신 진리는 모르고 다만 아노라 하는 것은, 공자님은 꿇어앉으셨지, 공자님은 광수의(廣袖衣, 넓은 소매 옷) 입으셨지 하여 가장 도통을 이은 듯이 여기니, 다만 광수의만 입고 꿇어만 앉았으면 사람마다 천만 년 종교부자가 되오리까?

 

공자님은 춤도 추시고, 노래도 하시고, 풍류도 하시고, 선배도 되시고, 문장도 되시고, 장수가 되셔도 가하고, 천자도 가히 되실 신성하신 우리 공부자님을, 어찌하여 속은 컴컴하고 외양만 번주그레한 위인들이 광수의만 입고 꿇어만 앉아 공자님 도학이 이뿐이라 하여 고담준론(高談峻論, 2. 아무 거리낌 없이 잘난 체하며 과장하여 떠벌리는 말 1. 뜻이 높고 바르며 엄숙하고 날카로운 말. )을 하면서 이렇게 하여야 집을 보존하고 인군을 섬긴다 하여 자기 자손뿐 아니라 남의 자제까지 연골(軟骨, 몸이 약하거나 뜻이 굳지 못한 사람, 직 뼈대가 굳지 아니한 어린 나이. 또는 그러한 사람)에 버려 골생원님이 되게 하니, 그런 자들은 종교에 난적(亂賊)이요, 교육에 공적(公敵)이라 공자님께서 대단히 욕보셨소. 설사 공자님이 생존하셨을지라도 오히려 북을 울려 그자들을 벌하셨으리라.

 

그만도 못한, 승부군이라 일차군이라 하는 자는 천시(天時, 1. 하늘의 도움이 있는 시기. 2. 때를 따라서 돌아가는 자연 현상. 곧 계절, 밤과 낮, 더위와 추위 따위를 이른다.)도 모르고, 지리도 모르고, 다만 의취(意趣·志趣(지취), 의지(意志)와 취향(趣向)) 없는 강남풍월한 다년이라. 뜻도 모르는 것은 원코 형코(주역 '원() 형() 이(利)코 정(貞)함이라- 크고, 형통하며, 이로웁고, 바름이니라')라 하여 국가의 수용하는 인재 노릇을 하였으니 그렇고야 어찌 나라가 이 지경이 아니 되겠소?

 

대체 글을 무엇에 쓰자고 읽소? 사리를 통하려고 읽는 것인데 내 나라 지지와 역사를 모르고서 제갈량전과 비사맥전(비스마르크)을 천만 번이나 읽은들 현금 비참한 지경을 면하겠소? 일본 학교 교과서를 보시오. 소학교 교과하는 것은 당초에 대한이라 청국이라는 말도 없이 다만 자국 인물이 어떠하고 자국 지리가 어떠하다 하여 자국 정신이 굳은 후에 비로소 만국 역사와 만국 지지를 가르치니, 그런고로 무론 남녀하고 자국의 보통 지식 없는 자가 없어 오늘날 저러한 큰 세력을 얻어 나라의 영광을 내었소.

 

우리 나라 남자들은 거룩하고 고명한 학문이 있는 듯하나 우리 여자사회에야 그 썩고 냄새나는 천지 현황 글자나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오? 남자들도 응당 귀도 있고 눈도 있으리니, 타국 남자와 같이 학문을 힘쓰려니와 우리 여자도 타국 여자와 같이 지식이 있어야 우리 대한 삼천리 강토도 보전하고, 우리 여자 누백 년 금수도 면하리니, 지식을 넓히려면 하필 어렵고 어려운 십 년 이십 년 배워도 천치를 면치 못할 학문이 쓸데 있소? 불가불 자국 교과를 힘써야 되겠다 합니다."

 

"아니오, 우리 나라가 가뜩 무식한데 그나마 한문도 없어지면 수모(해파리) 세계를 만들려오? 수모란 것은 눈이 없이 새우를 따라다니면서 새우 눈을 제 눈같이 아나니 수모 세계가 되면 새우는 어디 있나? 아니 될 말이오. 졸지에 한문을 없이하고 국문만 힘쓰면 무슨 별지식이 나리까? 나도 한문을 좋다 하는 것은 아니나 형편으로 말하면 요순 이래 치국평천하하는 법과 수신제가하는 천사만사가 모두 한문에 있으니 졸지에 한문을 없애고 국문만 쓰면, 비유컨대 유리창을 떼어버리고 흙벽 치는 셈이오. 국문은 우리 나라 세종대왕께서 만드실 때 적공이 대단하셨소. 사신을 여러 번 중국에 보내어 그 성음 이치를 알아다가 자모음을 만드시니, 반절(反切, 1.한자의 음을 나타낼 때 다른 두 한자의 음을 반씩 따서 합치는 방법. ‘文(문)’의 음은 ‘無(무)’의 초성인 ‘ㅁ’과 ‘分(분)’의 중성 및 종성인 ‘ㅜ, ㄴ’을 합친 ‘문’이 되는 것 따위이다. 2.‘훈민정음’을 달리 이르는 말. 훈민정음이 초성, 중성, 종성을 합하여 한 글자를 이룬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이 그것이오.

 

우리 세종대왕 근로하신 성덕은 다 말씀할 수 없거니와 반절 몇 줄에 나라 돈도 많이 들었소. 그렇건마는 백성들은 죽도록 한문자만 숭상하고 국문은 버려 두어서 암글이라 지목하여 부인이나 천인이 배우되 반절만 깨치면 다시 읽을 것이 없으니 보는 것은 다만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 등물뿐이라, 춘향전을 보면 정치를 알겠소? 심청전을 보고 법률을 알겠소? 홍길동전을 보아 도덕을 알겠소? 말할진대 춘향전은 음탕 교과서요, 심청전은 처량 교과서요, 홍길동전은 허황 교과서라 할 것이니, 국민을 음탕 교과로 가르치면 어찌 풍속이 아름다우며, 처량 교과로 가르치면 장진지망(長進之望, 앞으로 잘되어  전망이나 희망)이 있으며, 허황 교과서로 가르치면 어찌 정대한 기상이 있으리까? 우리 나라 난봉 남자와 음탕한 여자의 제반 악징이 다 이에서 나니 그 영향이 어떠하오?

 

혹 발명하려면 춘향전을 누가 가르쳤나, 심청전을 누가 배우라나, 홍길동전을 누가 읽으라나, 비록 읽으라 할지라도 다 제게 달렸지 할 터이나, 이것이 가르친 것보다 더하지, 휘문의숙(徽文義塾, 1906년 민영휘가 서울에 설립한 사립 중등학교. 지금의 휘문 중ㆍ고등학교의 전신(前身)이다.) 같은 수층 양옥과 보성학교(普成學校, 조선 시대, 1905(광무 9)년에 이용익(李容翊)이 서울 전동(지금의 종로구 수송동)에 설립한 사립 학교. 현재 보성 중고등학교가 되었다.) 같은 너른 교장에 칠판, 괘종, 책상, 걸상을 벌여 놓고 고명한 교사를 월급 주어 가르치는 것보다 더 심하오. 그것은 구역과 시간이나 있거니와 이것은 구역도 없고 시간도 없이 전국 남녀들이 자유권으로 틈틈이 보고 곳곳이 읽으니 그 좋은 몇백만 청년을 음탕하고 처량하고 허황한 구멍에 쓸어 묻는단 말이오.

 

그나 그뿐이오? 혹 기도하면 아이를 낳는다, 혹 산신이 강림하여 복을 준다, 혹 면례(緬禮, 민속 무덤을 옮겨서 다시 장사를 지냄. 또는 그런 일.)를 잘하여 부귀를 얻는다, 혹 불공하여 재액을 막았다, 혹 돌구멍에서 용마가 났다, 혹 신선이 학을 타고 논다, 혹 최판관이 붓을 들고 앉았다 하는 제반 악징(惡徵, 불길한 징조)의 괴괴망측한 말을 다 국문으로 기록하여 출판한 판책도 많고 등출(謄出, 원본에서 베껴 옮김)한 세책(貰冊, 세를 받고 빌려주는 책)도 많아 경향 각처에 불똥 뛰어 박이듯 없는 집이 없으니 그것도 오거서라 평생을 보아도 못다 보오.

 

그 책을 나도 여간 보았거니와 좋은 종이에 주옥 같은 글씨로 세세성문(여러 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널리 퍼져)하여 혹 이삼 권 혹 수십여 권 되는 것이 많고 백 권 내외 되는 것도 있으니, 그 자본은 적으며 그 세월은 얼마나 허비하였겠소? 백해무익한 그 책을 값을 주고 사며 세를 주고 얻어 보니 그 돈은 헛돈이 아니오? 국문폐단은 그러하지마는 지금 금운 씨의 말과 같이 한문을 전폐하고 국문만 쓸진대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이 되겠소? 괴악망측한 소설이 제자백가(諸子百家, 춘추 전국 시대의 여러 학파. 공자(孔子), 관자(管子), 노자(老子), 맹자(孟子), 장자(莊子), 묵자(墨子), 열자(列子), 한비자(韓非子), 윤문자(尹文子), 손자(孫子), 오자(吳子), 귀곡자(鬼谷子) 등의 유가(儒家), 도가(道家), 묵가(墨家), 법가(法家), 명가(名家), 병가(兵家), 종횡가(縱橫家), 음양가(陰陽家) 등을 통틀어 이른다.)가 되겠소? 그는 다 나의 분격한 말이라, 나도 항상 말하기를 자국정신을 보존하려면 국문을 써야 되겠다 하지마는 그 방법은 졸지에 계획할 수 없습니다.

 

가령 남의 큰 집에 들었다가 그 집이 본래 남의 집이라 믿음성이 없다 하고 떠나려면, 한편으로 차차 재목을 준비하고 목수? 석수를 불러 시역(始役, 토목이나 건축 따위의 공사를 시작)할새, 먼저 배산임유(배산임수(靑山臨水)를 배산임유(靑山臨流)로 한 것으 로 추정됨. 산을 등지고 물을 가까이 둠. 명당자리) 좋은 곳에 터를 닦아 모월 모일 모시에 입주하고, 일대 문장에게 상량문*(새로 짓거나 고친 집의 내력, 공역 일시 등을 적어둔 문서)을 받아 아랑위아랑위*(이영차) 하는 소리에 수십 척 들보를 높이 얹고 정당 몇 간, 침실 몇 간, 행랑 몇 간을 예산대로 세워 놓으니, 차방다락 조밀하고 도배장판 정쇠(?1.정기(精氣)가 몹시 부족해진 것. 2.유정(遺精), 몽정(夢精) 한방이명 유정(遺精), 몽정(夢精))한데, 우리 나라 효자 열녀의 좋은 말씀을 문장 명필의 고명한 솜씨로 기록하여 부벽주련(付壁柱聯, 기둥이나 벽 따위에 장식으로 써서 붙이는 글귀)으로 여기저기 붙이고 나도 내 집 사랑한다는 대자현판을 정당(대청, 한 구획 내에 지은 여러 채의 집 가운데 가장 주된 집채)에 높이 단 연후에 그제야 세간 즙물(什物, 집 안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온갖 기구)을 옮겨다가 쌓을 데 쌓고 놓을 데 놓아 질자배기(질흙으로 빚어서 구워 만든 자배기(질그릇)) 부지깽이(아궁이 따위에 불을 땔 때에, 불을 헤치거나 끌어내거나 거두어 넣거나 하는 데 쓰는 가느스름한 막대기) 한 개라도 서실(閪失, 물건을 흐지부지 잃어버림)이 없어야 이사한 해가 없나니, 만일 옛집을 남의 집이라 하여 졸지에 몸만 나오든지 세간 즙물을 한데 내어놓든지 하고 그 집을 비어 주인을 맡기면 어디로 가자는 말이오?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에는 ‘상량문’에 대해 문체의 명칭이며, 상량제 때 쓰는 축문으로 육조 때부터 시작되었고, 문(文)은 나란히 쓰며, 마지막에 시를 덧붙인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상량문은 상하동서남북 모두 6장(章)으로 구성되며, 문의 처음과 장(章)마다 들어가는 시의 첫 부분에 ‘아랑위(兒郎偉)’라는 3자(字)를 수식으로 붙인다고 적고 있다.  

*아랑위는 상량할 때 기운을 돋우기 위해 지르는 소리인 ‘이영차’나 ‘어기여차’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랑은 원래 젊은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상량문에서는 도목수가 장인들을 싸잡아 부를 때 사용하는 상투적 표현으로 보는 견해도 있고, 아이로 해석하기도 한다. 경북 영주시 일대에서 상량제에 허수아비를 사용하는 사례가 있어 아랑위를 허수아비로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 국문은 미상불(未嘗不, 아닌 게 아니라 과연) 좋은 글이나 닦달 아니한 재목과 같으니, 만일 한문을 버리고 국문만 쓰려면 한문에 있는 천만사와 천만법을 국문으로 번역하여 유루(遺漏, 빠져나가거나 새어 나감)한 것이 없은 연후에 서서히 한문을 폐하여 지나(支那, 우리나라의 서북쪽, 아시아 동부에 있는 나라. 황허(黃河) 강을 중심으로 고대 문명이 일어난 곳으로, 전설적인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평화 시대를 기점으로, 하(夏), 은(殷), 주(周), 춘추 전국 시대, 진(秦), 한(漢), 삼국 시대, 진(晉), 남북조 시대, 수(隋), 당(唐), 오대(五代), 송(宋), 원(元), 명(明), 청(淸)을 거쳐 1912년 중화민국이 성립되었다. 그 뒤 국민당과 공산당의 싸움에서 공산당이 승리함으로써, 1949년 중국 본토에 중화 인민 공화국이 세워졌다.) 사람을 되주든지 우리가 휴지로 쓰든지 하고, 그제야 국문을 가위(可謂, 한마디의 말로 이르자면. 또는 그런 뜻에서 참으로) 글이라 할 것이니, 이 일을 예산한즉 오십 년 가량이라야 성공하겠소.

 

만일 졸지에 한문을 없이하려면 남의 집이라고 몸만 나오는 것과 무엇이 다르오? 남의 집은 주인이 있어 혹 내어놓으라고 독촉도 하려니와 한문이야 누가 내어놓으라 하는 말이 있소? 서서히 형편을 보아 폐지함이 가할 것이오. 국문만 쓸지라도 옛날 보던 춘향전이니 길동전이니 심청전이니 그 외에 여러 가지 음담패설을 다 엄금하여야 국문에 영향이 정대하고 광명하지, 그렇지 못하면 수천 년 숭상하던 한문만 잃어버리리니 정대한 국문만 쓸진대 누가 편리치 않다 하오리까?

 

가령 한문의 부자군신이 국문의 부자군신과 경중이 있소? 국문의 백 냥 천 냥이 한문의 백 냥 천 냥과 다소가 있소? 국문으로 패독산(敗毒散, 강활, 독활, 시호 따위를 넣어서 달여 만드는 탕약. 감기와 몸살에 쓴다.) 방문을 내어도 발산되기는 일반이요, 국문으로 삼해주(三亥酒) 방법을 빙거(憑據, 어떤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 또는 그럼 근거()를 댐)하여도 취하기는 한 모양이오. 국문으로 욕설하면 탄하지(1. 남의 일을 아랑곳하여 시비하다. 2. 남의 말을 탓하여 나무라다.) 않겠소? 한문으로 칭찬하면 더 좋아하겠소? 국문의 호랑이도 무섭고, 국문의 원앙새도 어여쁘리다.

 

국문과 한문이 다름없으나 어찌 우리 여자 권리로 연혁을 확정하리요. 문부관리들 참 딱한 것이, 국문은 쓰든지 아니 쓰든지 그 잡담소설이나 금하였으면 좋겠소. 그것 발매하는 자들이 투전장사나 다름없나니 투전은 재물이나 상하려니와 음담소설은 정신조차 버리오. 문부관리들 그 아니 답답하오? 청년 남녀의 정신 잃는 것을 어찌 차마 앉아 보기만 하오?

 

학무국(學務局, 대한 제국 때에, 학부에 속하여 각 학교와 외국 유학생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청, the education and management bureau)은 무슨 일들 하며, 편집국은 무슨 일들 하는지 저러한 관리를 믿다가는 배꼽에 노송나무가 나겠소. 우리 여자사회가 단체하여 문부관리에게 질문 한번 하여 보옵시다.

 

여보, 사회단체가 그리 용이하오? 우리 나라 백 년 이하 각항 단체를 내 대강 말하오리다. 관인사회는 말할 것이 없거니와 종교사회로 말할지라도 물론 어느 나라하고 종교 없이 어찌 사오? 야만부락의 코끼리에게 절하는 것과, 태양에게 비는 것과, 불과 물을 위하는 것을 웃기는 웃거니와 그 진리를 연구하면 용혹무괴(容或無怪, 혹시 그런 일이 있더라도 괴이할 것이 없음). 만일 다수한 국민이 겁내는 것도 없고 의귀할 곳도 없고 존칭할 것도 없으면 어찌 국민의 질서가 있겠소? 약육강식하는 금수세계만도 못하리다.

 

그런고로 태서(泰西→西洋(서양)) 정치가에서 남의 나라의 강약허실을 살피려면 먼저 그 나라 종교 성질을 본다 하니 그 말이 유리하오. 만일 종교에 의귀(依歸, 1. 돌아가거나 돌아와 몸을 의지함. 2. [불교 ] 부처와 불법(佛法)과 승가(僧伽)로 돌아가 의지하여 구원을 청함. 불교 신앙의 근본이 되는 신조이다. 3. [종교 일반 ] 몰아의 경지에서 종교적 절대자나 종교적 진리를 깊이 믿고 의지하는 일)할 바 없으면 비록 인물이 번성하고 토지가 강대한 나라로 군부에 대포가 가득하고 탁지(度支, 조선 시대에, 육조 가운데 호구, 공부, 전량(田糧), 식화(食貨)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에 금전이 가득하고 공부에 기재가 가득할지라도 수백 년 전 남미 인종과 다름없으리다.

 

동서양 종교 수효와 범위를 말씀하건대 회회교, 희랍교, 토숙탄교, 천주교, 기독교, 석가교와 그 외에 여러 교가 각각 범위를 넓혀 세계에 세력을 확장하되 저 교는 그르다, 이 교는 옳다 하여 경쟁하는 세력이 대포, 장창보다 맹렬하니, 그 중에 망하는 나라도 많고 흥하는 사람 많소.

 

우리 동양 제일 종교는 세계의 독일무이하신 대성지성하신 공부자 아니시오? 그 말씀에 정대한 부자, 군신, 부부, 형제, 붕우에 일용 상행하는 일을 의론하사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 되는 도리를 가르치시니, 그 성덕이 거룩하시고 융성하시며 향념하시는 마음이 일광과 같으사 귀천남녀 없이 다 비추이건마는 우리나라는 범위를 좁혀서 남자만 종교를 알지 여자는 모를 게라, 귀인만 종교를 알지 천인은 모를 게라 하여 대성전(大成殿, 공자묘(), 즉 문묘()의 정전(殿).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전각(殿))에 제관 싸움이나 하고 시골 향교에 재임(齋任, 사학()ㆍ성균관()ㆍ향교() 같은 데에서 숙식(宿)하며 거기 일을 맡아보던 유생(). 곧 거재유생()의 임원())이나 팔아먹고 소민(小民-常사람, 조선 중기 이후에 ‘평민’을 이르던 말)들은 향교출렴(出斂, 여럿이 각각 얼마씩의 돈을 내어 거두는 것)이나 물으니 공자님의 도하는 것이 무엇이오?

 

도포나 입고 쌍상토(‘상투’의 방언(경기, 경상, 함경))나 틀고 혁대와 중영이나 달고 꿇어앉아서 마음이 어떠한 것이라, 성품이 어떠한 것이라 하며 진리는 모르고 줏들은(줏다-‘줍다’의 방언(강원, 경기, 경남, 전남, 제주, 충청)) 풍월같이 지껄이면서 이만하면 수신제가도 자족하지, 치국평천하도 자족하지, 세상도 한심하지, 나 같은 도학군자를 아니 쓰기로 이렇다 하여 백 가지로 개탄하다가 혹 세도 재상에게 소개하여 좨주(祭酒, 1.고려 시대에, 석전(釋奠)의 제향(祭享)을 맡아 하던 종삼품 벼슬. 국자감ㆍ성균감ㆍ성균관에 두었는데, 나이가 많고 학덕이 높은 사람 가운데서 뽑았다. 공민왕 18년(1369)에 사성(司成)으로 고쳤다. 2.명사 역사 조선 시대에, 성균관에 속한 정삼품 벼슬. 태종 원년(1401)에 사성(司成)으로 고쳤다.) 찬선(贊善, 조선 시대에, 세자시강원에 속하여 왕세자의 교육을 맡아보던 정삼품 벼슬. 덕망과 학행이 뛰어난 사람을 뽑았으며, 현직 관리가 아니더라도 천거되어 직책을 맡을 수 있었다.)으로 초선(抄選)이나 되면 공자님이 당시의 자기로만 알고 도태를 뽑아 내며 괴팍한 위인에 야매한 언론으로 천하대세도 모르고 척양(斥洋, 서양을 배척)합시다, 척외(斥外)합시다, 상소나 요명(要名, 명예를 구함)차로 눈치 보아 가며 한두 번 하여 시골 선배의 칭찬이나 듣는 것이 대욕소관(大慾所關, 큰 욕망(慾望)에 관계(關係)되는 바)이지.

 

옛적 정자산의 외교수단을 공자님도 칭찬하셨으니 공자님은 척화(斥和, 화친하자는 논의를 배척함)를 모르시오. 척화도 형편대로 하는 것이지 붓끝으로만 척화척화 하면 척화가 되오? 또 고상하다 자칭하는 자는 당초 사직으로 장기를 삼아 나라가 내게 무슨 상관 있나? 백성이 내게 무슨 이해 있나? 독선기신(獨善其身, 남을 돌보지 아니하고 자기 한 몸의 처신만을 온전하게 함)이 제일이지, 자질도 이렇게 가르치고 문인도 이렇게 어거하여(馭車하다 1.수레를 메운 소나 말을 부리어 몰다. 2.거느리어 바른길로 나가게 하다.) 혹 총명재자가 있어 각국 문명을 흠선하여, 정치가 어떠하다, 법률이 어떠하다, 교육이 어떠하다, 언론을 하게 되면 자세히 듣지는 아니하고 돌려세우고 고담준론으로 아무 집 자식도 버렸다, 그 조상도 불쌍하다 하여 문인자제를 엄하게 신칙하되, 아무개와 상종을 말라, 그 말을 듣다가는 너희가 내 눈앞에 보이지 말라 하니, 우리 이천만 인이 다 그 사람의 제자 되면 나라 꼴은 잘되겠지요.

 

그만도 못한 시골고라리(아주 어리석고 고집 센 시골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사회는 더구나 장관이지. 공자님 성씨가 누구신지요, 휘자(諱字, 돌아가신 어른이나 높은 어른의 이름자)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는 인류들이 향교와 서원은 자기들의 밥자리로 알고, 사돈 여보게, 출표하러 가세. 생질(甥姪, 누이의 아들을 이르는 말) 너도 술 먹으러 오너라. 돼지나 잡았는지. 개장국(개醬국, 개고기를 여러 가지 양념, 채소와 함께 고아 끓인 국. 옛날부터 삼복(三伏) 때 또는 병자의 보신을 위하여 이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도 꽤 먹겠네. 수복아, 추렴통문(通文, 여러 사람의 성명을 적어 차례로 돌려 보는, 통지하는 문서) 놓아라. 고직아, 별하기 닦아라. 아무가 문필은 똑똑하지마는 지체가 나빠 봉향가음(奉香 헌관이 분향할 때 오른편 옆에서 집사관이 향합과 향로를 받들던 일) 못 되어, 아무는 무식하지마는 세력을 생각하면 대축(大祝 종묘나 문묘 제향 때에 초헌관(初獻官)이 술을 따르면 신위(神位) 옆에서 축문을 읽던 사람. 또는 그런 일을 맡아보던 벼슬)이야 갈 데 있나. 명륜당(明倫堂 조선 시대에, 성균관 안에서 유학을 가르치던 곳)이 견고하여 술주정 좀 하여도 무너질 바 없지. 교궁(校宮 각 고을에 있는 문묘(공자를 모신 사당. 원래 선사묘(先師廟)라고 하였다가 중국 명나라 성조 때 문묘(文廟) 또는 성묘(聖廟)라고 하였으며, 청나라 이후 공자묘(孔子廟)라 하였다. 중국 산둥성(山東省) 취푸(曲阜)에 있는 것이 가장 크고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는 성균관과 향교에 있는데 곳에 따라 사성(四聖), 공자의 제자, 역대의 거유(巨儒) 및 신라 이후의 우리나라의 큰선비들을 함께 모신 곳도 있다.))은 이렇게 위하여야 종교를 밝히지. 아무 골 향교에는 학교를 설시하였다 하고, 아무 골 향교전답을 학교에 붙였다 하니, 그 골에는 사람의 새끼 같은 것이 하나 없어 그러한 변이 어디 또 있나? 아무 골 향족이 명륜당에 앉았다니 그 마룻장은 대패질을 하여라. 아무 집 일명이 색장을 붙었다니 그 재판을 수세미질이나 하여라 하여, 종교라는 종자는 무슨 종자며, 교자는 무슨 교자인지 착착 접어 먼지 속에 파묻고, 싸우나니 양반이요, 다투나니 재물이라. 이것이 우리 신성하신 대종교라 하오. 한심하고 통곡할 만도 하오. 종교가 이렇듯 부패하니 국세가 어찌 강성하겠소? 학교와 서원 성질을 말하리다. 서원은 소학교 자격이요, 향교는 중학교 자격이요, 태학은 대학교 자격이라. 서원은 선현화상을 봉안하여 소학동자로 하여금 자국 인물을 기념케 함이요, 향교에는 대성인 위패를 봉안하여 중학 학생으로 하여금 종교를 경앙(敬仰 공경하여 우러러봄)케 함이요, 태학에는 예악 문물을 더 융성히 하여 태학 학생으로 하여금 종교사상이 더욱 견고케 함이니, 어찌 다만 제사만 소중이라 하여 사당집과 일반으로 돌려보내리요? 교육을 주장하는 고로 향교와 서원을 당초에 설시(設施 1.명사 도구, 기계, 장치 따위를 베풀어 설비함. 또는 그런 설비. 2.명사 시행할 일을 계획함)하였고, 종교를 귀중하는 고로 대성인과 명현을 뫼셨고, 성현을 뫼신 고로 제례를 행하나니 교육과 종교는 주체가 되고 제사는 객체가 되거늘, 근래는 주체는 없어지고 객체만 숭상하니 어찌 열성조(列聖朝 여러 대(代)의 임금의 시대)의 설시하신 본의라 하리요?

 

제사만 위한다 할진대 태묘(太廟 조선 시대에 역대 임금과 왕비의 위패를 모시던 사당)도 한 곳뿐이어늘 아무리 성인을 존봉할지라도 어찌 삼백육십여 군의 골골마다 향화(香火 1.명사 향을 태우는 불. 2.명사 향을 피운다는 뜻으로, ‘제사’를 이르는 말)를 받들리까? 저 무식한 자들이 교육과 종교는 버리고 제사만 위중한다 한들 성현의 마음이 어찌 편안하시리까?

 

종교에야 어찌 귀천과 남녀가 다르겠소? 지금이라도 종교를 위하려면 성경현전(聖經賢傳 유학의 성현(聖賢)이 남긴 글. 성인(聖人)의 글을 ‘경(經)’이라고 하고, 현인(賢人)의 글을 ‘전(傳)’이라고 한다.)을 알아보기 쉽도록 국문으로 번역하여 거리거리 연설하고, 성묘와 서원에 무애희(無㝵戱 신라 고승 원효(元曉)가 행한 연희) 농용하며, 가령 제사로 말할지라도 귀인은 귀인 예복으로 참사(參祀 제사에 참례함)하고, 천인은 천인 의관으로 참사하고, 여자는 여자 의복으로 참사하여, 너도 공자님 제자, 나도 공자님 제자 되기 일반이라 하면 종교범위도 넓고, 사회단체도 굳으리다. 또 사회의 폐습을 말할진대 확실한 단체는 못 보겠습디다. 상업사회는 에누리사회요, 공장사회는 날림사회요, 농업사회는 야매사회라, 하나도 진실하고 기묘하여 외국 문명을 당할 것은 없으니 무슨 단체가 되겠소? 근래 신교육사회는 구교육사회보다는 낫다 하나 불심상원(不甚相遠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거의 같음)이오.

 

관공립은 화욕학교라 실상은 없고 문구뿐이요, 각처 사립은 단명학교라 기본이 없어 번차례로 폐지할 뿐 아니라, 무론 아무 학교든지 그 중에 열심한다는 교장이니 찬성장이니 하는 임원더러 묻되, 이 학교에 제갈량과 이순신과 비사맥과 격란사돈(William Ewart Gladstone(1809∼1898), 영국의 정치가. 1868년 이후로 4차례에 걸쳐 영국 총리를 지냈다.) 같은 인재를 교육하여 일후의 국가대사를 경륜하려오 하면 열에 한둘도 없고, 또 묻되 이 학교에 인재 성취는 이 다음 일이요, 교육사회에 명예나 취하려오 하면 열에 칠팔이 더 되니 그 성의가 그러하고야 어찌 장구히 유지하겠소? 교원, 강사도 한만(閑漫 한가하고 느긋)한 출입을 아니하고 시간을 지키어 왕래한다니 그 열심은 거룩하오. 공익을 위함인지, 명예를 위함인지, 월급을 위함인지, 명예도 아니요, 월급도 아니요, 실로 공익만 위한다 하는 자, 몇이나 되겠소?

 

무론 공사관립하고 여러 학생들에게 묻되, 학문을 힘써 일후에 사환(仕宦)을 하든지 일신쾌락을 희망하느냐, 국가에 몸을 바치는 정신 얻기를 주의하느냐 하게 되면, 대중소 학교 몇만 명 학도 중에 국가정신이라고 대답하는 자 몇몇이나 되겠소?

 

또 여자교육회니 여학교니 하는 것도 권리 없고 자본 없는 부인에게만 맡겨 두니 어찌 흥왕하리요? 무론 아무 사회하고 이익만 위하고 좀 낫다는 자는 명예만 위하고, 진실한 성심으로 나라를 위하여 이것을 한다든가, 백성을 위하여 이것을 한다는 자 역시 몇이나 되겠소?

 

이렇게 교육 교육할지라도 십 년 이십 년에 영향을 알리니 그 중에도 몇 사람이야 열심 있고 성의 있어 시사를 통곡할 자가 있겠지요마는 단체효력을 오히려 못 보거든 하물며 우리 여자에 무슨 단체가 조직되겠소? 아직 가정 여러 자녀를 잘 가르치고 정분 있는 여자들에게 서로 권고하여 십 인이 모이고 이십 인이 모여 차차 단정히 설립하여야 사회든지 교육이든지 하여 보지, 졸지에 몇백 명 몇천 명을 모아도 실효가 없어 일상 남자사회만 못하리다."

 

"그러하오마는 세상 일이 어찌 아무것도 아니하고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리까? 여보, 우리 여자 몇몇이 지껄이는 것이 풀벌레 같을지라도 몇 사람이 주창하고 몇 사람이 권고하면 아니 될 일이 어디 있소? 석 달 장마에 한 점 볕이 갤 장본이요, 몇 달 가물에 한 조각 구름이 비 올 장본이니, 우리 몇 사람의 말로 천만 인 사회가 되지 아니할지 뉘 알겠소?

 

청국 명사 양계초(梁啓超) 씨 말씀에 하였으되, 대저 사람이 일을 하려면 이기려다가 패함도 있거니와 패할까 염려하여 당초에 하지 아니하면 이는 당초에 패한 사람이라 하니, 오늘 시작하여 내일 성공할 일이 우리 팔자에 왜 있겠소? 그러나 우리가 우쭐거려야 우리 자식 손자들이나 행복을 누리지. 일향(一向, 언제나 한결같이) 우리 나라 사람을 부패하다, 무식하다 조롱만 하면 똑똑하고 요요한(了了하다 1.눈치가 빠르고 똑똑하다. 2.뚜렷하고 분명하다.) 남의 나라 사람이 우리에게 소용 있소?

 

우리 나라 삼백 년 이전이야 어떠한 정치며 어떠한 문물이오? 일본이 지금 아무리 문명하다 하여도 범백제도(凡百 1.갖가지의 모든 것. 2.상궤(常軌)에 벗어나지 않는 보통의 행동이나 말)를 우리 나라에서 많이 배워 갔소. 그 나라 국문도 우리 나라 왕인(王仁 제 근초고왕 때의 학자(?~?). 397년에 일본의 오진(應神) 천황의 초청으로 ≪천자문≫과 ≪논어≫ 10권을 가지고 일본에 건너가 일본에 한학을 알리는 한편, 태자의 사부가 되었다.) 씨가 지은 것이니, 근일 우리 나라가 부패치 아니한 것은 아니나 단군, 기자(箕子 문학 고조선 때에 있었다고 하는 전설상의 기자 조선의 시조(始祖)) 이후로 수천 년 이래에 어떠한 민족이오?

 

철학가 말에, 편안한 것이 위태한 근본이라 하니, 우리 나라 사람이 기백 년 편안하였은즉 한번 위태한 일이 어찌 없겠소? 또 말하였으되, 무식은 유식의 근원이라 하였으니 우리 나라 사람이 오래 무식하였으니 한번 유식하지 아니할 이유가 있겠소?

 

가령 남의 집에 가서 보고, 그 집 사람들은 음식도 잘하더라, 의복도 잘하더라, 내 집에서는 의복, 음식 솜씨가 저러하지 못하니 무엇에 쓸꼬 하고 가속을 박대하면 남의 좋은 의복, 음식이 내게 무슨 상관 있소? 차라리 저 음식은 어떠하니 좋지 아니하다, 이 의복은 어떠하니 좋지 아니하다 하여 제도를 자세히 가르쳐서 남의 것과 같이하는 것만 못하니, 부질없이 내 집안 사람만 불만히 여기면 기도가 바로잡힐 리가 있으리까?

 

소학에 가로되, 좋은 사람이 없다 함은 덕 있는 말이 아니라 하였으니, 내 나라 사람을 무식하다고 능멸하여 권고 한마디 없으면 유식하신 매경 씨만 홀로 살으시려오? 여보 여보, 열심을 잃지 말고 어서어서 잡지도 발간, 교과서도 지어서 우리 일천만 여자 동포에게 돌립시다.

 

우리 여자의 마음이 이러하면 남자도 응당 귀가 있겠지. 십 년 이 십년을 멀다 마오. 산림 어른이 연설꾼 아니 될지 뉘 알며, 향교 재임이 체조교사 아니 될지 뉘 알겠소? 속담에 이른 말에 뜬 쇠(강철)가 달면 더 뜨겁다 하였소.

 

지금은 범백권리가 다 남자에게 있다 하나 영원한 권리는 우리 여자가 차지합시다. 매경 씨 말씀에, 자녀를 교육하자 함이 진리를 알으시는 일이오. 우리 여자만 합심하고 자녀를 잘 교육하면 제 이세의 문명은 우리 사업이라 할 수 있소.

 

자식 기르는 방법을 대강 말하오리다. 자식을 낳은 후에 가르칠 뿐 아니라 탯속에서부터 가르친다 하였으니, 그런고로 <예기>에 태육법을 자세히 말하였으되, 부인이 잉태하매 돗자리가 바르지 아니하거든 앉지 아니하며, 벤 것이 바르지 아니하거든 먹지 말라 하였으니, 그 앉는 돗, 먹는 음식이 탯덩이에 무슨 상관이 있겠소마는 바른 도리로만 행하여 마음에 잊지 말라 함이오. 의원의 말에도 자식 밴 부인이 잡것을 먹지 말라 하고, 음식의 차고 더운 것을 평균케 하고, 배를 항상 더웁게 하고, 당삭(當朔 1.일이 있는 바로 그달. 2.임부가 해산달을 맞이함. 3.아이를 낳을 달)하거든 약간 노동하여야 순산한다 하였소.

 

뱃속에서도 이렇게 조심하거든 나온 후에 어찌 범연히(氾然-- 두드러진 데가 없이 평범하다.) 양육하오리까? 제가 비록 지각이 없을 때라도 어찌 그 앞에서 터럭만치 그른 일을 행하겠소? 밥 먹는 법, 잠자는 법, 말하는 법, 걸음 걷는 법 일동 일정을 가르치되, 속이지 아니함을 주장하여 정대한 성품을 양육한즉 대인 군자가 어찌하여 되지 못하리까?

 

맹자님 모친께서 맹자님 기르실 때에 마침 동편 이웃집에서 돼지를 잡거늘 맹자께서 물으시되, 저 돼지는 어찌하야 잡나니이까? 맹모 희롱으로, 너를 먹이려고 잡는다 하셨더니 즉시 후회하시되, 어린아이를 속이는 법을 가르쳤다, 하고 그 고기를 사다가 먹이신 일이 있고, 맹자 점점 자라실새 장난이 심하여 산 밑에서 살 때에 상두꾼 흉내를 내시거늘 맹모가 가라사대, 이곳이 아이 기를 곳이 못 된다 하시고 저자 근처로 이사하였더니, 맹자께서 또 물건 매매하는 형용을 지으시니 맹모가 또 집을 떠나 학궁(學宮 조선 시대에, 유학의 교육을 맡아보던 관아. 공자를 제사하는 문묘와 유학을 강론하는 명륜당 따위로 이루어지며, 태조 7년(1398)에 설치하여 고종 24년(1887)에 경학원으로 고쳤다가 융희 4년(1910)에 없앴다.) 곁에 거하시매 그제야 맹자 예절 있는 희롱을 하시는지라 맹모 말씀이, 이는 참 자식 기를 곳이라 하시고 가르쳐 만세 아성(亞聖 유학에서 공자 다음가는 성인(聖人)이라고 하여 ‘맹자’를 이르는 말)이 되셨소. 한 아들을 가르쳐 억조창생에게 무궁한 도학이 있게 하시니 교육이란 것이 어떠하오? 만일 맹자께서 상두나 메시고 물건이나 팔러 다니셨다면 오늘날 맹자님을 누가 알겠소?

 

<비유요지>라 하는 책에 말하였으되, 서양에 한 부인이 그 아들을 잘 교육할새 그 아들이 장성하여 장사치로 나가거늘 그 부인이 부탁하되, 너는 어디 가든지 남 속이지 아니하기로 공부하라. 그 아들이 대답하고 지화 몇백 원을 옷깃 속에 넣고 행하다가 중로에서 도적을 만나니 그 도적이 묻되, 너는 무슨 업을 하며 무슨 물건을 몸에 지녔느냐 하되, 그 아이는 대답하되, 나는 장사하는 사람이니 지화 몇백 원이 옷깃 속에 있노라 하니, 도적이 그 정직함을 괴히 여겨 뒤져 본즉 과연 있는지라, 당초에 깊이 감추고 당장에 은휘치(隱諱 꺼리어 감추거나 숨김) 아니하는 이유를 물은즉 그 사람이 대답하되, 내 모친이 남을 속이지 말라 경계하셨으니 어찌 재물을 위하여 친교를 어기리요. 도적이 각각 탄복하여 말하되, 너는 효성 있는 사람이라. 우리 같은 자는 어찌 인류라 하리요. 그 지화를 다시 옷깃에 넣어 주고 그 후로는 다시 도적질도 아니하였다 하였소.

 

그 부인이 자기 아들을 잘 교육하여 남의 자식까지 도적의 행위를 끊게 하니 교육이라는 것이 어떠하오? 송나라 구양수(歐陽修) 씨도 과부의 아들로 자라매, 집이 심히 가난하여 서책과 필묵이 없거늘, 그 모친이 갈대로 땅을 그어 글을 가르쳐 만고문장이 되었고, 우리나라 퇴계 이선생도 어릴 때 그 모친이 말씀하되, 내 일찍 과부 되어 너희 형제만 있으니 공부를 잘하라, 세상 사람이 과부의 자식은 사귀지 아니한다니 너희는 그 근심을 면하게 하라 하고, 평상시에 무슨 물건을 보면 이치를 가르치며 아무 일이고 당하면 사리를 분석하여 순순히 교훈하사 동방공자가 되셨으니 교육이라는 것이 어떠하오?

 

예로부터 교육은 어머니께 받는 일이 많으니 우리도 자식을 그런 성력과 그런 방법으로 교육하였으면 그 영향이 어떠하겠소? 우리 여자사회에 큰 사업이 이에서 더한 일이 있겠소 ? 여러분 여자들, 지금 남자와 지금 여자를 조롱 말고 이 다음 남자와 이 다음 여자나 교육 좀 잘하여 봅시다."

 

"그 말씀 대단히 좋소. 자식 기르는 법과 가르치는 공효(功效 공을 들인 보람이나 효과)를 많이 말씀하셨으나 자식 사랑하는 이유가 미진한 고로 여러분 들으시기 위하여 그 진리를 말씀하오리다.

 

세상 사람들이 자식을 사랑한다 하나 실상은 자기 일신을 사랑함이니, 자식이 나매 좋아하고 기꺼하는 마음을 궁구(窮究 속속들이 파고들어 깊게 연구)하면, 필경은 저 자식이 있으니 내 몸이 의탁할 곳이 있으며, 내 자식이 자라니 내 몸 봉양할 자가 있도다 하고, 혹 자식이 병이 들면 근심하고, 혹 자식이 불행하면 설워하니, 근심하고 설워하는 마음을 궁구하면 필경은 내 자식이 병들었으니 누가 나를 봉양하며, 내 자식이 없었으니 내가 누구를 의탁하리요 하나, 그 마음이 하나도 자식을 위한다는 자도 없고 국가를 위한다는 자도 없으니 사람마다 자식 자식 하여도 진리는 실상 모릅디다.

 

자식의 효도를 받는 것이 어찌 내 몸만 잘 봉양하면 효도라 하리요? 증자 말씀에 인군을 잘못 섬겨도 효가 아니요, 전장에 용맹이 없어도 효가 아니라 하셨으니, 이 말씀을 생각하면 자식이라는 것이 내 몸만 위하여 난 것이 아니요, 실로 나라를 위하여 생긴 것이니 자식을 공물이라 하여도 합당하오.

 

혹 모르는 사람은 이 말을 들으면 필경 대경소괴(大驚小怪)하여 말하되, 실로 그러할진대 누가 자식 있다고 좋아하며 자식 없다고 설워하리요? 청국 강남해 말에, 대동세계에는 자식 못 낳은 여자는 벌이 있다 하더니, 과연 벌하기 전에야 생산하려는 자가 있겠소? 혹 생산하더라도 내 몸은 봉양하여 주지 아니하고 국가만 위하여 교육을 받으라 하겠소? 이러한 말이 널리 들리면 윤리상에 대단 불행하겠다 하여 중언부언(重言復言 이미 한 말을 자꾸 되풀이함. 또는 그런 말)할 터이지마는, 지금 내 말이 윤리상의 불행함이 아니라 매우 다행하오리다.

 

자식을 공물로 인정하더라도 그렇지 아니한 소이연(所以然 그리된 까닭)이 있으니, 가령 우마를 공물이라 하면 농업가와 상업가에서 우마를 부리지 아니하리까? 저 집에 우마가 있으면 내 집에 없어도 관계가 없다 하여 사람마다 마음이 그러하면 우마가 이미 절종되었을 터이나, 비록 공물이라도 우마가 있어야 농업과 상업에 낭패가 없은즉, 자식은 공물이라고, 있는 것을 귀히 여기지 아니하리요? 기왕 자식이 있는 이상에는 공물이라고 교육 아니하다가는 참말 윤리에 불행한 일이오.

 

가령 어부가 동무를 연합하여 고기를 잡되, 남의 그물에 걸린 것이 내 그물에 걸린 것만 못하다 하니, 국가 대사업을 바라는 마음은 같으나 어찌 남의 자식 성취한 것이 내 자식 성취한 것만 하오리까? 그러한즉 불가불 자식을 교육할 것이요, 자식이 나서 나라의 사업을 성취하고 국민에 이익을 끼치면 그 부모는 어찌 영광이 없으리까?

 

옛날 사파달이라 하는 땅에 한 노파가 여덟 아들을 낳아서 교육을 잘하여 여덟이 다 전장에 갔다가 죽은지라, 그 살아 돌아오는 사람더러 묻되, 이번 전장에 승부가 어떠한고? 그 사람이 대답하되, 전쟁은 이기었으나 노인의 여러 아들은 다 불행하였나이다 하거늘 노구 즉시 일어나 춤을 추며 노래를 불러 가로되, 사파달아, 사파달아, 내 너를 위하여 아들 여덟을 낳았도다 하고 슬퍼하는 빛이 없으니, 그 노구가 참 자식을 공물로 인정하는 사람이니, 그는 생산도 잘하고 교육도 잘하고 영광도 대단하오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식의 진리를 몇이나 알겠소? 제일 가관의 일이, 정처(正妻)에 자식이 없으면 첩의 소생은 비록 여룡여호(如龍如虎 용 같고 호랑이 같다)하여 문장은 이태백이요, 풍채는 두목지요, 사업은 비사맥이라도 서자라, 얼자(孼子)라 하여 버려 두고, 정도 없고 눈에도 서투른 남의 자식을 솔양(率養 양자로 데려옴)하여 아들이라 하는 것이 무슨 일이오?

 

성인의 법제가 어찌 그같이 효박(淆薄 인정이나 풍속이 어지럽고 아주 각박)할 이유가 있으리까? 적서(嫡庶)라는 말씀은 있으나 그래, 적서와는 대단히 다르오. 정처의 소생이라도 장자 다음에는 다 서자라 하거늘, 우리 나라는 남의 정처 소생을 서자라 하면 대단히 뛰겠소. 양자법으로 말할지라도 적서에 자녀가 하나도 없어야 양자를 하거늘 서자라 바리고 남의 자식을 솔양하니 하나도 성인의 법제는 아니오. 자식을 부모가 이같이 대우하니 어찌 세상에서 대우를 받겠소?

 

그 서자이니 얼자이니 하는 총중에 영웅이 몇몇이며, 문장이 몇몇이며, 도덕군자가 몇몇인지 누가 알겠소? 그 사람도 원통하거니와 나랏일이야 더구나 말할 것이 있소? 남의 나라 사람도 고문이니 보좌니 쓰는 법도 있거든 우리 나라 사람에 무엇을 그리 많이 고르는지 이성호(李星湖)는 적서 등분을 혁파하자, 서북 사람을 통용하자 하여 열심으로 의논하였고, 조은당의 부인 김씨는 자제를 경계하되, 너희가 서모를 경대(敬待)하지 아니하니 어찌 인사라 하리요? 아비의 계집은 다 어머니라 하셨나니 이 두 말씀이 몇백 년 전에 주창하였으니 그 아니 고명하오?

 

또 남의 후취로 들어가서 전취 소생에게 험히 구는 자 있으니 그것은 무슨 지각이오? 아무리 나의 소생은 아니나 남편의 자식은 분명하니 양자보담은 매우 긴절(緊切 매우 필요하고 절실)하오. 사람의 전조모(前祖母 할아버지의 전처를 후조모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와 후조모라 하여 자손의 마음에 후박(厚薄 1.두꺼움과 얇음. 2.많고 넉넉함과 적고 모자람. 3.후하게 구는 일과 박하게 구는 일)이 있으리까? 그렇건마는 몰지각한 후취(後娶 1.아내를 여의었거나 아내와 이혼한 사람이 다시 장가가서 아내를 맞이함.2.두 번째 장가가서 맞이한 아내) 부인들은 내 속으로 낳지 아니하였으니 내 자식이 아니라 하여 동네 아이만도 못하고 종의 자식만도 못하게 대우하니 어찌 그리 박정하고 무식하오? 아무리 원수 같은 자식이라도 내 몸이 늙어지면 소생 자식 열보다 나며, 그 손자로 말할지라도 큰자식의 손자가 소생 손자 열보다 낫지 아니하오?

 

원수같이 알고 도척(악인)같이 알던 그 자식 그 손자가 일후에 만반진수를 차려 놓고, 유세차 효자모, 효손모는 감소고우 현비, 현조비 모봉 모씨라 하면 아마 혼령이라도 무안하겠지. 또 자식을 기왕 공물로 인정할진대 내 소생만 공물이요, 전취 소생은 공물이 아니겠소? 아무리 전취 자식이라도 잘 교육하여 국가의 대사업을 성취하면 그 영광이 아마 못생긴 소생 자식보다 얼마쯤이 유조(有助)하리니, 이 말씀을 우리 여자사회에 공포하여 그 소위 서자이니, 전취 자식이니 하는 악습을 다 개량하여 윤리상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합시다."

 

"자식의 진리를 자세히 말씀하셨으나 그 범위는 대단히 넓다고는 못 하겠소. 기왕 자식을 공물이라 말씀하셨으면 공물이 많아야 좋겠소, 공물이 적어야 좋겠소? 공물이 많아야 좋다 할진대 어찌 서자이니 전취 소생이니 그것만 공물이라 하여도 역시 사정이올시다.

 

비록 종의 자식이나 거지의 자식이라도 우리 나라 공물은 일반이어늘, 소위 양반이니 중인이니 상한(常漢 예전에, 신분이 낮은 남자를 낮잡는 뜻으로 이르던 말)이니 서울이니 시골이니 하여 서로 보기를 타국 사람같이 하니 단체가 성립할 날이 어찌 있겠소? 또 서북으로 말할지라도 몇백 년을 나라 땅에 생장하기는 일반이어늘, 그 사람 중에 재상이 있겠소, 도학군자가 있겠소? 천향이라 하여도 가하니 그 사람 중에 진개(眞箇, 참으로. 정말로) 재상 재목과 도학군자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재상의 교육과 군자의 학문이 없음인지 몇백 년 좋은 공물을 다 버리고 쓰지 아니하였으니 어찌 나라가 왕성하오리까?

 

이성호 말씀에, 반상(班常 양반과 상사람을 아울러 이름)을 타파하자, 서북을 통용(通用 1.일반적으로 두루 씀. 2.서로 넘나들어 두루 씀)하자 하여 수천 마디 말을 반복 의논하였으나 인하여 무효하였으니 어찌 한심치 아니하겠소? 평안도의 심의도사 오세양 씨는 그 학문이 우리 동방에 드문 군자라. 그 학설과 이설이 대단히 발표하였건마는 서원도 없고 문집도 없이 초목과 같이 썩어진 일이 그 아니 원통한가?

 

그 정책은 다름아니라 서북은 인재가 배출하니 기호(畿湖 우리나라의 서쪽 중앙부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 경기도와 황해도 남부 및 충청남도 북부를 이르는 말)와 같이 교육하면 사환 권리를 다 빼앗긴다 하니 그러한 좁은 말이 어디 있겠소? 사환이라는 것은 백성을 대표한 자인즉 백성의 지식이 고등한 자라야 참여하나니 아무쪼록 내 지식을 넓혀서 할 것이지, 남의 지식을 막고 나만 못하도록 하면 어찌 천도가 무심하오리까?

 

철학박사의 말에, 차라리 제 나라 민족에 노예가 세세(歲歲 여러 해를 끊이지 아니하고 계속함)로 될지언정 타국 정부의 보호는 아니 받는다 하였으니, 그 말을 생각하면 이왕 일이 대단히 잘못되었소.

 

또 반상으로 말할지라도 그렇게 심한 일이 어디 있겠소? 어찌하다가 한번 상놈이라 패호(牌號 남들이 붙여 부르는 좋지 못한 별명)하면 비록 영웅, 열사가 있을지라도 자자손손이 상놈이라 하대하니 그 같은 악한 풍속이 어디 있으리까? 그러나 한번 상사람 된 자는 도저히 인재 나기가 어려우니, 가령 서울 사람이라 해도 그 실상은 태반이나 시골 생장인즉 시골 풍속으로 잠깐 말하리다. 그 부모 된 자들이 자식의 나이 칠팔 세만 되면 나무를 하여라, 꼴을 베어라 하여, 초등교과가 꼬부랑 호미와 낫이요, 중등교과가 가래와 쇠스랑이요, 대학교과가 밭갈기, 논갈기요, 외교수단이 소장사 등 짐꾼이니, 그 총중에 비록 금옥 같은 바탕이 있을지라도 어찌 저절로 영웅이 되겠소? 결단코 그 중에 주정꾼과 노름꾼의 무수한 협잡배들이 당초에 교육을 받았으면 영웅도 되고 호걸도 되었으리라 하오.

 

혹 그 부모가 소견이 바늘 구멍만치 뚫려 자식을 동네 생원님 하꼬방에 보내면 그 선생이 처지를 따라 가르치되, 너는 큰글 하여 무엇 하느냐, 계통문(契通文 예전에, 계원에게 전달 사항을 알리던 글)이나 보고 취대하기나(取貸하다 돈을 돌려서 꾸어 주거나 꾸어 쓰다.) 보면 족하지. 너는 시부표책(詩賦表策 시(詩), 부(賦), 표(表), 책(策) 과목)을 아울러 이르는 말. 공부하고 벼슬에 나가서)하여 무엇 하느냐, 전등신화(剪燈新話 1378년경에 중국 명나라 구우가 지은 전기체(傳奇體) 형식의 단편 소설집. 당나라 전기 소설을 본떠 고금의 괴담과 기문을 엮은 것이다.)나 읽어서 아전질이나 하여라 하니, 그런 참혹한 일이 어디 있겠소? 입학하던 날부터 장래 목적이 이뿐이요, 선생의 교수가 이러하니 제갈량, 비사맥 같은 바탕이 몇백만 명이라도 속절없이 전진할 여망(輿望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기대하고 바람. 또는 그 기대나 바람)이 없겠으니 이는 소위 양반의 죄뿐 아니라 자기가 공부를 우습게 보아서 그 지경에 빠진 것이오. 옛날 유명한 송귀봉과 서거정은 남의 집 종의 아들로 일대 도학가가 되었고, 정금남은 광주관비의 아들로 크게 사업을 이루었은즉, 남의 집 종과 외읍 관비보다 더 천한 상놈이 어디 있겠소마는 이 어른들을 누가 감히 존중치 아니하겠소?

 

그러나 무식한 자들이야 어찌 그러한 사적을 알겠소? 도무지 선지라 선각이라 하는 양반이 교육 아니한 죄가 대단하오. 무론 아무 나라하고 상·중·하등 사회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러나 국가 질서를 유지하려면 불가불 등급이 있어야 문란한 일이 없거늘, 우리 나라 경장대신(更張大臣)들이 양반의 폐만 생각하고 양반의 공효는 생각지 못하여 졸지에 반상 등급을 벽파(劈破)하라 하니 누가 상쾌치 아니하겠소마는, 국가 질서의 문란은 양반보다 더 심한 자 많으니 어찌 정치가의 수단이라고 인정하겠소?

 

지금 형편으로 보면 양반들은 명분 없는 세상에 무슨 일을 조심하리요? 그 행세가 전일 양반만도 못하고 상인들은 요사이 양반이 어디 있어 비록 문장이 된들 무엇 하며, 도학이 있은들 무엇 하나 하여, 혹 목불식정(目不識丁)하고 준준무식(蠢蠢無識 굼뜨고 어리석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음)한 금수 같은 유들이 제 집에서 제 형을 욕하며, 제 부모에게 불효한대도 동네 양반들이 말하면 팔뚝을 뽐내며 하는 말이, 시방 무슨 양반이 따로 있나? 내 자유권을 왜 상관이 있나? 내 자유권을 무슨 걱정이야? 그러다가는 뺨을 칠라, 복장을 지를라 하면서 무수 질욕(叱辱)하나 누가 감히 옳다 그르다 말하겠소? 속담에 상두꾼에도 수번(首番 상여꾼의 우두머리)이 있고, 초라니탈에도 차례가 있다 하니, 하물며 전국 사회가 이렇게 문란하고야 무슨 질서가 있겠소?

 

갑오년 경장대신의 정책이 웬 까닭이오? 양반은 양반대로 두고, 학교 하는 임원도 양반이며, 학도의 부형도 양반이며, 학도도 양반이라 하고, 학도의 자모(慈母 1.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다는 뜻으로 ‘어머니’를 이르는 말. 2.팔모(八母)의 하나. 어머니를 여읜 뒤 자신을 길러 준 서모(庶母)를 이르는 말이다.)도 학부인이라, 내부인이라 반포하면 전국이 다 양반이 될 일을 어찌하여 양반 없이 한다 하니, 사천 년 전래하던 습관이 졸지에 잘 변하겠소? 지금 형편은 어떠하냐 하면 어기어차 슬슬 다리어라, 네가 못 다리면 내가 다리겠다. 어기어차 슬슬 다리어라 하는 이 지경에 한번 큰 승부가 달렸은즉, 노인도 다리고, 소년도 다리고, 새아기씨도 다리어도 이길는지 말는지 할 일이오. 나도 양반으로 말하면 친정이나 시집이나 삼한갑족(三韓甲族 예로부터 대대로 문벌이 높은 집안)이로되, 그것이 다 쓸데 있소? 우리도 자식을 공물이라 하면 그 소위 서북이니 반상이니 썩고 썩은 말을 다 그만두고 내 나라 청년이면 아무쪼록 교육하여 우리 어렵고 설운 일을 그 어깨에 맡깁시다."

 

"작일은 융희(隆熙 역사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 때의 연호(1907~1910). 대한 제국의 마지막 연호) 이년 제일 상원(음양설에서, 시대 변화의 큰 단위로 잡는 세 묶음의 육십갑자 가운데 첫째 육십갑자의 60년. 한 시대가 시작하는 단계로 본다.)이니, 달도 그전과 같이 밝고, 오곡밥도 그전과 같이 달고, 각색 채소도 그전과 같이 맛나건마는 우리 심사는 왜 이리 불평하오?

 

어젯밤이 참 유명한 밤이오. 우리 나라 풍속에 상원일 밤에 꿈을 잘 꾸면 그해 일 년에, 벼슬하는 이는 벼슬을 잘하고, 농사하는 이는 농사를 잘하고, 장사하는 이는 장사를 잘한다 하니, 꿈이라는 것은 제 욕심대로 꾸어서 혹 일 년, 혹 수십 년이라도 필경은 아니 맞는 이유가 없소. 우리 한 노래로 긴 밤 새우지 말고, 대한 융희 이년 상원일에 크나 작으나 꿈꾼 것을 하나 유루(遺漏 빠져나가거나 새어 나감) 없이 이야기합시다."

 

"그 말씀이 매우 좋소. 나는 어젯밤에 대한제국 자주독립할 꿈을 꾸었소. 활멸라 하는 사회가 있는데 그 사회 중에 두 당파가 있으니, 하나는 자활당이라 하여 그 주의인즉, 교육을 확장하고 상공을 연구하여 신공기를 흡수하며 부패사상을 타파하여 대포도 무섭지 아니하고 장창도 두렵지 아니하여 국가에 몸을 바치는 사업을 이루고자 할새, 그 말에 외국 의뢰도 쓸데없고, 한두 개 영웅이 혹 국권을 만회하여도 쓸데없고, 오직 전국 남녀 청년이 보통 지식이 있어서 자주권을 회복하여야 확실히 완전하다 하여 학교도 설시하며 신서적도 발간하여, 남이 미쳤다 하든지 못생겼다 하든지 자주권 회복하기에 골몰 무가하나, 그 당파의 수효는 전사회의 십분지 삼이오.

 

하나는 자멸당이라 하니 그 주의인즉, 우리나라가 이왕 이 지경에 빠졌으니 제갈공명이 있으면 어찌하며, 격란사돈이 있으면 무엇 하나? 십승지지(十勝之地, 조선시대에 사회의 난리를 피하여 몸을 보전할 수 있고 거주 환경이 좋은 곳으로 지목된 10여 곳의 피난처) 어디 있노, 피란이나 갈까 보다, 필경은 세상이 바로잡히면 그때에야 한림직각을 나 내놓고 누가 하나? 학교는 무엇이야, 우리 마음에는 십대 생원님으로 죽는대도 자식을 학교에야 보내고 싶지 않다. 소위 신학문이라는 것은 모두 천주학(天主學)인데 우리네 자식이야 설마 그것이야 배우겠나?

 

또 물리학이니 화학이니 정치학이니 법률학이니, 다 무엇에 쓰는 것인가? 그것을 모를 때에는 세상이 태평하였네. 요사이 같은 세상일수록 어디 좋은 명당자리나 얻어서 부모의 백골을 잘 면례하였으면 자손이 발음(發蔭 민속 조상의 묏자리를 잘 써서 그 음덕으로 운수가 열리고 복을 받는 일)이나 내릴는지, 우선 기도나 잘하여야 망하기 전에 집안이나 평안하지, 전곡(田穀 밭에서 나는 온갖 곡식)이 썩어지더라도 학교에 보조는 아니할 터이야. 바로 도적놈을 주면 매나 아니 맞지, 아무개는 제 집이 어렵다 하면서 학교에 명예 교사를 다닌다지. 남의 자식 가르치기에 어찌 그리 미쳤을까? 글을 읽어라, 수를 놓아라 하는 소리 참 가소롭데. 유식하면 검정콩알이 아니 들어가나? 운수를 어찌하여? 아무것도 할 일 없지. 요대로 앉았다가 죽으면 죽고 살면 사는 것이 제일이라 하니, 그 당파의 수효는 십분지 칠이요, 그 회장은 국참정이라는 사람이니, 아무 학회 회장과 흡사하여 얼굴이 풍후하고 수염이 많고 성품이 순실하여 이 당파도 좇아 저 당파도 좇아 하여 반박이 없이 가부취결만 물어서 흥하자 하면 흥하고, 망하자 하면 망하여 회원의 다수만 점검하는데, 그 소수한 자활당이 자멸당을 이기지 못하여 혹 권고도 하며, 혹 욕질도 하며, 혹 통곡도 하면서 분주 왕래하되, 몇 번 통상회의니 특별회의니 번번이 동의하다가 부결을 당한지라, 또 국회장에게 무수 애걸하여 마지막 가부회를 독립관에 개설하고 수만 명이 몰려가더니 소위 자멸당도 목석과 금수는 아니라, 자활당의 정대한 언론과 비창한 형용을 보고 서로 기뻐하며 자활주의로 전수 가결되매, 그 여러 회원들이 독립가를 부르고 춤을 추며 돌아오는 거동을 보았소."

 

"(깔깔 웃으며) 나는 어젯밤에 대한제국의 개명할 꿈을 꾸었소. 전국 사람들이 모두 병이 들었다는데, 혹 반신불수도 있고 혹 수중다리도 있고 혹 내종병도 들고 혹 정충증(怔忡症 한의 심한 정신적 자극을 받거나 심장이 허할 때 가슴이 울렁거리고 불안한 증상)도 있고 혹 체증(滯症 먹은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아니하는 증상), 횟배(蛔배 회충으로 인한 배앓이)와 귀먹고 눈멀고 벙어리까지 되어 여러 가지 병으로 집집이 앓는 소리요, 곳곳이 넘어지는 빛이라, 남녀노소를 물론하고 성한 사람은 하나도 없더니 마침 한 명의가 하는 말이, 이 병들을 급히 고치지 아니하면 우리 삼천리 강산이 빈터만 남으리니 그 아니 통곡할 일이오? 내가 화제 한 장을 낼 것이니 제발 믿으시오 하더니 방문을 써서 돌리니, 그 방문 이름은 청심환 골산이니 성경으로 위군하고, 정치법률경제산술물리화학농학공학상학지리역사 각 등분하여 극히 정묘하게 국문으로 법제하여 병세 쾌차하도록 무시복(無時服 때를 정하지 않고 아무 때나 약을 먹음)하되, 병자의 증세를 보아 임시 가감도 하며 대기하기는 주색잡기, 경박, 퇴보, 태타(怠惰 몹시 게으름) 등이라.

 

이 방문을 사람마다 베껴다가 시험할새 그 약을 방문대로 잘 먹고 나면 병 낫기는 더 할 말이 없고 또 마음이 청상해지며 환골탈태(換骨奪胎)가 되는데 매미와 뱀과 같이 묵은 허물을 일제히 벗어 버립디다.

 

오륙 세 전 아이들은 당초에 벗을 것이 없으나 팔 세 이상 아이들은 가뭇가뭇한 종잇장 두께만하고, 십오 세 이상 사람들은 검고 푸르러서 장판 두께만하고, 삼십 사십씩 된 사람들은 각색 빛이 얼룩얼룩하여 멍석 두께만하고, 오십 육십 된 사람들은 어룩어룩 두틀두틀하며 또 각색 악취가 촉비(觸鼻)하여 보료 두께만하여, 노소남녀가 각각 벗을 때 참 대단히 장관입디다. 아이들과 젊은이와, 당초에 무식한 사람들은 벗기가 오히려 쉽고, 조금 유식하다는 사람들과 늙은이들은 벗기가 극히 어려워서, 혹 남이 붙잡아도 주고 혹 가르쳐도 주되, 반쯤 벗다가 기진한 사람도 있고 인하여 아니 벗으려고 앙탈하다가 그대로 죽는 사람도 왕왕 있습디다.

 

필경은 그 허물을 다 벗어 옥골선풍(玉骨仙風)이 된 후에 그 허물을 주체할 데가 없어 공론이 불일한데, 혹은 이것을 집에 두면 그 냄새에 병이 복발하기 쉽다 하며, 혹은 그 냄새는 고사하고 그것을 집에 두면 철모르는 아이들이 장난으로 다시 입어 보면 이것이 큰 탈이라 하며, 혹은 이것을 모두 한곳에 몰아 쌓고 그 근처에 사람 다니는 것을 금하면 다시 물들 염려도 없을 터이나 그것을 한곳에 모아 쌓은즉 백두산보다도 클 것이니, 이러한 조그마한 나라에 백두산이 둘이면 집은 어디 짓고 농사는 어디서 하나? 그것도 못 될 말이지 하며, 혹은 매미 허물은 선퇴(蟬退)라는 것이니 혹 간기증에도 쓰고, 뱀의 허물은 사퇴(蛇退)라는 것이니, 혹 인후증에도 쓰거니와 이 허물은 말하려면 인퇴(人退 사람의 머리털을 불에 태워 만든 재. 고약의 원료나 지혈제로 쓰고 또 어린아이의 경련이나 열, 임질, 대소변 불통에 쓴다.)라 하겠으나 백 가지에 한 군데 쓸데가 없으며 그 성질이 육기가 많고 와사 냄새가 많아서 동해바다의 멸치 썩은 것과 방불한즉, 우리나라 척박한 천지에 거름으로 썼으면 각각 주체하기도 경편(輕便 가볍고 편하거나 손쉽고 편리함)하고 또 농사에도 심히 유익하겠다 하니, 그제야 여러 사람들이 그 말을 시행하여 혹 지게에도 져내고 혹 구루마에 실어 내어 낙역부절(絡繹不絶 인마(人馬)의 왕래가 계속 이어져 끊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고가는 것이 잦아 왕래가 끊어지지 않는다.)하는 것을 보았소."

 

"나는 어젯밤에 대한제국의 독립할 꿈을 꾸었소. 오뚝이라는 것은 조그마하게 아이를 만들어 집어던지면 드러눕지 아니하고 오뚝오뚝 일어서는 고로 이름을 오뚝이라 지었으니, 한문으로 쓰려면 나오자, 홀로독자, 설립자 세 글자를 모아 부르면 오독립이니, 내가 독립하겠다는 의미가 있고 또 오뚝이의 사적을 들으니 옛날 조그마한 동자로 정신이 돌올(突兀 높이 솟아 우뚝하다.)하여 일찍 일어선 아이라. 그런고로 후세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서 혹 더디 일어설까 염려하여 오뚝이 모양을 만들어 희롱감으로 아이들을 주니 그 정신이 오뚝이와 같이 오뚝오뚝 일어서라는 의사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뚝이 정신이 있는 이는 하나도 없은즉, 아이들뿐 아니라 장정 어른들도 오뚝이 정신을 길러서 오뚝이와 같이 오뚝오뚝 일어서기를 배워야 하겠다 하여, 우리 영감 평양 서윤으로 있을 때에 장만한 수백 석지기 좋은 땅을 방매하여 오뚝이 상점을 설치하고 각 신문에 영업광고를 발표하였더니 과연 오뚝이를 몇 달이 못 되어 다 팔고 큰 이익을 얻어 보았소."

 

"나는 어젯밤에 대한제국이 천만 년 영구히 안녕할 꿈을 꾸었소. 석가여래라 하는 양반이 전신이 황금과 같이 윤택하고 양미간에 큰 점이 박히고 한 손은 감중련(坎中連 민속 팔괘(八卦)의 하나인 감괘(坎卦)의 상형 ‘☵’을 이르는 말)하고 한 손에는 석장을 들고 높고 빛나는 옥탁자 위에 앉았거늘, 내가 합장배례하고 황공복지하여 내두의 발원(發願)을 묻는데, 어떠한 신수 좋은 부인 한 분이 곁에 섰다가 책망하기를, 적선한 집에는 경사가 있고, 불선한 집에는 앙화(殃禍)가 있음은 소소한 이치어늘, 어찌 구구히 부처에게 비나뇨? 그대는 적악(積惡)한 일 없고 이생에도 부모에 효도하며 형제에 우애하며 투기를 아니하며 무당과 소경을 멀리하여 음사 기도를 아니하며 전곡을 인색히 아니하여 어려운 사람을 잘 구제하고 학교에나 사회에나 공익상으로 보조를 많이 하였으니 너는 가위 선녀라 할지니, 그 행복을 누리려면 너의 일생뿐 아니라 천만 년이라도 자손은 끊기지 아니하고 부귀공명과 충신 효자를 많이 점지하리라 하시니, 이 말씀을 미루어 본즉 내 자손이 천만 년 부귀를 누릴 지경이면 대한제국도 천만 년을 안녕하심을 짐작할 일이 아니겠소?"

 

여러 부인 중에 한 부인이 일어나서 말하되,

 

"나는 지식이 없어 연하여 담화는 잘 못 하거니와 사상이야 어찌 다르며 꿈이야 못 꾸었겠소? 나도 어젯밤에 좋은 몽사가 있으나 벌써 닭이 울어 밤이 들었으니 이 다음에 이야기하오리다."

 

- 출전: 광학서포(廣學書舖. 1910.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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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종 줄거리

  이 작품의 배경은 1908년 음력 1월 16일 밤 이매경 여사의 집이다. 이매경 여사의 생일잔치에 초대된 신설헌 부인과 홍국란 부인 그리고 강금운 부인이 토론회를 벌인다. 신설헌, 이매경, 홍국란, 강금운 네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으며전반부는 현실 비판적인 토론후반부는 이상적 사회 건설을 지향하는 꿈 이야기로 되어 있다. 서사적 줄거리를 가진 소설이기보다 몇몇 토론 주제를 가지고 이끌어 나가는 허구적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격인 신설헌 부인은 토론회를 제의하면서먼저 구시대의 유습인 여성의 인종과 예속이 타파되어야 한다고 전제한다여성 역시 새시대의 의미와 국가민족의 앞날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이매경 부인은 30년 전만 해도 일본이라는 존재를 생각지도 않았지만 이제 일본은 동양의 일등 강국이라고 하면서 우리의 처지는 어떠한가를 생각해 보자고 한다. 신설헌 부인은 학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강금운 부인은 중국 글을 폐지하고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홍국란 부인이 국문은 좋은 글이지만 한문 폐지의 시기상조론을 편다.

 

  이로써 토론의 내용은 국권 회복을 위한 교육, 여권 문제, 계몽을 통한 자주권의 회복, 국가 사회의 부강, 자주책, 미신 타파, 신분과 지방색의 타파, 일체의 봉건적 질곡의 타파가 필요하다고 논한다.

 

  여권 문제에 대해서는 남자가 절대 지배권을 행사하는 우리 사회의 폐습이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와 동시에 교육, 계몽이 부국 강병과 새 사회 건설의 필수 요건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조상 숭배나 윤리·도덕 정신을 앙양하는 제사나 관혼 등 길사가 오로지 형식에 치우치고 있는 폐단도 시정해야 한다고 열렬히 주장한다.

 

  2세 국민들의 교육에 대해서도 진지한 의견들이 펼쳐진다. 지난날의 부모 우선주의가 철폐되어야 할 과제로 제기된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자녀 공물론'이다. 국란 부인은 자식 기르는 법과 가르치는 공효 그리고 적서 차별의 악습을 말한다. 설헌 부인은 여권의 회복과 임신 중의 태교 법과 태교의 중요성 그리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사회 개혁과 부국 강병의 실현을 위해서 거론된 것은 신분간의 문제점 해소와 계층간의 난점 해소 방책 등이다. 적서(嫡庶)의 그릇된 인식과 차별의 폐지가 주장되었다. 그에 따르면 인재 등용은 국익에 비추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 사회가 부당하게 서북 출신을 백안시했던 풍조를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바닥에 깔린 주제 의식은 신설헌 부인이 제시하는 말로 총괄된다. 이매경 여사는 꿈 이야기를 빌어서 자신이 꿈꾸는 우리 사회의 이상적 건설 상태를 피력한다. 금운 부인은 대한제국 융희 2년 상원일에 꿈꾼 이야기를 꺼낸 뒤에 서로 꿈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설헌 부인은 대한제국이 자주 독립할 꿈을 꾸었다고 이야기하고 매경 부인은 대한제국이 개명할 꿈을 꾸었다고 이야기한다. 금운 부인은 대한제국이 독립할 꿈을 꾸었다고 이야기하며 국란 부인은 대한제국이 영구히 안녕할 꿈을 꾸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때 토론회를 방청만 하고 있던 한 부인이 일어나서 “나는 지식이 없어 연하여 담화는 잘 못하거니와 사상이야 어찌 다르며 꿈이야 못 꾸겠소. 나도 어젯밤에 좋은 몽사가 있으나 벌써 닭이 울어 밤이 들었으니 이 다음에 이야기하오리다.” 하는 한마디로 작품의 결말은 이루어진다..

 

[리베르] 만화로 읽는 한국단편소설 | 이해조 자유종

 

이해조(李海朝, 1869.4.8. ~ 1927.6.10.) 신소설 3대 작가

 

본관 전주(全州)
이름 해조(海朝)
호 열재(悅齋) / 이열재(怡悅齋) / 동농(東濃)
필명 선음자(善飮子) / 하관생(遐觀生) / 석춘자(惜春子) / 신안생(神眼生) / 해관자(解觀子) / 우산거사(牛山居士)
생부 이철용
생모 청풍 김씨(淸風 金氏)
자녀 3남 1녀

 

  대한제국의 관료이자 대한제국 ~ 일제 강점기의 작가, 언론인, 교육인이다. 한국 신소설의 시초가 되는 작가들 중 한 명이다. 

 

  경기도 포천군 신북면 신평리 121번지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이철용(李哲鎔)은 조선 제16대 왕 인조의 셋째 아들 인평대군의 6남이자 인평대군 동생 용성대군의 양자인 복평군의 8대 종손이었으며 어머니는 청풍 김씨였다. 이해조가 출생할 당시 임금이었던 고종과는 본가가 같은 먼 친척이었고, 고종시대 초기에 시행했던 종친우대 정책과 맞물려 할아버지 이재만이 흥선대원군의 측근으로 활동하면서 한동안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다.

  그러나 1881년(고종 18년)에 이재선 왕위 옹립 시도가 일어나 그나마 남아있던 흥선대원군파들이 역적으로 몰렸고, 할아버지인 이재만 역시 억울하게 엮여 2년 뒤인 1883년(고종 20년)에 처형당했다. 이후 집안이 몰락하여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냈다.

 

  아버지 이철용과 친했던 김홍집과 이해조 집안과는 사돈관계였던 김윤식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한학(漢學)을 공부했다. 이를 바탕으로 19세 때인 1887년(고종 24년)에 초시에 합격해 진사가 되었으며 25~26세 무렵에는 한시를 즐기던 유학자들의 모임인 '대동사문회(大東斯文會)'를 주관했으나 관직에는 나가지 않았다.

  그러다 1901년(광무 5년)에는 양지아문의 양무위원으로 임명받았고 그 무렵부터 신학문을 본격적으로 배울 기회를 얻었다.

  1903년(광무 7년) 1월에는 중추원 의관으로 임용받았다. 단, 이 때의 임용은 사실상 지금으로 치면 명예퇴직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의관이 된 지 불과 2일만에 다른 의관들과 함께 면직당했다.

  길지는 않았지만 관직 경험을 통해 이해조는 지금까지 공부해온 한학 지식이 격변하는 현실 속에서 별 쓸모가 없다는 것을 느꼈고, 퇴직 이후 근대 교육 활동 및 계몽 운동을 시작한다.

 

  면직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 이해동이 다니던 '낙연의숙(洛淵義塾)'의 교원으로 취직했다. 1905년(광무 9년) 10월에는 각 소학교가 교원의 월급을 줄 수 없어 후원회를 열어 보조금을 모집할 때 당시로서는 제법 많은 돈이었던 4원의 보조금을 모금했으며 1906년(광무 10년) 2월에는 아버지 이철용이 설립한 포천의 '신야의숙(莘野義塾)'에서 간사원, 의숙감으로 근무했는데 이 때 부족한 학교 운영비를 메꾸기 위해 근처 향교의 땅을 몰수해 비용으로 쓰도록 학부에 건의했다가 유림들의 심한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1907년(광무 11년)에는 황족 영선군 이준용이 세우고 역시 황족인 이기용이 명목상 주인이던 '돈명의숙(敦明義塾)'의 숙감(塾監)으로 재직했다. 주인 이기용은 당시 20세에 불과하고 숙장(교장)은 명예직에 가까워 실질적인 학교 운영은 이해조가 담당했다. 하지만 돈명의숙의 경영진들이던 황족들이 제대로 지원을 해주지 못해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 같은 해에 양기탁 ‧ 주시경 등과 함께 '광무사(光武社)'를 조직하여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했다.

  1908년(융희 2년)에는 애국계몽단체 중 하나인 대한협회(大韓協會) 교육부 사무장, 실업부 평의원 직을 맡았다. 그해 말부터는 기호흥학회(畿湖興學會)의 일원으로 월보(月報) 편집위원을 했고, 1909년(융희 3년)에는 기호흥학회 소속 기호학교의 겸임교감까지 맡았다.

 

  1905년(광무 9년) 7월 무렵부터 개신교를 믿었고 지금의 연지동에 있던 연동예배당(蓮洞禮拜堂)에 출석했다. 그리고 이 교회의 담임목사인 미국인 제임스 게일의 집에서 창립한 단체인 '국민교육회(國民敎育會)'에 가입했는데, 이 국민교육회 회원이자 연동예배당 교인 중 한 명인 양재건이 바로 한국 최초의 소년 잡지인 《소년한반도(少年韓半島)》의 사장이어서 이 인연으로 《소년한반도》의 찬술원이 되었다. 그러나 이 잡지는 사실상 '근대 학문 총괄서'일 정도로 많은 근대 학문 내용이 들어있었는데 다른 찬술원, 직원들에 비해 근대 교육을 받은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해조가 그런 내용을 다룰 수는 없었기에 그나마 자신있던 한학 실력을 바탕으로 한문 소설 《잠상태(岑上苔)》를 연재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소년한반도》가 폐간한 이후 《황성신문》, 《제국신문》에 취직했고 이인직 대신에 1907년(광무 11년) 6월 5일부터 《제국신문》에 소설 《고목화(枯木花)》를 연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1910년 《매일신보》에 입사한 뒤에는 《화세계》, 《화의 혈》, 《옥중화》 등 여러 작품을 연재하면서 신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소설들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1910년 작 《자유종(自由鐘)》이다. 기존의 봉건제도에 비판을 가한 사회적 개혁의식을 나타낸 소설이다. 한 부인의 생일잔치에 소개받은 다른 부인들이 모여 서로 돌아가면서 사회적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 내용으로,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신교육의 고취, 사회풍속의 개량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기에 신소설들 중에서도 가장 짙은 진보적 관점이 두드러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식은 토론소설이며 처음과 끝의 몇 문장을 제외하고 전부 등장인물들의 대화로만 채워져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가정 내 처첩 갈등을 다루는 《빈상설(鬢上雪)》, 한 여성의 계모와의 갈등과 유모 아들과의 사랑을 다룬 《춘외춘(春外春)》, 그리고 미신타파를 내세운 《구마검(驅魔劍)》, 일반적인 이성간의 만남과 이별을 소재로 한 《화세계(花世界)》, 한국 추리소설의 시초 격인 《쌍옥적(雙玉笛)》과 《구의산(九疑山)》, 그리고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하여 춘향전을 모티브로 한 《화의혈(花의血)》, 선대에 원한을 가진 두 집안이 자식들의 기지로 그 원한을 푸는 과정을 그린 《원앙도(鴛鴦圖)》 및 전통적인 가정, 사회 문제인 고부 갈등을 소재로 한 《봉선화(鳳仙花)》 등 약 4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해 신소설 작가 중 가장 많은 소설을 써 신소설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해조 소설들의 공통점들은 구어체의 특징과 인물 · 성격의 사실적 묘사, 그리고 기자 생활에서 오는 보고체 문장 의식 등이 두드러진다는 점새로운 근대적 의식과 계몽성을 담고 있지만 고대소설의 전통적인 구조를 기본바탕으로 엮어나갔다는 점이다. 비록 당시 사회 현실을 아주 절실하게 부각시키지 못한 단점은 있으나, 그래도 최대한 사회의 부조리를 반영하고 문제 의식을 제기하려 했으며, 개화기라는 역사적 상황을 개인적인 체험 세계 안에서 비교적 포괄적으로 형상화시켰다. 또한 소설의 사회계몽이라는 도덕적 기능과 오락적 기능에 대한 동시적 인식 등 최초의 근대적인 문학관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

  소설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의 작품 경향은 초기의 정치소설적 형태로부터 후기로 올수록 점차 대중적인 흥미를 강조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해조는 이인직과 최찬식의 중간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택한 이와 같은 창작 태도는 사람에 따라 정반대의 평가를 받는다.

  문학평론가이자 문학사가인 인하대학교 인문학부 최원식 교수는 이인직이 아닌, 이해조야말로 '신소설의 아버지'로 불려야한다고 주장했다. 한 때 신소설을 대표하는 작가로 이인직이 잘 알려져 있었으나 그의 친일 논란 및 문학적 업적의 우위 등을 토대로 이해조를 재평가해야한다고 한 것. 최원식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이인직은 이완용의 비서와 같은 경력에서나 작품 경향에서나 “친일 사이비 계몽주의”를 대표한 반면, 이해조는 “중세적 구소설을 국민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소설로 개량하는 고투 속에 우리 소설의 리얼리즘 발전도상에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 것'이니 문학적 업적에서도 이해조가 이인직보다 공이 많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국내 최초로 쥘 베른의 《철세계(鐵世界)》 및 《화성돈전(華盛頓傳)》, 《누구의 죄》 등을 번역하여 소개했고, 《춘향전》 · 《심청전》 · 《흥부전》 · 《별주부전》 등의 판소리계 소설을 각각 《옥중화(獄中花)》 · 《강상련(江上蓮)》 · 《연(燕)의 각(脚)》 · 《토(兎)의 간(肝)》 등 현대적 감각을 지닌 작품으로 고쳐내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가 이런 고전을 읽을 수 있는 것이 이해조의 공로이다

 

  1927년 6월 10일 포천 자택에서 향년 59세를 일기로 병사했다. 묘소는 경기도 포천군 신북면 사창동에 있는 7대 조부인 낙춘군 이전의 묘 동쪽에 있다. 훗날 시인 고은이 그의 비문을 지었다. 

  2005년 ‘동농 이해조 선생 기념사업회’가 설립되어 이해조를 다루는 세미나 및 특별 강연회 등의 사업을 벌였으며 2017년부터는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제정하여 유망있는 작가들에게 상을 수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슬하에 3남 1녀를 두었다. 3남 이갑주는 1980년대에도 생존해 있었고, 딸 이규숙은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갔다.  장남 이학주의 아들이자 이해조의 손자가 서울지방법원 판사를 역임한 이우경인데 6.25 전쟁 때 납북당해 광산에서 노역을 하다 사망했다. 이우경의 동생이자 이해조의 손녀가 한국 기독교 여성운동의 대모 이우정 전 국회의원이다.

 

 

 

핵심 정리

-갈래 신소설. 정치 소설. 토론 소설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1908년 이매경 부인의 생일날 저녁부터 새벽까지, 이매경 부인의 집

-출전 광학서포 <자유종>(1910)

-성격 계몽적, 현실적, 비판적

-제재 부녀의 해방. 애국 정신. 자유 교육

-주제 자주 독립과 부국 번영. 여권 신장. 남녀 평등 의식 고취. 애국 정신 고취와 자유 교육 주장, 새로운 교육의 중요성과 근대적 학문의 필요성

-의의 애국 계몽기 사회 현실을 매우 직설적으로 드러내면서 반봉건·반외세사상을 담고 있다.

-표현 토론회 형식을 빌어 개인적인 의견과 자주 정신을 드러냄. 여러 등장 인물의 주장을 순차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음  

 

 

작품 해제

  이 작품은 개화기 지식인의 비판 의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개화기의 시사토론체 작품들 가운데 가장 정론적이고 직접적으로 현실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매우 정치성이 강하다고 평가된다. 전편이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로만 일관되어 있어 마치 단막극처럼 구성되어 있다. 이해조는 여러 가지 논설을 통해서 자신의 애국 계몽 사상을 피력하는데 그러한 사상이 작품화된 것이 <자유종>이다. 주제는 다각도에 걸쳐 있으나 이렇다 할 행동적인 표지는 없고, 다만 관념적인 토론으로 일관되고 있으므로 토론이 성행한 개화기적 사회상을 반영한 토론소설에 그치고 말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는 토론 주제는 신교육 사상이다. 새로운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해서, 국가 발전을 위한 근대적 학문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서, 국가 발전을 위한 근대적 학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신학문 교육의 실천 과제로서 국어 국문의 확대, 여성 교육의 실시, 교육 제도의 개선, 자녀 교육의 방법 등을 논하고 있다. 물론 봉건적 사회 제도인 적서 차별과 반상 제도의 해체의 필요성이 주장되기도 하는데 이는 사회제도에 대한 비판이라는 측면과 아울러 교육 기회의 균등화와도 관련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작품의 토론 주제는 모두 분명하고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우화적(寓話的)인 성격이 강한 안국선의 <금수회의록>과 비교된다. 그러나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가 이야기 자체로 끝나고 어떤 현실적인 실천의 내용이 뒷받침되어 있지 않은 관념적인 성격의 것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러한 토론의 모습은 관념적인 토론이 성행하던 개화기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학적 양식의 측면에서 볼 때, 서사적인 양식으로서의 소설적인 요건을 거의 갖추고 있지 않는 작품이다. 그러나 양식적으로는 서사성이 결여되지만 연사들간의 의견 대립이나 갈등이 노정되고 있으며 미미하나마 논쟁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자유종>의 경우에는 연사의 일방적인 연설보다는 의견 차이와 대립이 존재하고 있어서 연설보다는 토론에 가깝다. 위에서 말한 주제는 단순한 연설체가 아닌 토론체의 양식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자유종>에서 찬반론 수준의 논쟁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의견 대립의 장면을 제시함으로써 그 당시의 한국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다각도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양반 가정 여인들의 폐쇄적인 생활을 해방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개화기에 이러한 연설체, 토론체 작품이 많이 발표된 것은 당대의 시대 상황과 관련하여 설명된다. 사회가 혼란하고 위기에 처했을 때 문학은 자신만의 미학적인 기능을 가지기보다는 계몽적인 기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문학이 계몽성을 가진다는 것은 문학이 정치성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학을 통해서 당대 사회에 대한 비판과 정치적 사상의 피력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논설문의 경우 효과적인 것이나 이는 지식인의 전유물이고 일반인이 쉽게 흥미를 가지고 대할 수 있는 문학을 통해 계몽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개화기 문학에서 나타나는 면모는 계몽성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 작품은 이매경의 생일 잔치에 네 명의 여자들이 당시 조선의 현실을 두루 살펴보고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각오와 독립에 대한 염원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이해조의 애국 계몽 사상이 잘 나타난다. 네 부인의 토론은 자유 및 여성 교육의 필요성, 신학문의 필요성, 국문자 사용 문제, 적서 및 반상 제도의 철폐 주장 등 시국에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은 강한 정치적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을 여성의 작가를 통해 이루어 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당시로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여성관도 보여 준다. 전문이 대화체로 이루어진 '토론 소설'로 작품의 시간적 경과는 거의 없고 하룻밤 사이에 일어났다. 그리고 인물들이 사건없이 대화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사가 갖추어야 할 점들이 부족하다. 그러나 무대 공연이 목적이 아니고 또한 그러한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서술자가 있다는 점에서 소설로 보아야 할 것이다. 작품 구성의 평면성, 사건 진전의 완만성, 대화로 일관된 장면의 단조로움 등 그 형식상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당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비판 정신을 보여 주고 있는 소설인 것이다.

 

  이 소설에서 이해조의 문자에 대한 생각은 민족 주체적 시각에 입각한 당시의 국문 운동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국문의 정비가 그 사용에 우선하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는 현실론으로서 현실의 실정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개혁 방도를 추구하는 점진론이다. 나아가 국문 소설의 폐지론을 주장한 홍국란의 입장은 소설의 교훈성을 강조하는 효용론 입장에 서 있음을 반증한다. 그는 소설이 민중을 계도해 나갈 수 있는 교과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작가들에게 민중에게 새로운 이상을 심어 줄 수 있는 소설을 창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개화기의 혼란스러운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문학이 선택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이 때의 문학은 다분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도구이자 수단이 된다. 이 작품은 1919<광학서포>에서 발간된 이해조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전체가 40여 페이지 분량으로 비교적 짧지만 당시의 사회상과 개화 의식이 두드러진 초기작이다.

 

  이 작품은 여러 가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데, 우선 그 구성이 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이다. 또한 전개되는 사건이 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너무 단조로운 장면과 대화로만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자유종>여러 신소설 작품 가운데 주목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그것은 강한 시대 의식과 상황 의식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개화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는 반봉건과 근대화 시도, 반외세와 자주 독립과 주체성의 확립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자유종>의 저변에는 이 두 개의 정신적 단면이 강한 줄기를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은 대화체 형식과 논설 형식을 지니고, 계몽성과 정론성의 내용을 담은 특이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대화체 형식이나 토론 형식, 혹은 문답 형식은 개화기 서사 문학의 한 장르로 삼을 수 있다

 

개화의 물결이 온 나라에 굽이굽이 물결치던 때.
이매경, 신설헌, 강금운, 홍국란 등은 매경의 생일을 계기로 모여 앉아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우선 대한 제국의 사람으로서 시국을 개탄하고 여성도 나라의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판단, 여권 신장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을 한다. 대화는 점점 고무되어 대한 제국의 발전을 위한 방안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꾼 꿈 이야기를 하며 대한 제국의 밝은 미래를 염원한다.
이 작품은 딱히 주인공이 없다. 굳이 주인공을 정해야 한다면 당시 이 글을 읽었던 여성들이랄까. 소설의 중요한 요소가 적당히 가려져서인지 스토리도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작품은 개화기 우리 나라의 현실을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심도있게 표현하고 있다. 워낙에 계몽적인 내용인데다 사실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예술적인 면이나 작품성의 면에서는 상당히 뒤쳐진다. 형식이 간편하고 작자의 사상 전달이나 문제의 시비를 가리는 데 용이한 시사토론체를 사용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같은 형식의 대표작으로는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이 있는데 안국선의 작품에 비해 이 작품의 사실성이 훨씬 더 강하다.
이 작품은 소외받던 여성을 정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만 하다. 최근 이문열씨가 <아가>를 출판한 후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스스로가 ˝나는 페미니즘을 모른다˝라고 했던 그가 <선택> 이후 여성을 중심에 둔 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그리고 <선택>과는 상반되는 견해로 작품을 썼다는 데서 오는 충격이 당시 <자유종>이 발표되었을 때 사회 지도 계층이 받았을 충격과 비슷하지 않을까. 우선 페미니즘을 다룬 소설들이니까.
여권 신장의 측면에서 보면 틀림없는 페미니즘 소설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이다. 그들이 다들 상당한 교육을 받은 지식인으로 보인다는 것은 왠지 이 작품을 반쪽짜리 페미니즘으로 만든다. 배우지 못한 불특정 다수 대신 교육을 받은 특정 소수를 등장시킨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작품의 구성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도입부와 결말부가 거의 보이지 않고 본론 부분으로만 다루어진 것을 보면 독자들의 편의를 위하고 독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려 했다는 작가 이해조의 치밀성을 엿볼수 있다.
제목 <자유종>에 대해서는 그간 많은 심도있는 해석이 있었겠지만 나는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종>은 누군가에게 무엇을 알리기 위한 수단이다. <자유>는 단어만 놓고 연상해도 자유의 여신상이 생각난다. 그래서 <자유종>이란 ˝여성이 국란에 보내는 일종의 희망적이고도 강한 메시지˝로 해석하고 싶다. 너무 페미니스트적인 생각인가. 하지만 나 역시 이문열 씨와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을 모른다.                                       - 모래성독서회

 

 

 

이해조 '자유종' 원문 보기

 

토론소셜 ᄌᆞ유종(自由鍾)

리ᄒᆡ조 져(李海朝 著)

 

텬디간 만물 즁에 동물 되기 희한ᄒᆞ고, 쳔만 가지 동물 즁에 사ᄅᆞᆷ되기 극난ᄒᆞ이 그갓치 희한ᄒᆞ이 그갓치 극난ᄒᆞᆫ 동물즁 사ᄅᆞᆷ이되야 압졔를밧아 ᄌᆞ유를 일케되면 하ᄂᆞᆯ이쥬신 사ᄅᆞᆷ의 직분을 직히지 못ᄒᆞᆷ이어날 함을며 사ᄅᆞᆷ사이에 녀ᄌᆞ되야 남ᄌᆞ의 압졔를 밧아 ᄌᆞ유를 ᄲᆡ앗기면 엇지 희한코 극난ᄒᆞᆫ 동물즁 사람의권리를 스ᄉᆞ으 버림이안이라ᄒᆞ리오

 

여보 여러분 나ᄂᆞᆫ 녯날 ᄐᆡ평 시ᄃᆡ에 슉부인ᄭᅡ이 밧쳣더니 지금은 가련ᄒᆞᆫ 민죡즁의 ᄒᆞᆫ몸이된 신셜헌이올시다 오날 리ᄆᆡ경씨 ᄉᆡᆼ신에 쳥쳡을 인ᄒᆞ야 왓더니 맛ᄎᆞᆷ 홍국란씨와 강금운씨와 그외 여러 귀즁ᄒᆞ신 부인들이 만좌ᄒᆞ셧스니 두어말ᄉᆞᆷ ᄒᆞ오리다

 

이젼갓흐면 오ᄂᆞᆯ 이러ᄒᆞᆫ 잔ᄎᆡ에 취ᄒᆞ이 ᄇᆡ불으면 무슨걱졍 잇스릿가마는 지금시ᄃᆡ이 엇더ᄒᆞᆫ시ᄃᆡ며 우리인족은 엇더ᄒᆞᆫ인족이오 ᄂᆡ말이 연셜톄격과 흡ᄉᆞᄒᆞ나 우리 규즁녀ᄌᆞ도 결코 모를일이 안이올시다

 

일본도 ᄉᆞᆷ십년 젼 형편이 우리나라보다 우심ᄒᆞ야 혹 텬하대셰라 혹 ᄌᆞ국젼도라 말ᄒᆞᄂᆞᆫ쟈ᄂᆞᆫ 밋친 쟈라 괴악ᄒᆞᆫ 사ᄅᆞᆷ이다 지목ᄒᆞ이 인류로 치지안터니 졈졈 연셜이 크게녈니ᄆᆡ 젼도ᄒᆞᄂᆞᆫ교인갓치 거리거리 ᄯᅥ드ᄂᆞ이 국가형편이오불으ᄂᆞ이 민족ᄉᆞ셰라 이삼 인 못거지라도 슐잔을 ᄃᆡᄒᆞ기젼에 소회를 말ᄒᆞ이 마시니 젼국남녀들이 십여년을 한담도 ᄭᅳᆫ코 잡담도 ᄭᅳᆫ코 언필칭 국가라 민족이라 ᄒᆞ이더 지금동양에 뎨일 뎨이되ᄂᆞᆫ 일ᄃᆡ강국이 되얏슴니다

 

오날 우리나라ᄂᆞᆫ 엇더ᄒᆞᆫ 비참디경이오 셰월은 물갓치 흘너가고 풍조ᄂᆞᆫ 날로 닥치ᄂᆞᆫᄃᆡ 우리 비록 아홉폭 치마ᄂᆞᆫ 둘넛스나 오날만도 더 못ᄒᆞᆫ디경을 ᄯᅩ 당ᄒᆞ면상젼벽ᄒᆡ이 눈결에 될지라 하ᄂᆞᆯ을 불으면 ᄃᆡ답이잇나 부모를 불으면 능력이잇나 가장을 불으면 무삼 방ᄎᆡᆨ이잇나 고ᄃᆡ광실 뉘가들며 금의옥식 ᄂᆡ것인가 이디경이 이마에 당도ᄒᆡᆺ쇼 우리 삼ᄉᆞ인이 모얏든지 오륙인이 모얏든지 엇지 심상ᄒᆞᆫ말로 됴흔음식을 먹으릿가 승평무ᄉᆞᄒᆞᆯᄯᆡ에도 유의유식은 금법이어든 이시ᄃᆡ에 두눈과 두 귀가 남과갓치 총명ᄒᆞᆫ 사ᄅᆞᆷ이 엇지 국가 의식만 츅ᄂᆡ릿가 우리 자미잇게 학리샹으로 토론ᄒᆞ야 이날을 보ᄂᆡᆸ시다

 

(ᄆᆡ경) 졀당졀당ᄒᆞ오이다 오날이 참 엇더ᄒᆞᆫ시ᄃᆡ오 이갓ᄒᆞᆫ 슈참ᄒᆞ이 통곡ᄒᆞᆯ시ᄃᆡ에 나갓ᄒᆞᆫ 요마ᄒᆞᆫ 녀ᄌᆞ의 ᄉᆡᆼ일잔ᄎᆡ이 왜 잇겟소마ᄂᆞᆫ 변변치못ᄒᆞᆫ 슐잔으로 여러분을 쳥ᄒᆞ기ᄂᆞᆫ 심히붓그럽고 죄숑ᄒᆞ나 본의인즉 쳣ᄌᆡᄂᆞᆫ 여러분 맛나뵈ᄋᆞᆸ기를 위ᄒᆞ이 둘ᄌᆡᄂᆞᆫ 죠흔말ᄉᆞᆷ을 듯고자ᄒᆞᆷ이올시다

 

남ᄌᆞ들은 ᄌᆞ조 상종ᄒᆞ야 지식을교환ᄒᆞ이지마 우리녀ᄌᆞᄂᆞᆫ ᄒᆞᆫ번만나기 졸연ᄒᆞ오닛가 례긔에 갈오ᄃᆡ 녀ᄌᆞᄂᆞᆫ 안에잇서 밧게일을 말ᄒᆞ지말나 ᄒᆞ얏고 시젼에 갈오ᄃᆡ 오직 슐과 밥을 맛당히ᄒᆞᆯᄲᅮᆫ이라 ᄒᆞ얏기로 층암졀벽갓ᄒᆞᆫ 네 기동안에셔나고 자라고 늙엇스니

 

비록 ᄉᆞ마자장의 ᄌᆡ됴 잇슬지라도 보고 듯ᄂᆞᆫ것이 잇서야 아ᄂᆞᆫ것이 잇지요 이럼으로 신톄 연약ᄒᆞ이 지각이몽ᄆᆡᄒᆞ야 쌀이 무슨나무에 열니ᄂᆞᆫ지 도미를 언의 산에셔 잡ᄂᆞᆫ지 모로고 다만 가장의 비위만 맛쳐 안지라면 안고 셔라면 셔니 진소위 밥먹ᄂᆞᆫ안셕이오 옷입은퇴침이라 엇지 인류라 칭ᄒᆞ릿가 그러나 그ᄂᆞᆫ 오히려 현쳘한 부인이라 ᄒᆡᆼ검잇ᄂᆞᆫ 부인이라 ᄒᆞ겟지마는 셩품이 괴악ᄒᆞ이 ᄒᆡᆼ실이 불미ᄒᆞ야 시앗에 투긔ᄒᆞ이 친쳑에 이간ᄒᆞ이 무당불너 굿ᄒᆞ이 졀에가셔 불공ᄒᆞ이 졔반악징은 소위 대가집부인이 더ᄒᆞᆸ듸다 가도가 무너지고 슈욕이 자심ᄒᆞ이 이것이 졔 한집안 일인듯ᄒᆞ나 그영향이 실로 젼국에 밋치니 엇지 한심치안으릿가

 

그런 부인이 ᄉᆡᆼ산도 잘못ᄒᆞ이 혹 ᄉᆡᆼ산ᄒᆞ드ᄅᆡ도 엇지 쓸자식을 나흐리오 ᄐᆡᄂᆡ 교육붓터 가뎡교육ᄭᅡ이 업스니 졔가 ᄉᆡᆼ지의 밧탕이 안인바에 ᄆᆡᆼ모의 삼쳔ᄒᆞ이시 교육이업시 무슨사ᄅᆞᆷ이 되리오 그러나 ᄌᆡ상도 그 ᄌᆞ뎨이오 관찰군슈도 그 자뎨니 국가에 졍치가 무엇인지 법률이 무엇인지 엇지 알겟소 우리 비록 녀ᄌᆞ나 무식을면치치못ᄒᆞᆷ을 항상 한탄ᄒᆞ이더 다ᄒᆡᆼ히 오ᄂᆞᆯ 여러분 고명ᄒᆞ신 부인ᄭᅦ셔 왕림ᄒᆞ야 됴흔말ᄉᆞᆷ을 들녀쥬시니 ᄃᆡ단히 깃거온일이올시다

 

(셜헌) 변변치못ᄒᆞᆫ 구변이나 ᄂᆡ먼져 말ᄉᆞᆷᄒᆞ오리다 우리대한의 뎡계가 부ᄑᆡᄒᆞᆷ도 학문업ᄂᆞᆫ연고요 민족의 부ᄑᆡᄒᆞᆷ도 학문업ᄂᆞᆫ연고요 우리 녀ᄌᆞ도 학문업ᄂᆞᆫ연고로 긔쳔년 금슈 ᄃᆡ우를 밧앗스니 우리나라에도 뎨일 급ᄒᆞᆫ것이 학문이오 우리녀ᄌᆞ샤회도 뎨일급ᄒᆞᆫ것이 학문인즉 학문말ᄉᆞᆷ을 먼져ᄒᆞ겟소 우리이쳔만민죡즁에 일쳔만남ᄌᆞ들은 응당 고명ᄒᆞᆫ학교에 졸업ᄒᆞ야 뎡치 법률 군뎨 농상공등 만가지 ᄉᆞ업이 족ᄒᆞ겟지마는 우리 일쳔만녀ᄌᆞ들은 학문이 무엇인지 도모지 모로고 유의유식으로 남ᄌᆞ만 의뢰ᄒᆞ야 먹고 입으랴ᄒᆞ이 국셰가 엇지 빈약지안니ᄒᆞ겟소 녯말에 ᄇᆡᆨ지장도 맛드러야 가븨엽다ᄒᆞ얏스니 우리 일쳔만녀ᄌᆞ도 일쳔만남ᄌᆞ의 ᄉᆞ업을 ᄇᆡᆨ지장과갓치거 드럿스면 ᄇᆡᆨ년에ᄒᆞᆯ일을 오십년에ᄒᆞᆯ것이오 십년에ᄒᆞᆯ일을 다삿ᄒᆡ면ᄒᆞᆯ것이니 그리익이 엇더ᄒᆞ뇨 나라의독립도 거긔잇고 인민의 ᄌᆞ유도 거긔잇소

 

세계 문명국 사ᄅᆞᆷ들은 남녀의학문과 기예가 ᄎᆞ등이업고 녀ᄌᆞ이 남ᄌᆞ보다 ᄒᆡ산ᄒᆞᄂᆞᆫᄌᆡ이 한가지가 더ᄒᆞ다ᄒᆞ며 혹 젼ᄌᆡᆼ이 잇서 남ᄌᆞ이 다 쥭어도 겨오반구 뷔라ᄒᆞ이 그녀ᄌᆞ의 창법검슐ᄭᅡ이 통투ᄒᆞᆷ을 가히알겟도다

 

사ᄅᆞᆷ마다 대셩인공부ᄌᆞ 안이어든 엇지 ᄉᆡᆼ이지지ᄒᆞ리오 법국 파리대학교에셔 토론회를열ᄆᆡ 가편은 사ᄅᆞᆷ을가ᄅᆞ치지못ᄒᆞ이 금슈와갓다ᄒᆞ이 부편은 사ᄅᆞᆷ이 텬ᄉᆡᆼᄒᆞᆫ셩질이니 비록 가ᄅᆞ치지 안이ᄒᆞᆯ지라도 엇지 금슈와갓흐리오ᄒᆞ야 경ᄌᆡᆼ이대단호ᄃᆡ 귀결치못ᄒᆞ얏더니 학도들이 실지를 시험코자ᄒᆞ야 무부모ᄒᆞᆫ 아ᄒᆡ들을ᄉᆞ다가 심산궁곡에 집 둘을짓되 네벽을 다 막고 문 하나만 ᄯᅮᆯ어 음식과 ᄃᆡ소변을 통ᄒᆞ게ᄒᆞ이 그아ᄒᆡ을 각각 그속에셔길을ᄉᆡ 칠팔년이된후 그아ᄒᆡ을 학교로 다려오니 졔가 평ᄉᆡᆼ에 사ᄅᆞᆷ 만은것을 보지못ᄒᆞ다가 륙칠층양옥에 인산인ᄒᆡ됨을보고 크게놀나 셔로돌아보며 하나ᄂᆞᆫ ᄭᅩᆨ고ᄃᆡᆨᄭᅩᆨ고ᄃᆡᆨᄒᆞ이 하나ᄂᆞᆫ ᄭᅵ익ᄭᅵ익ᄒᆞ이 이ᄂᆞᆫ 다름안이라 졔집에 아모것도업고 다만 닭과 도야지만 잇ᄂᆞᆫᄃᆡ 닭이 놀나면 ᄭᅩᆨ고ᄃᆡᆨᄒᆞ이 도야지가 놀나면 ᄭᅵ익ᄭᅵ익ᄒᆞᄂᆞᆫ고로 그아ᄒᆡ이 지금 놀나온일을보고 그쇼ᄅᆡ이 각각 본ᄃᆡ으 난것이니 그것도 닭과 도야지의 교육을밧음이라 학ᄉᆡᆼ들이 이것을본후에 사ᄅᆞᆷ을 가ᄅᆞ치지안이ᄒᆞ이 금슈와 다름업슴을ᄭᆡ다라 가편이 득승ᄒᆞ얏다ᄒᆞ이 이로보건ᄃᆡ 우리녀ᄌᆞ이 그와다름이 무엇이오 일용범졀에 여간안다ᄂᆞᆫ것이 뎌ᄋᆞ희의 ᄭᅩᆨ고ᄃᆡᆨᄭᅵ익보다 얼마나낫소잇가 우리녀ᄌᆞ이 긔쳔년을 암ᄆᆡᄒᆞ이 비참ᄒᆞᆫ경우에 ᄲᅡ져잇셧스니 이럿코야 ᄌᆞ유권이니 ᄌᆞ강력이니 셰상에 잇ᄂᆞᆫ쥴이나알겟소 일ᄉᆡᆼ에 ᄉᆡᆼᄉᆞ고락이 다 남ᄌᆞ 압졔 아ᄅᆡ잇셔 말ᄒᆞᄂᆞᆫ졔용과 슘쉬ᄂᆞᆫ송장을 면치못ᄒᆞ이 녯셩인에 법뎨가 엇지이러ᄒᆞ겟소 례긔에도 녀인스승이잇고 유모를 ᄐᆡᆨᄒᆞᆫ다ᄒᆞ얏고 소학에도 녀ᄌᆞ교육이 쳣편이니 엇지 우리나라 녀자갓ᄒᆞᆫ ᄌᆞ고송이 잇단말이오

 

우리 나라남ᄌᆞ들이 아모리 졍치가 밝다ᄒᆞ나 녀ᄌᆞ의게ᄂᆞᆫ ᄃᆡ단히젹악ᄒᆞ얏고 법률이밝다ᄒᆞ나 녀ᄌᆞ의게ᄂᆞᆫ ᄃᆡ단히 득ᄌᆈᄒᆞ얏슴닌다 우리ᄂᆞᆫ 긔왕이라 말ᄒᆞᆯ것업거니와 후ᄉᆡᆼ이나 불가불 교육을잘ᄒᆞ여야 ᄒᆞᆯ터인ᄃᆡ 권리잇ᄂᆞᆫ남ᄌᆞ들은 ᄭᅮᆷ도ᄭᆡ지못ᄒᆞ이 답답ᄒᆞ오 남ᄌᆞ들마ᄋᆞᆷ에ᄂᆞᆫ 아달만귀ᄒᆞ이 ᄯᅡᆯ은 귀치안이ᄒᆞᆫ지 일분ᄌᆞ라도 귀ᄒᆞᆫᄉᆡᆼ각이잇스면 ᄉᆞ지오관이 구비ᄒᆞᆫᄌᆞ식을 엇지차마 금슈와갓치 길너 이갓흔고ᄒᆡ에 ᄲᅡ지게ᄒᆞᄂᆞᆫ고 그아달 가라치ᄂᆞᆫ법도 별슈ᄂᆞᆫ읍습듸다 사략 통감으로 졔일등 교과셔를삼으니 ᄌᆞ국졍신은 간듸업고 즁국혼만길너셔 언필칭좌젼이라 강목이라ᄒᆞ야 남의나라 긔쳔년 흥망셩쇠만의론ᄒᆞ이 ᄂᆡ나라 빈부강약은 ᄭᅮᆷ도안이ᄭᅮ다가 오ᄂᆞᆯ 이디경을ᄒᆞ얏소

 

이ᄐᆡ리국 역비다산에 올ᄎᆞ학이라ᄂᆞᆫ 구멍이잇서 ᄒᆡ슈로 통ᄒᆞ얏더니 홀연산이 문어져 구멍 어구가 막힌지라 그속이 칠야갓치 캄캄ᄒᆞᆫᄃᆡ 본ᄅᆡ잇든 고기들이 나아오지못ᄒᆞ이 슈ᄇᆡᆨ년을 ᄉᆡᆼ장ᄒᆞ야 눈이잇스나 쓸곳이업더니 어구의 막혓던 흙이 ᄒᆡ마다 바다물에 ᄑᆡ여가며 일죠에 궁기 도로열니ᄆᆡ 밧게고기가 드러와 슈업시잡아먹되 그안에잇든 고기ᄂᆞᆫ 눈을 멀둥멀둥ᄯᅳ고도 져ᄒᆡᄒᆞ랴ᄂᆞᆫ것을 젼연히모로고 졀로밀녀 어구밧게를 혹나아왓스나 못보든눈이 죨지에 ᄐᆡ양을당ᄒᆞᄆᆡ 현긔가나며 졍신이업셔 어릿어릿ᄒᆞ드라ᄒᆞ이 그와갓치 ᄃᆡ문 즁문ᄭᅪᆨᄭᅪᆨ닷고 밧게 눈이오ᄂᆞᆫ지 비가오ᄂᆞᆫ지 도모지아지못ᄒᆞ고사든 우리나라 이왕교육은 올ᄌᆞ학교육이라 ᄒᆞᆯ만ᄒᆞ이 그교육밧은 남ᄌᆞ들이 무슨졍신으로 우리졍지를 ᄉᆡᆼ각ᄒᆞ겟쇼 우리녀ᄌᆞ의말이 쓸 ᄃᆡ업슬듯ᄒᆞ나 ᄌᆞ국의 졍신으로 ᄒᆞᄂᆞᆫ말이니 오희려 만국공ᄉᆞ의 헛담판보다낫슴닌다 여러분 부인들은 대한녀ᄌᆞ교육계에 별방침을연구ᄒᆞ이시

 

(금운) 여보 셜헌씨ᄂᆞᆫ 학문셜명을 ᄌᆞ세히ᄒᆞ셧스나 그셩질과 형편이 그ᄅᆡ도 미진ᄒᆞᆫ곳이잇슴니다

 

우리나라지식을 보통케ᄒᆞ랴면 그소위 무슨변에 무슨자 무슨아ᄅᆡ 무슨ᄌᆞ라ᄂᆞᆫ 녯날 상뎐으로 알든 즁국글을 폐지ᄒᆞ여야 필요ᄒᆞ겟소 대뎌 글이라 ᄒᆞᄂᆞᆫ것은 말과 쇼와 갓하셔 그나라의 범ᄇᆡᆨ졍신을 실어두ᄂᆞ이 우리나라 소위한문은 곳지나의 말과 쇼라 다만 지나의 졍신만 시럿스니 우리나라 사람이야 평ᄉᆡᆼ을 ᄭᅳᆯ고 단긴들 무슨리익이 잇겟소 그런즁에 그 말과 소가 대단히 ᄉᆞ오나와 죰쳬 사ᄅᆞᆷ은 ᄭᅮᆯ지못ᄒᆞ오

 

그글은 줄업긔한이 업고 일평ᄉᆡᆼ을 읽을지라도 리ᄐᆡᄇᆡᆨ 한퇴지ᄂᆞᆫ 못되며 혹상등으로 춍명ᄒᆞᆫ쟈가 물 쥐어먹고 십년 이십년을 읽어셔 실ᄌᆡ이 거벽이라ᄒᆞ야 눈압에 영웅이업고 셰샹이 돈ᄶᅡᆨ만ᄒᆞ야 ᄂᆡ이 ᄂᆡ로라고 돌이질치더ᄅᆡ도 그 사ᄅᆞᆷ다려 졍치를무르면 모른다 법률을물으면 모른다 쳘학 화학 리학을물으면 모로노라 농학 상학 공학을물으면 모로노라 그러면 우리대종교 공부자 도학의셩질은 엇더ᄒᆞ이 뭇게되면 그신셩ᄒᆞ신 진리ᄂᆞᆫ 모로고 다만아노라ᄒᆞᄂᆞᆫ것은 공ᄌᆞ님은 ᄭᅮ러안지셧지 공ᄌᆞ님은 광슈의입의셧지ᄒᆞ야 가장 도통을 이은듯이 녁이니 다만 광슈의만 입고 ᄭᅮ러만안졋스면 사ᄅᆞᆷ마다 쳔만년 죵교부ᄌᆞ이 되오릿가

 

공ᄌᆞ님은 츔도츄시고 노ᄅᆡ도ᄒᆞ이시 풍류도ᄒᆞ이시 션ᄇᆡ도되시고 문장도 되시고 장슈가되셔도 가ᄒᆞ이 졍승이되셔도 가ᄒᆞ이 텬ᄌᆞ도 가이되실신셩ᄒᆞ신 우리 공부ᄌᆞ님을 엇지ᄒᆞ야 속은컴컴ᄒᆞ이 외양만 번쥬그러ᄒᆞᆫ 위인들이 광슈만 입고 ᄭᅮ러만안져 공ᄌᆞ님 도학이 이ᄲᅮᆫ이라ᄒᆞ야 고담쥰론을ᄒᆞ면셔 이럿케 ᄒᆞ여야 집을보죤ᄒᆞ이 인군을셤긴다ᄒᆞ야 ᄌᆞ긔 ᄌᆞ숀ᄲᅮᆫ안이라 남의ᄌᆞ뎨ᄭᅡ이 연골에 버려 골ᄉᆡᆼ원님이 되게ᄒᆞ이 그런쟈들은 죵교에란젹이오 교육에공젹이라 공ᄌᆞ님게셔 대단히 욕보셧소 셜ᄉᆞ 공ᄌᆞ님이 ᄉᆡᆼ존ᄒᆞ셧슬지라도 오히려 북을울녀 그쟈들을 벌ᄒᆞ셧스리다

 

그만도못ᄒᆞᆫ 승부ᄭᅮᆫ이라 일ᄎᆞᄭᅮᆫ이라 하ᄂᆞᆫ쟈ᄂᆞᆫ 텬시도모로고 디리도모로고 다만 의취업ᄂᆞᆫ 강남풍월한다년이라 ᄯᅳᆺ도모로난것은 원코형코라ᄒᆞ야 국가의슈용ᄒᆞᄂᆞᆫ 인ᄌᆡ노릇을 ᄒᆞ엿스니 그럿코야 엇지 나라이 이디경이 안이되겟소

 

대톄 글을무엇에 쓰자고읽소 ᄉᆞ리를 통ᄒᆞ랴고 읽ᄂᆞᆫ것인ᄃᆡ ᄂᆡ나라 디지와 력ᄉᆞ를모로고셔 졔갈량젼과비ᄉᆞᄆᆡᆨ젼을 쳔번만번이나읽은들 현금비참ᄒᆞᆫ 디경을 면ᄒᆞ겟소 일본학교 교과셔를보시오 소학교교과ᄒᆞᄂᆞᆫ것은 당초에 대한이라 쳥국이라ᄂᆞᆫ 말도업시 다만 ᄌᆞ국인물이 엇더ᄒᆞ이 ᄌᆞ국디리가 엇더ᄒᆞ다ᄒᆞ야 ᄌᆞ국졍신이 구든후에 비로소 만국력ᄉᆞ과 만국디지를 가ᄅᆞ치니 그런고로 무론 남녀ᄒᆞ이 ᄌᆞ국의 보통지식 업ᄂᆞᆫ쟈이 업셔 오ᄂᆞᆯ날 뎌러ᄒᆞᆫ 큰셰력을엇어 나라의 영광을 ᄂᆡ엿소

 

우리나라 남ᄌᆞ들은 거륵ᄒᆞ이 고명ᄒᆞᆫ 학문이잇ᄂᆞᆫ듯ᄒᆞ나 우리녀ᄌᆞ샤회에야 그썩고 ᄂᆡ암ᄉᆡ나ᄂᆞᆫ 텬디현황글잘나 아ᄂᆞᆫ사ᄅᆞᆷ이 몃이나 되오 남ᄌᆞ들도 응당 귀도잇고 눈도잇스리니 타국남ᄌᆞ와갓치 학문을 힘쓰려니와 우리녀ᄌᆞ도 타국녀ᄌᆞ와갓치지식이잇셔야 우리대한 ᄉᆞᆷ쳔리강토도보젼ᄒᆞ이 우리녀ᄌᆞ 루ᄇᆡᆨ년금슈도 면ᄒᆞ리니 지식을 넓히랴면 하필어렵고 어려온 십년이십년 ᄇᆡ과도 텬치를 면치못ᄒᆞᆯ 한문이 쓸 ᄃᆡ잇소 불가불 ᄌᆞ국교과를 힘써야 되겟다ᄒᆞᆷ니다

 

(국란) 안이오 우리나라이 갓득무식ᄒᆞᆫᄃᆡ 그남아 한문도업셔지면 슈모셰계를 만들냐오 슈모란것은 눈이업시 ᄉᆡ오를 ᄯᅡ라단기면서 ᄉᆡ오눈을 졔눈갓치 아ᄂᆞ이 슈모셰계가되면 ᄉᆡ오ᄂᆞᆫ 어ᄃᆡ잇나 안이될말이오 졸디에 한문을 업시ᄒᆞ이 국문만힘쓰면 무슨별지식이 나릿가 나도 한문을 좃타ᄒᆞᄂᆞᆫ것은 안이나 형편으로말ᄒᆞ이 요슌이ᄅᆡ 치국평텬하ᄒᆞᄂᆞᆫ법과 슈신졔가ᄒᆞᄂᆞᆫ 쳔ᄉᆞ만ᄉᆞ이 모다 한문에잇스니 졸디에 한문을업ᄉᆡ이 국문만쓰면 비유컨ᄃᆡ 류리창을ᄯᅥ여바리고 흙벽치ᄂᆞᆫ 셰음이오 국문은 우리나라 셰죵대왕ᄭᅴ셔 만드실ᄯᆡ 젹공이 대단ᄒᆞ셧소 ᄉᆞ신을여러번 즁국에보ᄂᆡ여 그셩음리치를 알아다가 ᄌᆞ모음을 만드시니 반졀이 그것이오

 

우리 셰죵대왕 근로ᄒᆞ신 셩덕은 다말ᄉᆞᆷᄒᆞᆯ슈업거니와 반졀몃쥴에 나라 돈도 만이드럿소 그럿컨만는 ᄇᆡᆨ셩들은 쥿드른한문ᄌᆞ만 슝상ᄒᆞ이 국문은 바려두어셔 암글이라지목ᄒᆞ야 부인이나 쳔인이ᄇᆡ호되 반졀만ᄭᆡ치면 다시읽을것이 업스니 보ᄂᆞᆫ것은 다만츈향젼 심쳥젼 홍길동젼등물ᄲᅮᆫ이라 츈향젼을보면 뎡치를알겟소 심쳥젼을보고 법률을알겟소 홍길동젼을보아 도덕을알겟소 말ᄒᆞᆯ진ᄃᆡ 츈향젼은 음탕교과셔오 심쳥젼은 쳐량교과셔오 홍길동젼은 허황교과셔라 ᄒᆞᆯ 것이니 국민을 음탕교과로 가ᄅᆞ치면 엇지풍속이 아ᄅᆞᆷ다오며 쳐량교과로 가ᄅᆞ치면 엇지장진지망이 잇스며 허황교과로 가ᄅᆞ치면 엇지졍대ᄒᆞᆫ긔상이 잇스릿가 우리나라 란봉남ᄌᆞ과 음탕ᄒᆞᆫ녀ᄌᆞ의 졔반악징이 다이에셔나니 그영향이 엇더ᄒᆞ오

 

혹 발명ᄒᆞ랴면 츈향젼을 누가 가ᄅᆞ쳣나 심쳥젼을 누가 ᄇᆡ오라나 홍길동젼을 누가 읽으라나 비록 읽으라ᄒᆞᆯ지라도 다 졔게 달녓지ᄒᆞᆯ터이나 이것이 가ᄅᆞ친것보다 더ᄒᆞ이 휘문의슉갓ᄒᆞᆫ 슈층양옥과 보셩학교갓ᄒᆞᆫ 너른교장에 칠판 괘죵 ᄎᆡᆨ상 걸상을 벌여노코 고명ᄒᆞᆫ교ᄉᆞ을 월급쥬어 가ᄅᆞ치ᄂᆞᆫ것보다 더심ᄒᆞ오 그것은 구역과 시간이나 잇거니와 이것은 구역도업고 시간도업시 젼국남녀들이 자유권으로 틈틈이보고 곳곳이읽으니 그됴흔 몃ᄇᆡᆨ만 쳥년을 음탕ᄒᆞ이 쳐량ᄒᆞ이 허황ᄒᆞᆫ구멍에 쓰러뭇ᄂᆞᆫ단 말이오

 

그나그ᄲᅮᆫ이오 혹 긔도ᄒᆞ이 아ᄒᆡ를낫ᄂᆞᆫ다 혹 산신이 강림ᄒᆞ야 복을쥰다 혹 면례를 잘ᄒᆞ여 부귀를엇ᄂᆞᆫ다 혹 불공ᄒᆞ야 ᄌᆡᄋᆡᆨ을막낫다 혹 돌구멍에셔 룡마가낫다 혹 신션이 학을타고 논다 혹 최판관이 붓을들고 안졋다ᄒᆞᄂᆞᆫ 졔반악징의 괴괴망칙ᄒᆞᆫ 말을 다국문으로 긔록ᄒᆞ야 출판ᄒᆞᆫ판ᄎᆡᆨ도만코 등츌ᄒᆞᆫ셰ᄎᆡᆨ도만아 경향 각쳐에 불ᄯᅩᆼ ᄯᅱ여ᄇᆡᆨ이듯 업ᄂᆞᆫ집이업스니 그것도 오거셔라 평ᄉᆡᆼ을보아도 못다보오

 

그ᄎᆡᆨ을 나도여간보앗거니와 됴흔죠희에 쥬옥갓ᄒᆞᆫ 글시로 셰셰셩문ᄒᆞ야 혹이ᄉᆞᆷ권 혹슈십여권되ᄂᆞᆫ것이만코 ᄇᆡᆨ권ᄂᆡ외되ᄂᆞᆫ것도잇스니 그ᄌᆞ본은젹으며 그셰월은 얼마나 허비ᄒᆞ얏겟소 ᄇᆡᆨᄒᆡ무리ᄒᆞᆫ 그ᄎᆡᆨ을 갑을 쥬고사며 셰를쥬고 엇더보니 그돈은 헛돈이안이요 국문폐단은 그러ᄒᆞ이지마 지금 금운씨의 말과갓치 한문을젼폐ᄒᆞ이 국문만쓸진ᄃᆡ 츈향젼 심쳥젼 길동젼이되겟소 괴악망측ᄒᆞᆫ 소셜이 졔ᄌᆞᄇᆡᆨ가가되겟소 그ᄂᆞᆫ 다나의 분격ᄒᆞᆫ말이라 나도 ᄒᆞᆼ상 말ᄒᆞ이기 ᄌᆞ국졍신을 보존ᄒᆞ랴면 국문을 써야되겟다ᄒᆞ이지마 그방법은 졸디에 계획ᄒᆞᆯ슈업심니다

 

가령 남의큰집에 들엇다가 그집이 본ᄅᆡ 남의집이라 미덤성이 업다ᄒᆞ이 ᄯᅥ나랴면 ᄒᆞᆫ편으로 ᄎᆞᄎᆞ ᄌᆡ목을 쥰비ᄒᆞ이 목슈셕슈를불너 시역ᄒᆞᆯᄉᆡ 몬져 ᄇᆡ산림류됴흔곳에 터를닥가 모월모일모시에 립쥬ᄒᆞ이 일ᄃᆡ문장의게 상량문을 밧아 아랑위아랑위ᄒᆞᄂᆞᆫ 소ᄅᆡ에 슈십쳑들보를놉히언고 뎡당몃간 침실몃간 ᄒᆡᆼ랑몃간을 예산ᄃᆡ으 셰워노니 ᄎᆞ방다락 죠밀ᄒᆞ이 도ᄇᆡ장판 졍쇄ᄒᆞᆫ대 우리나라 효ᄌᆞ 렬녀의 됴흔말ᄉᆞᆷ을 문장 명필의 고명ᄒᆞᆫ솜씨로 긔록ᄒᆞ야 부벽쥬련으로 여긔뎌긔 붓치고 나도 ᄂᆡ집사랑ᄒᆞᆫ다ᄂᆞᆫ 대자현판을 뎡당에 놉히단연후에 그졔야 셰간즙물을 옴계다가 ᄊᆞ을ᄃᆡᄊᆞ코 노을ᄃᆡ노아 질자ᄇᆡ이 부짓당이 ᄒᆞᆫᄀᆡ라도 서실이업셔야 이사ᄒᆞᆫ ᄒᆡ이 업나니 만일 녯 집을 남의 집이라 ᄒᆞ야 죨디에 몸만 나오든지 셰간집물을 한ᄃᆡᄂᆡ야노튼지ᄒᆞ이 그집을뷔여 쥬인을맛기면 어ᄃᆡ으 가자ᄂᆞᆫ말이오

 

우리나라 국문은 미상불 됴흔글이나 닥달아니ᄒᆞᆫᄌᆡ목과 갓ᄒᆞ이 만일 한문을발이고 국문만쓰랴면 한문에잇ᄂᆞᆫ 쳔만ᄉᆞ과 쳔만법을 국문으로 번역ᄒᆞ야 유루ᄒᆞᆫ것이 업슨연후에 셔셔히 한문을폐ᄒᆞ야 지라ᄉᆞᄅᆞᆷ을 되쥬든지 우리가 휴지로 쓰든지ᄒᆞ이 그졔야 국문을 가위글이라ᄒᆞᆯ것이니 이일을 예산ᄒᆞᆫ즉 오십년량이라야 셩공ᄒᆞ겟소

 

만일 졸디에 한문을 업시ᄒᆞ랴면 남의집이라고 몸만 나오ᄂᆞᆫ것과 무엇이다르오 남의집은 쥬인이잇서 혹 ᄂᆡ여노라고 독촉도ᄒᆞ이려니 한문이야 뉘가 ᄂᆡ여노라 ᄒᆞᄂᆞᆫ말이잇소 셔셔히 형편을보아 폐지ᄒᆞᆷ이 가ᄒᆞᆯ것이오 국문만쓸지라도 녯날보던 츈향젼이니 길동젼이니 심쳥젼이니 그외에 여러가지 음담ᄑᆡ셜을 다 엄금ᄒᆞ여야 국문에영향이 졍대ᄒᆞ이 광명ᄒᆞ이 그러치못ᄒᆞ이 슈쳔년 슝상ᄒᆞ던 한문만 일어바리리니 졍대ᄒᆞᆫ 국문만쓸진ᄃᆡ 누가 편리치안타 ᄒᆞ오릿가

 

가령 한문의 부ᄌᆞ군신이 국문의 부ᄌᆞ군신과 경즁이잇소 국문의 ᄇᆡᆨ량쳔량이 한문의 ᄇᆡᆨ량 량과 다소가잇소 국문으로 ᄑᆡ독산 방문을ᄂᆡ여도 발산되기ᄂᆞᆫ 일반이오 국문으로 ᄉᆞᆷᄒᆡ쥬방법을 빙거ᄒᆞ야도 취ᄒᆞ기ᄂᆞᆫ 한모양이오 국문으로 욕셜ᄒᆞ이 탄ᄒᆞ지안켓소 한문으로 층찬ᄒᆞ이 더조아ᄒᆞ겟소 국문의 호랑이도 무셥고 국문의 원앙ᄉᆡ도 어엽부리라

 

국문과 한문이 다름업스나 엇지우리 녀ᄌᆞ권리로 연혁을 확뎡ᄒᆞ리오 문부관리들 참ᄯᅡᆨᄒᆞᆫ것이 국문은쓰든지 아니쓰든지 그잡담소셜이나 금ᄒᆞ얏스면 됴켓소 그것발ᄆᆡᄒᆞᄂᆞᆫ쟈들이 투젼장ᄉᆞ나 다름업나니 투젼은 ᄌᆡ물이나 상ᄒᆞ이려니 음담소셜은 졍신죳ᄎᆞ 바리오 문부관리들 그안이 답답ᄒᆞ오 쳥년남녀의 졍신일ᄂᆞᆫ것을 엇지참아 안져보기만ᄒᆞ오

 

학무국은 무슨일들ᄒᆞ며 편집국은 무슨일들ᄒᆞ는지 져러ᄒᆞᆫ관리를 밋다가ᄂᆞᆫ ᄇᆡ곱에 노송나무가나겟소 우리녀ᄌᆞ샤회가 단톄ᄒᆞ야 문부관리에게 질문ᄒᆞᆫ번 ᄒᆞ야보옵시다

 

여보 샤회단톄가 그리용이ᄒᆞ오 우리나라 ᄇᆡᆨ년이하 각항단톄를 ᄂᆡ 대강말ᄒᆞ오리다 관인사회ᄂᆞᆫ 말ᄒᆞᆯ것이 업거니와 죵교사회를 말ᄒᆞᆯ지라도 무론언의 나라ᄒᆞ이 죵교업시 엇지사오 야만부락의 코기리게 졀ᄒᆞᄂᆞᆫ것과 ᄐᆡ양에비ᄂᆞᆫ것과 불과 물을위ᄒᆞᄂᆞᆫ것을 웃기ᄂᆞᆫ 웃거니와 그진리를 연구ᄒᆞ이 용혹무괴오 만일 다슈ᄒᆞᆫ국민이 겁ᄂᆡᄂᆞᆫ것도업고 의귀ᄒᆞᆯ곳도업고 존층ᄒᆞᆯ것도업스면 엇지국민의 질셔가잇겟소 약육강식ᄒᆞᄂᆞᆫ 금슈셰계만도 못ᄒᆞ리다

 

그런고로 ᄐᆡ셔뎡치가에셔 남의나라에 강약허실을 ᄉᆞᆲ히랴면 몬져 그나라죵교셩질을 본다ᄒᆞ이 그말이 유리ᄒᆞ오 만일 종교에 의귀ᄒᆞᆯ바이업스면 비록 인물이 번셩ᄒᆞ이 토디가광ᄃᆡᄒᆞᆫ 나라로 군부에 대포가 가득ᄒᆞ이 탁지에 금젼이 가득ᄒᆞ이 공부에 긔게가 가득ᄒᆞᆯ지라도 슈ᄇᆡᆨ년젼 남미인종과 다름업스리다

 

동셔양 종교슈효와 범위를 말ᄉᆞᆷᄒᆞ건ᄃᆡ 회회교 희랍교 토슉탄교 쳔쥬교 긔독교 셕가교와 그외에 여러교가 각각 범위를넓혀 셰계에 셰력를확장호ᄃᆡ 뎌교ᄂᆞᆫ 그르다 이교ᄂᆞᆫ 올타ᄒᆞ야 경ᄌᆡᆼᄒᆞᄂᆞᆫ 셰력이 대포장챵보다 ᄆᆡᆼ렬ᄒᆞ이 그즁에 망ᄒᆞᄂᆞᆫ 나라도만코 흥ᄒᆞᄂᆞᆫ 사ᄅᆞᆷ도만소

 

우리동양 뎨일종교ᄂᆞᆫ 세계의 독일무이ᄒᆞ신 대셩지셩ᄒᆞ신 공부ᄌᆞ안이시오 그말ᄉᆞᆷ에 졍대ᄒᆞᆫ 부ᄌᆞ 군신 부부 형뎨 붕우에 일용상ᄒᆡᆼᄒᆞᄂᆞᆫ일을 의론ᄒᆞ사 사ᄅᆞᆷ으로ᄒᆞ야금 사ᄅᆞᆷ되ᄂᆞᆫ도리를 가ᄅᆞ치시니 그셩덕이 거록ᄒᆞ이시 융셩ᄒᆞ이시 향념ᄒᆞ시ᄂᆞᆫ ᄆᆞᄋᆞᆷ이 일광과갓흐사 귀쳔남녀업시 다비취이것마는 우리나라ᄂᆞᆫ 범위를좁혀셔 남ᄌᆞ만 종교를알지 녀ᄌᆞᄂᆞᆫ 모롤게라 귀인만 종교를알지 쳔인은 모롤게라ᄒᆞ야 대셩젼에 졔관ᄊᆞ홈이나ᄒᆞ이 시골향교에 ᄌᆡ임이나 파라먹고 소민들은 향교츌렴이나 물이니 공ᄌᆞ님의 도ᄒᆞᄂᆞᆫ것이 무엇이오

 

도포나 입고 쌍상토나틀고 혁ᄃᆡ과 즁영이나 달고 ᄭᅮ러안져셔 마ᄋᆞᆷ이 엇더ᄒᆞᆫ것이라 셩픔이 엇더ᄒᆞᆫ것이라ᄒᆞ며 진리ᄂᆞᆫ모로고 쥿들은풍월갓치 짓거리면셔 이만ᄒᆞ이 슈신졔가도 ᄌᆞ족ᄒᆞ이 치국평텬하도 ᄌᆞ족ᄒᆞ이 셰상도 한심ᄒᆞ이 나갓ᄒᆞᆫ 도학군ᄌᆞ를안이쓰기로 이러타ᄒᆞ야 ᄇᆡᆨ가지로 괴탄ᄒᆞ다가 혹 셰도ᄌᆡ상에게 소개ᄒᆞ야 좨쥬찬션으로 초션이나되면 공ᄌᆞ님이 당시에 ᄌᆞ긔로만알고 도ᄐᆡ을 ᄲᅩᆸ아ᄂᆡ며 괴팩ᄒᆞᆫ위인에 야ᄆᆡᄒᆞᆫ언론으로 텬하대셰도 모로고 쳑양ᄒᆞᆸ시다 쳑왜ᄒᆞᆸ시다 상소나 요명ᄎᆞ으 눈치보아가며 ᄒᆞᆫ두번ᄒᆞ야 시골션ᄇᆡ의 칭찬이나 듯ᄂᆞᆫ것이 대욕소관이지 녯적 뎡ᄌᆞ산의 외교슈단을 공ᄌᆞ님도 칭찬ᄒᆞ셧스니 공ᄌᆞ님은 쳑화를 모로시오 쳑화도 형편ᄃᆡ으 ᄒᆞᄂᆞᆫ것이지 부ᄭᅳᆺ으로만 쳑화쳑화ᄒᆞ이 쳑화가되오 ᄯᅩ고상ᄒᆞ이 ᄌᆞ칭ᄒᆞᄂᆞᆫ쟈ᄂᆞᆫ 당초 사직으로 장기를삼아 나라가 ᄂᆡ게 무슨상관잇나 ᄇᆡᆨ셩이 ᄂᆡ게 무슨리ᄒᆡ잇나 독션기신이 뎨일이지 자딜도 이러케가ᄅᆞ치고 문인도 이러케어거하야 혹 총명ᄌᆡᄌᆞ이 잇셔 각국문명을 흠션ᄒᆞ야 뎡치가엇더ᄒᆞ이 법률이엇더ᄒᆞ이 교육이엇더ᄒᆞ이 언론을 ᄒᆞ게되면 ᄌᆞ셰히듯지ᄂᆞᆫ 안이ᄒᆞ이 돌녀 셰우고 고담쥰론으로 아모집 ᄌᆞ식도 버렷다 그조상도 불상ᄒᆞ다ᄒᆞ야 문인ᄌᆞ뎨를 엄ᄒᆞ게 신칙ᄒᆞ되 아모ᄀᆡ과 상종을말나 그말을 듯다가ᄂᆞᆫ 너의가 ᄂᆡ눈압에 뵈이지말나ᄒᆞ이 우리이쳔만인이 다그사ᄅᆞᆷ의 뎨ᄌᆞ되면 나라ᄭᅩᆯ은 잘되겟지오

 

그만도못한 시골고라리 사회ᄂᆞᆫ 더구나 장관이지 공ᄌᆞ님셩씨가 누구신지오 휘자가무엇인지 알지도못ᄒᆞᄂᆞᆫ 인류들이 향교와 셔원은 ᄌᆞ긔들의 밥자리로 알고 샤돈여보게 츌표ᄒᆞ러가셰 ᄉᆡᆼ딜너도 슐먹으로오너라 도야지나잡앗ᄂᆞᆫ지 ᄀᆡ장국도 ᄭᅫ먹겟네 슈복아 츌렴통문노아라 고직아 별하긔닥가라 아모가 문필은 ᄯᅩᆨᄯᅩᆨᄒᆞ이지마 지톄가낫바 봉향가음못되야 아모ᄂᆞᆫ 무식ᄒᆞ이지마 셰력을 ᄉᆡᆼ각ᄒᆞ이 ᄃᆡ츅이야 갈데잇나 명륜당이 견고ᄒᆞ야 슐쥬졍좀ᄒᆞ야도 무너질ᄇᆡ 업지 교궁은 이러케위ᄒᆞ여야 종교를밝히지 아모골향교에ᄂᆞᆫ 학교를 셜시ᄒᆞ얏다ᄒᆞ이 아모골 향교젼답을 학교에 붓쳣다ᄒᆞ이 그골에ᄂᆞᆫ 사ᄅᆞᆷ의 삿기갓흔것이 하나업서 그러ᄒᆞᆫ변이 어ᄃᆡᄯᅩ잇나 아모골 향족이 명륜당에안졋다니 그마루장은 ᄃᆡᄑᆡ질을ᄒᆞ여라 아모집 일명이 ᄉᆡᆨ장을붓텃다니 그ᄌᆡ판을 슈섬이질이나ᄒᆞ여라ᄒᆞ야 종교라ᄂᆞᆫ종 ᄶᆞᄂᆞᆫ 무슨종ᄶᆞ며 교ᄶᆞᄂᆞᆫ 무슨교ᄶᆞ인지 착착졉어 몬지속에 파뭇고싸호ᄂᆞ이 양반이오 다토ᄂᆞ이 ᄌᆡ물이라 이것이 우리 신셩ᄒᆞ신 대종교라ᄒᆞ오

 

한심ᄒᆞ이 통곡ᄒᆞᆯ만도ᄒᆞ오 종교가 이러틋 부ᄑᆡᄒᆞ이 국셰가 엇지강셩ᄒᆞ겟소

 

향교와 셔원셩질을 말ᄒᆞ리다 셔원은 소학교자격이오 향교는 즁학교자격이오 ᄐᆡ학은 대학교자격이라 셔원은 션현화상을 봉안ᄒᆞ야 소학동ᄌᆞ로ᄒᆞ야곰 ᄌᆞ국 인물을 긔념케ᄒᆞᆷ이오 향교에ᄂᆞᆫ 대셩인위ᄑᆡ을 봉안ᄒᆞ야 즁학학ᄉᆡᆼ으로ᄒᆞ야곰 종교를 경앙케ᄒᆞᆷ이오 ᄐᆡ학에ᄂᆞᆫ 례악문물을 더융셩히ᄒᆞ야 ᄐᆡ학학ᄉᆡᆼ으로ᄒᆞ야곰 종교ᄉᆞ상이 더욱 견코케ᄒᆞᆷ이니 엇지다만 제ᄉᆞ만 소즁이라ᄒᆞ야 사당집과 일반으로 돌녀보ᄂᆡ리오 교육을 쥬장ᄒᆞᄂᆞᆫ고로 향교와 셔원을 당초에 셜시ᄒᆞ얏고 종교를 귀즁ᄒᆞᄂᆞᆫ고로 대셩인과 명현을 뫼셧고 셩현을 뫼신고로 제례를 ᄒᆡᆼᄒᆞᄂᆞ이 교육과 종교ᄂᆞᆫ 주톄가되고 졔ᄉᆞᄂᆞᆫ ᄀᆡᆨ톄가되거ᄂᆞᆯ 근ᄅᆡᄂᆞᆫ 쥬톄ᄂᆞᆫ 업셔지고 ᄀᆡᆨ톄만 슝상ᄒᆞ이 엇지 렬셩조의 셜시ᄒᆞ신 본의라ᄒᆞ리오

 

졔ᄉᆞ만 위ᄒᆞᆫ다ᄒᆞᆯ진ᄃᆡ ᄐᆡ묘도 ᄒᆞᆫ곳ᄲᅮᆫ이어ᄂᆞᆯ 아모리 셩인을 존봉ᄒᆞᆯ지라도 엇지 ᄉᆞᆷᄇᆡᆨ륙십여군에 골골마다 향화를밧들닛가 뎌무식ᄒᆞᆫ쟈들이 교육과 종교ᄂᆞᆫ 버리고 졔ᄉᆞ만 위즁ᄒᆞᆫ다ᄒᆞᆫ들 셩현의마ᄋᆞᆷ이 엇지 편안ᄒᆞ시릿가

 

종교에야 엇지귀쳔과 남녀가 다르겟소 지금이라도 종교를위ᄒᆞ랴면 셩경현젼을 알아보기쉽도록 국문으로 번역ᄒᆞ야 거리거리 연셜ᄒᆞ이 셩묘와 셔원에 무ᄋᆡ희 롱용ᄒᆞ며 가령 졔ᄉᆞ로말ᄒᆞᆯ지라도 귀인은 귀인례복으로 참ᄉᆞᄒᆞ이 쳔인은 쳔인의관으로 참ᄉᆞᄒᆞ이 녀ᄌᆞᄂᆞᆫ 녀ᄌᆞ의복으로 참ᄉᆞᄒᆞ야 너도 공ᄌᆞ님 뎨ᄌᆞ 나도 공ᄌᆞ님 뎨ᄌᆞ되기 일반이라ᄒᆞ이 종교범위도 널고 샤회단톄도 굿으리다

 

ᄯᅩ샤회의 폐습을 말ᄒᆞᆯ진ᄃᆡᆫ 확실ᄒᆞᆫ 단톄ᄂᆞᆫ 못보겟습듸다 상업샤회ᄂᆞᆫ 에누리 샤회오 공장샤회ᄂᆞᆫ 날님샤회오 롱업샤회ᄂᆞᆫ 야ᄆᆡ샤회라 하나도진실ᄒᆞ이 기묘ᄒᆞ야 외국문명을 당ᄒᆞᆯ것은 업스니 무슨단톄가 되겟소 근ᄅᆡ 신교육샤회ᄂᆞᆫ 구교육샤회보다ᄂᆞᆫ 낫다ᄒᆞ나 불심상원이오

 

관공립은 화욕학교라 실상은업고 문구ᄲᅮᆫ이오 각쳐사립은 단명학교라 긔본이 업셔 번ᄎᆞ레로 폐지ᄒᆞᆯᄲᅮᆫ안이라 무론아모학교든지 그즁에 렬심ᄒᆞᆫ다ᄂᆞᆫ 교장이니 찬셩장이니ᄒᆞᄂᆞᆫ 임원다려뭇되 이학교에 제갈량과 리슌신과 비ᄉᆞᄆᆡᆨ과 격란ᄉᆞ돈갓ᄒᆞᆫ인ᄌᆡ을 교육ᄒᆞ야 일후의 국가대ᄉᆞ을 경륜ᄒᆞ랴오ᄒᆞ이 열에ᄒᆞᆫ둘도 업고 ᄯᅩ뭇되 이학교에 인ᄌᆡ셩취ᄂᆞᆫ 이다음일이오 교육샤회에 명예나 취ᄒᆞ랴오ᄒᆞ이 열에칠팔이더되니 그셩의가 그러ᄒᆞ고야 엇지장구이 유지ᄒᆞ겟소 교원강ᄉᆞ도 한만ᄒᆞᆫ츌입을 안이ᄒᆞ이 시간을직히여 왕ᄅᆡᄒᆞᆫ다니 그렬심은 거록ᄒᆞ오 공익을위ᄒᆞᆷ인지 명예를위ᄒᆞᆷ인지 월급을위ᄒᆞᆷ인지 명예도안이오 월급도안이오 실로 공익만 위ᄒᆞᆫ다ᄒᆞᄂᆞᆫ쟈몃이나되겟소

 

무론공ᄉᆞ관립ᄒᆞ이 여러학ᄉᆡᆼ들에게뭇되 학문을힘써 일후에 ᄉᆞ환을ᄒᆞ든지 일신쾌락을 희망ᄒᆞᄂᆞ이 국가에 몸을밧치ᄂᆞᆫ 졍신엇기를 쥬의ᄒᆞᄂᆞ냐ᄒᆞ게되면 대즁소학교 몃만명학도 즁에 국가졍신이라고 ᄃᆡ답ᄒᆞᄂᆞᆫ쟈 몃몃이나되겟소

 

ᄯᅩ녀ᄌᆞ교육회니 녀학교니ᄒᆞᄂᆞᆫ것도 권리업고 ᄌᆞ본업ᄂᆞᆫ 부인에게만 맛겨두니 엇지흥왕ᄒᆞ리오 무론아무샤회ᄒᆞ이 리익만위ᄒᆞ이 좀낫다ᄂᆞᆫ쟈ᄂᆞᆫ 명예만위ᄒᆞ이 진실ᄒᆞᆫ 셩심으로 나라를위ᄒᆞ야 이것을ᄒᆞᆫ다든가 ᄇᆡᆨ셩을위ᄒᆞ야 이것을ᄒᆞᆫ다ᄂᆞᆫ 쟈역시몃이나 되겟소

 

이럿케 교육교육ᄒᆞᆯ지라도 십년 이십년에 영향을알리니 그즁에도 몃사ᄅᆞᆷ이야 열심잇고 셩의잇셔 시사를 통곡ᄒᆞᆯ자가 잇겟지오마는 단톄효력을 오히려 못보거든 허물며 우리녀ᄌᆞ에 무슨단톄가 조직되겟소 아직가뎡여러ᄌᆞ녀를 잘가ᄅᆞ치고 졍분잇ᄂᆞᆫ녀ᄌᆞ들에게 셔로권고ᄒᆞ야 십인이모이고 이십 인이모야 ᄎᆞᄎᆞ단졍히 셔립ᄒᆞ여야 샤회든지 교육이든지ᄒᆞ여보지 졸디에 몃ᄇᆡᆨ명 몃쳔명을모아도 실효가업셔 일상남ᄌᆞ샤회만 못ᄒᆞ리다

 

(셜헌) 그러ᄒᆞ오마는 셰상일이 엇지아모것도 안이ᄒᆞ이 안져서 기다리기만ᄒᆞ릿가 여보우리 녀ᄌᆞ몃몃치 짓거리ᄂᆞᆫ것이 풀버레갓흘지라도 몃사ᄅᆞᆷ이 쥬창ᄒᆞ이 몃사ᄅᆞᆷ이 권고ᄒᆞ이 안이될일이 어ᄃᆡ잇소 셕달장마에 한졈볏이 ᄀᆡ일 ᄌᆞᆼ본이오 몃달가물에 한조각구름이 비올장본이니 우리몃ᄉᆞᄅᆞᆷ의말로 쳔만인 샤회가 되지아니ᄒᆞᆯ지 뉘알겟소

 

쳥국명ᄉᆞ 량게초씨 말ᄉᆞᆷ에ᄒᆞ얏스되 대뎌사ᄅᆞᆷ이 일을ᄒᆞ랴면 익의랴다가 ᄑᆡᄒᆞᆷ도 잇거니와 ᄑᆡᄒᆞᆯ가념려ᄒᆞ야 당초에 ᄒᆞ지안이ᄒᆞ이 이ᄂᆞᆫ 당초에 ᄑᆡᄒᆞᆫ샤ᄅᆞᆷ이라ᄒᆞ이 오날시작ᄒᆞ야 ᄅᆡ일셩공ᄒᆞᆯ일이 우리팔ᄌᆞ에 왜잇겟소 그러나 우리가 우줄거려야 우리ᄌᆞ식 손ᄌᆞ들이나 ᄒᆡᆼ복을누리지 일향 우리나라사ᄅᆞᆷ을 부ᄑᆡᄒᆞ이 무식ᄒᆞ이 조롱만ᄒᆞ이 ᄯᅩᆨᄯᅩᆨᄒᆞ이 료료ᄒᆞᆫ 남의나라사ᄅᆞᆷ이 우리게 소용잇소

 

우리나라 ᄉᆞᆷᄇᆡᆨ년이젼이야 엇더ᄒᆞᆫ졍치며 엇더ᄒᆞᆫ문물이오 일본이 지금아모리 문명ᄒᆞ다ᄒᆞ야도 범ᄇᆡᆨ졔도를 우리나라에서 만히ᄇᆡ와갓소 그나라국문도 우리나라왕인씨가 지은것이니 근일 우리나라이 부ᄑᆡ치안이ᄒᆞᆫ것은 안이나 단군긔ᄌᆞ이후로 슈쳔년이ᄅᆡ에 엇더ᄒᆞᆫ민족이오

 

철학가말에 편안ᄒᆞᆫ것이 위ᄐᆡᄒᆞᆫ근본이라ᄒᆞ이 우리나라 사ᄅᆞᆷ이 긔ᄇᆡᆨ년 평안ᄒᆞ얏슨즉 ᄒᆞᆫ번 위ᄐᆡᄒᆞᆫ일이 엇지업겟소 ᄯᅩ말ᄒᆞ얏스되 무식은 유식에 근원이라ᄒᆞ얏스니 우리나라 사ᄅᆞᆷ이 오ᄅᆡ무식ᄒᆞ얏스니 ᄒᆞᆫ번 유식ᄒᆞ지안이ᄒᆞᆯ 리유가 잇겟소

 

가령 남의집에 가셔보고 그집사ᄅᆞᆷ들은 음식도 잘ᄒᆞ이더 의복도 잘하더라 ᄂᆡ 집에셔ᄂᆞᆫ 의복 음식솜씨가 져러ᄒᆞ지못ᄒᆞ이 무엇에쓸고ᄒᆞ이 가속을 박ᄃᆡᄒᆞ이 남의됴흔 의복 음식이 ᄂᆡ게무슨상관잇소 ᄎᆞ라히 뎌음식은 엇더ᄒᆞ이 됴치안이ᄒᆞ이 이의복은 엇더ᄒᆞ이 됴치안이ᄒᆞ다ᄒᆞ야 졔도를 ᄌᆞ셰히 가ᄅᆞ쳐셔 남의것과 갓치ᄒᆞᄂᆞᆫ것만못ᄒᆞ이 부졀업시 ᄂᆡ집안사ᄅᆞᆷ만 불만히녁이면 가도가 바로 잡히리가 잇스릿가

 

소학에갈ᄋᆞᄃᆡ 됴흔사ᄅᆞᆷ이 업다ᄒᆞᆷ은 덕잇ᄂᆞᆫ말이 안이라ᄒᆞ얏스니 ᄂᆡ나라사ᄅᆞᆷ을 무식ᄒᆞ다고 릉멸ᄒᆞ야 권고ᄒᆞᆫ마듸업스면 유식ᄒᆞ신ᄆᆡ경씨만 홀노살으시랴오 여보여보 열심을 일치말고 어셔어셔 잡지도발간 교과셔도 지어셔 우리일쳔만 녀ᄌᆞ동포에게 돌닙시다

 

우리녀ᄌᆞ의 ᄆᆞᄋᆞᆷ이 이러ᄒᆞ이 남ᄌᆞ도 응당귀가잇겟지 십년 이십년을 멀다마오 산림어룬이 연셜군안이될지 뉘알며 향교ᄌᆡ임이 톄죠교사안이될지 뉘알겟소 속담에 일은말에 ᄯᅳᆫ쇠가달면 더ᄯᅳ겁다ᄒᆞ얏소

 

지금은 범ᄇᆡᆨ권리가 다남ᄌᆞ에게 잇다ᄒᆞᄂᆞ 영원ᄒᆞᆫ권리ᄂᆞᆫ 우리녀ᄌᆞ이 차지ᄒᆞ옵시다 ᄆᆡ경씨말ᄉᆞᆷ에 ᄌᆞ녀를 교육ᄒᆞ자ᄒᆞᆷ이 진리를 알으시ᄂᆞᆫ일이오 우리녀ᄌᆞ만 합심ᄒᆞ이 ᄌᆞ녀를 잘교육ᄒᆞ이 뎨이셔에 문명은 우리ᄉᆞ업이라 ᄒᆞᆯ슈잇소

 

ᄌᆞ식길으난 방법을 대강말ᄒᆞ오리다 ᄌᆞ식을 나은후에 가ᄅᆞ칠ᄲᅮᆫ안이라 ᄐᆡ속에셔부터 가ᄅᆞ친다ᄒᆞ얏스니 그런고로 례긔에 ᄐᆡ육법을 ᄌᆞ셰히말ᄒᆞ얏스되 부인이 잉ᄐᆡᄒᆞᄆᆡ 돗자리가 바르지안이ᄒᆞ이거 안지안이ᄒᆞ며 버힌것이 바르지안이ᄒᆞ이거 먹지말나ᄒᆞ얏스니 그안ᄂᆞᆫ돗 먹ᄂᆞᆫ음식이 ᄐᆡ덩이에 무슨상관이 잇겟소마는 바른도리로만 ᄒᆡᆼᄒᆞ야 마ᄋᆞᆷ에 잇지말나ᄒᆞᆷ이오 의원에 말에도 ᄌᆞ식ᄇᆡ인 부인이 잡것을 먹지말나ᄒᆞ이 음식의 차고 더온것을 평균케ᄒᆞ이 ᄇᆡ을 항상더옵게ᄒᆞ이 당삭ᄒᆞ이거 략간로동ᄒᆞ여야 슌산ᄒᆞᆫ다ᄒᆞ얏소

 

ᄇᆡ속에셔도 이럿케 조심ᄒᆞ려든 나온후에 엇지범연히 양육ᄒᆞ오릿가 졔가 비록 지각이 업슬ᄯᆡ라도 엇지그압에셔 터럭만치 그른일을 ᄒᆡᆼᄒᆞ겟소 밥먹ᄂᆞᆫ법 잠ᄌᆞᄂᆞᆫ법 말ᄒᆞᄂᆞᆫ법 거름것ᄂᆞᆫ법 일동일졍을 가ᄅᆞ치되 속이지안이ᄒᆞᆷ을 쥬장ᄒᆞ야 뎡대ᄒᆞᆫ셩품을 약육ᄒᆞᆫ즉 대인군ᄌᆞ이 엇지ᄒᆞ야 되지못ᄒᆞ릿가

 

ᄆᆡᆼᄌᆞ님 모친게셔 ᄆᆡᆼᄌᆞ님 길을실ᄯᆡ에 마참동편 이웃집에셔 도야지를 잡거ᄂᆞᆯ ᄆᆡᆼᄌᆞ님게셔 물으ᄉᆞᄃᆡ 뎌돗은 엇지ᄒᆞ야 잡ᄂᆞ닛가 ᄆᆡᆼ모희롱으로 너를먹이랴고 잡ᄂᆞᆫ다ᄒᆞ셧더니 즉시 후회ᄒᆞ이시 얼인아ᄒᆡ을 속이ᄂᆞᆫ법을 가ᄅᆞ쳣다ᄒᆞ이 그고기를사다가 먹이신일이잇고 ᄆᆡᆼᄌᆞ졈졈자라실ᄉᆡ 작란이심ᄒᆞᄉᆞ 산밋에셔 살ᄯᆡ에 상두군흉ᄂᆡ을 ᄂᆡ시거ᄂᆞᆯ ᄆᆡᆼ모갈ᄋᆞ사ᄃᆡ 이곳이 아ᄒᆡ길을곳이 못된다ᄒᆞ이시 뎌자근쳐로 이ᄉᆞᄒᆞ얏더니 ᄆᆡᆼᄌᆞ게셔 ᄯᅩ물건ᄆᆡᄆᆡᄒᆞᄂᆞᆫ 형용을 지으시니 ᄆᆡᆼ모ᄯᅩ집을ᄯᅥ나 학궁겻헤 거ᄒᆞ시ᄆᆡ 그졔야 ᄆᆡᆼ자 례졀잇ᄂᆞᆫ희롱을 ᄒᆞ시ᄂᆞᆫ지라 ᄆᆡᆼ모말ᄉᆞᆷ이 이ᄂᆞᆫ 참자식길을 곳이라ᄒᆞ이시 가ᄅᆞ쳐 만셰아셩이 되셧소 한아달을 가ᄅᆞ쳐 억조창ᄉᆡᆼ에게 무궁ᄒᆞᆫ도학이 밋게ᄒᆞ이시 교육이란것이 엇더ᄒᆞ오 만일 ᄆᆡᆼ자게셔 상두나메이시고 물건이나 팔나단이셧드면 오ᄂᆞᆯ날 ᄆᆡᆼ자님을 누가 알앗소

 

비유요지라 ᄒᆞᄂᆞᆫᄎᆡᆨ에 말ᄒᆞ얏스되 셔양에 ᄒᆞᆫ부인이 그아달을 잘교육ᄒᆞᆯᄉᆡ 그아달이 장셩ᄒᆞ야 장ᄉᆞᄎᆞ으 나아가거ᄂᆞᆯ 그부인이 부탁ᄒᆞ되 너ᄂᆞᆫ 어ᄃᆡ가든지 남속이지 안이ᄒᆞ기로 공부ᄒᆞ이 그아달이 ᄃᆡ답ᄒᆞ이 지화몃ᄇᆡᆨ원을 옷깃속에너코 ᄒᆡᆼᄒᆞ다가 즁로에셔 도젹을맛나니 그도젹이 뭇되 너ᄂᆞᆫ 무슨업을ᄒᆞ며 무슨물건을 몸에 진여ᄂᆞ냐ᄒᆞᆫᄃᆡ 그아ᄒᆡ ᄃᆡ답호ᄃᆡ 나ᄂᆞᆫ 장ᄉᆞᄒᆞᄂᆞᆫ사ᄅᆞᆷ이니 지화몃ᄇᆡᆨ원이 옷깃속에 잇노라ᄒᆞ이 도젹이 그졍직ᄒᆞᆷ을 괴히녁여 뒤여본즉 과연잇ᄂᆞᆫ지라 당초에 깁히감추고 당장에 은휘치안이ᄒᆞᄂᆞᆫ 리유를 물은즉 그사ᄅᆞᆷ이 ᄃᆡ답호ᄃᆡ ᄂᆡ모친이 남을속이지말나 경계ᄒᆞ셧스니 엇지ᄌᆡ물을위ᄒᆞ야 친교를 억의리오 도젹이 각각탄복ᄒᆞ야 말호ᄃᆡ 너ᄂᆞᆫ 효셩잇ᄂᆞᆫ사ᄅᆞᆷ이라 우리갓ᄒᆞᆫ 쟈ᄂᆞᆫ 엇지인류라ᄒᆞ리오 그지화를 다시옷깃에 너어쥬고 그후로ᄂᆞᆫ 다시도젹질도 안이ᄒᆞ얏다ᄒᆞ엿소

 

그부인이 ᄌᆞ긔아달을 잘교육ᄒᆞ야 남의 ᄌᆞ식ᄭᅡ이 도젹의ᄒᆡᆼ위를 곳게니ᄒᆞ 교육이라ᄂᆞᆫ 것이 엇더ᄒᆞ오 송나라 구양슈씨도 과부의 아달로 자라ᄆᆡ 집이 심히 간난ᄒᆞ야 셔ᄎᆡᆨ과 필묵이업거ᄂᆞᆯ 그모친이 갈ᄃᆡ으 ᄯᅡ를그어 글을 가ᄅᆞ쳐 만고문장이 되얏고 우리나라 퇴계리션ᄉᆡᆼ도 얼일ᄯᆡ 그모친이 말ᄉᆞᆷ호ᄃᆡ ᄂᆡ일직 과부되야 너의형뎨만 잇스니 공부를 잘ᄒᆞ이 셰상사ᄅᆞᆷ이 과부의자식은 사괴지안이ᄒᆞᆫ다니 너의ᄂᆞᆫ그근심을면ᄒᆞ게ᄒᆞ라ᄒᆞ이 평상시에 무슨물건을보면리치를 가ᄅᆞ치며 아모일이고 당ᄒᆞ이 ᄉᆞ리를 분셕ᄒᆞ야 슌슌히 교훈ᄒᆞ사 동방공자가 되셧스니 교육이라ᄂᆞᆫ것이 엇더ᄒᆞ오

 

녜로붓터 교육은 어머니게 밧는일이만으니 우리도 자식을 그런셩력과 그런방법으로 교육ᄒᆞ얏스면 그영향이 엇더ᄒᆞ겟소 우리녀자샤회에 큰ᄉᆞ업이 이에셔 더ᄒᆞᆫ일이잇겟소 여려분 녀자들 지금남자와 지금녀자를 조롱말고 이다음 남자와 이다음녀자나 교육좀 잘ᄒᆞ여보옵시다

 

(국란) 그말ᄉᆞᆷ 대단히좃소 자식길으ᄂᆞᆫ법과 가ᄅᆞ치ᄂᆞᆫ공효를 만히말ᄉᆞᆷᄒᆞ셧스나 자식ᄉᆞ랑ᄒᆞᄂᆞᆫ 리유가 미진ᄒᆞᆫ고로 여러분 드르시기 위ᄒᆞ야 그진리를 말ᄉᆞᆷᄒᆞ오리다

 

셰상사ᄅᆞᆷ들이 자식을ᄉᆞ랑ᄒᆞᆫ다ᄒᆞ나 실상은 자긔일신을ᄉᆞ랑ᄒᆞᆷ이니 자식이남ᄋᆡ 됴화ᄒᆞ이 깃거ᄒᆞᄂᆞᆫ 마ᄋᆞᆷ을 궁구ᄒᆞ이 필경은 뎌자식이 잇스니 ᄂᆡ몸이 의탁ᄒᆞᆯ 곳이 잇스며 ᄂᆡ자식이 자라니 ᄂᆡ몸봉양ᄒᆞᆯ쟈가 잇도다ᄒᆞ이 혹 자식이 병이들면 근심ᄒᆞ이 혹 자식이 불ᄒᆡᆼᄒᆞ이 셜워ᄒᆞ이 근심ᄒᆞ이 셜워ᄒᆞᄂᆞᆫ 마ᄋᆞᆷ을 궁구ᄒᆞ이 필경은 ᄂᆡ자식이 병들엇스니 누가 나를봉양ᄒᆞ며 ᄂᆡ자식이 업셧스니 ᄂᆡ이 누구를 의탁ᄒᆞ리오ᄒᆞ나 그마ᄋᆞᆷ이 하나도 자식을 위ᄒᆞᆫ다ᄂᆞᆫ자도 업고 국가를 위ᄒᆞᆫ다ᄂᆞᆫ자도 업스니 사ᄅᆞᆷ마다 자식자식ᄒᆞ야도 진리ᄂᆞᆫ 실상모롭듸다

 

자식의 효도를 밧ᄂᆞᆫ것이 엇지ᄂᆡ몸만 잘봉양ᄒᆞ이 효도라ᄒᆞ리오 증ᄌᆞ말ᄉᆞᆷ에 인군을 잘못셤겨도 효가안이오 젼장에 용ᄆᆡᆼ이업셔도 효가안이라 ᄒᆞ셧스니 이말ᄉᆞᆷ을 ᄉᆡᆼ각ᄒᆞ이 자식이라ᄂᆞᆫ것이 ᄂᆡ몸만 위ᄒᆞ야 난것안이오 실로 나라를 위ᄒᆞ야 ᄉᆡᆼ긴것이니 자식을 공물이라ᄒᆞ야도 합당ᄒᆞ오

 

혹 모로ᄂᆞᆫᄉᆞᄅᆞᆷ은 이말을드르면필경 대경소괴말ᄒᆞ야ᄒᆞ되 실로 그러ᄒᆞᆯ진ᄃᆡ 누가 자식잇다고 됴화ᄒᆞ며 자식업다고 셜워ᄒᆞ리오 쳥국 강남ᄒᆡ말에 대동셰계에ᄂᆞᆫ 자식못나은 녀자ᄂᆞᆫ 벌이잇다ᄒᆞ이더 과연벌ᄒᆞ기젼에야 ᄉᆡᆼ산ᄒᆞ랴ᄂᆞᆫ자가잇겟소 혹 ᄉᆡᆼ산ᄒᆞ더ᄅᆡ도 ᄂᆡ몸은 봉양ᄒᆞ여 쥬지안이ᄒᆞ이 국가만위ᄒᆞ야 교육을 밧으라하겟소 이러ᄒᆞᆫ말이 넓이들니면 륜리상에 대단불ᄒᆡᆼᄒᆞ겟다ᄒᆞ야 즁언부언ᄒᆞᆯ터이지마는 지금ᄂᆡ말이 륜리상에 불ᄒᆡᆼᄒᆞᆷ이안이라 ᄆᆡ오 다ᄒᆡᆼᄒᆞ오리다

 

자식을공물로 인뎡ᄒᆞ더ᄅᆡ도 그러치안니ᄒᆞᆫ소이연이잇스니 가령우마을 공물이라ᄒᆞ이 농업가와 상업가에셔 우마를 부리지안니ᄒᆞ릿가 뎌집에 우마가잇스면 ᄂᆡ집에업셔도 관계가 업다ᄒᆞ야 ᄉᆞᄅᆞᆷ마다 마ᄋᆞᆷ이 그러ᄒᆞ이 우마가 임의 졀종되엿슬터이나 비록공물이라도 우마가잇셔야 농업과 상업에 탕ᄑᆡ가업슨즉 자식은 공물이라고 잇ᄂᆞᆫ것을 귀히녁이지안이ᄒᆞ리오 긔왕자식이 잇슨이상에ᄂᆞᆫ 공물이라고 교육안이ᄒᆞ다가ᄂᆞᆫ 참말 륜리의 불ᄒᆡᆼᄒᆞᆫ일이오

 

가령 어부가 동모를 연합ᄒᆞ야 고기를잡으되 남의그물에 걸인것이 ᄂᆡ그물에 걸인것만 못ᄒᆞ다ᄒᆞ이 국가대ᄉᆞ업을 바ᄅᆞᄂᆞᆫ마ᄋᆞᆷ은 갓ᄒᆞ나 엇지남의 자식셩취ᄒᆞᆫ것이 ᄂᆡ자식 셩취ᄒᆞᆫ것만ᄒᆞ오릿가 그러ᄒᆞᆫ즉 불가불자식을 교육ᄒᆞᆯ것이오 자식이 나셔 나라에 ᄉᆞ업을셩취ᄒᆞ이 국민에 리익을ᄭᅵ치면 그부모ᄂᆞᆫ 엇지영광이 업스릿가

 

녯ᄂᆞᆯ 사파달이라ᄒᆞᄂᆞᆫᄯᅡ에 ᄒᆞᆫ로파가 여ᄃᆞᆲ아달을 나어셔 교육을잘ᄒᆞ야 여ᄃᆞᆲ이 다젼쟝에 갓다가 쥭은지라 그살아도라오ᄂᆞᆫ 사ᄅᆞᆷ다려뭇되 이번젼장에 승부가 엇더ᄒᆞᆫ고 그사ᄅᆞᆷ이 ᄃᆡ답호ᄃᆡ 젼ᄌᆡᆼ은 익의엿스나 로인의 여러아달은 다불ᄒᆡᆼᄒᆞ얏ᄂᆞ이다ᄒᆞ거ᄂᆞᆯ 로구 즉시일어나 츔을츄며 노ᄅᆡ를불너 갈ᄋᆞᄃᆡ 사파달아 사파달아 ᄂᆡ너를 위ᄒᆞ야 아달여ᄃᆞᆲ을 낫도다ᄒᆞ이 슯허ᄒᆞᄂᆞᆫ빗이업스니 그로구가 참자식을 공물로 인뎡ᄒᆞᄂᆞᆫ 사ᄅᆞᆷ이니 그ᄂᆞᆫ ᄉᆡᆼ산도잘ᄒᆞ이 교육도 잘ᄒᆞ이 영광도 대단ᄒᆞ오이다

 

우리나라 사ᄅᆞᆷ들이 자식의진리를 몃치나알겟소 뎨일 가관의일이 뎡쳐에자식이업스면 쳡의소ᄉᆡᆼ은 비록여룡여호ᄒᆞ야 문장은 리ᄐᆡᄇᆡᆨ이오 풍ᄎᆡᄂᆞᆫ 두목지오 ᄉᆞ업은 비ᄉᆞᄆᆡᆨ이라도 셔자라 얼자라ᄒᆞ야 발여두고 졍도업고 눈에도셔투른 남의자식을 솔양ᄒᆞ야 아달이라ᄒᆞᄂᆞᆫ것이 무슨 일이오

 

셩인에법제가 엇지그갓치 효박ᄒᆞᆯ리유가 잇스릿가 젹셔라ᄂᆞᆫ말ᄉᆞᆷ은 잇스나 근ᄅᆡ젹셔와ᄂᆞᆫ 대단히다르오 뎡쳐의 소ᄉᆡᆼ이라도 장자다음에ᄂᆞᆫ 다셔자라 ᄒᆞ거ᄂᆞᆯ 우리나라ᄂᆞᆫ 남의뎡쳐소ᄉᆡᆼ을 셔자라ᄒᆞ이 대단히ᄯᅱ겟소 양자법으로 말ᄒᆞᆯ지라도 젹셔에자녀가 하나도업셔야 양자를ᄒᆞ거ᄂᆞᆯ 셔자라 발이고 남의자식을 솔양ᄒᆞ이 하나도 셩인에 법졔ᄂᆞᆫ안이오 자식을부모가 이갓치ᄃᆡ우ᄒᆞ이 엇지셰상에셔 ᄃᆡ우를 밧겟소

 

그셔자이니 얼자이니ᄒᆞᄂᆞᆫ 총즁에 영웅이몃몃치며 문장이몃몃치며 도덕군자가몃몃친지 누가알겟소 그사ᄅᆞᆷ도 원통ᄒᆞ이거니 나라일이야 더구나 말ᄒᆞᆯ것이 잇소 남의 나라사ᄅᆞᆷ도 고문이니 보좌이니 쓰ᄂᆞᆫ법도잇거든 우리나라사ᄅᆞᆷ에 무엇을 그리만히 골으ᄂᆞᆫ지 리셩호ᄂᆞᆫ 젹셔등분을 혁파ᄒᆞ자 셔북사ᄅᆞᆷ을 통용ᄒᆞ자ᄒᆞ야 열심으로 의론ᄒᆞ얏고 조은당의 부인김씨ᄂᆞᆫ 자뎨를경계호ᄃᆡ 너의가 셔모를 경ᄃᆡᄒᆞ지안이ᄒᆞ이 엇지인ᄉᆞ라ᄒᆞ리오 아비의 계집은 다어미라ᄒᆞ셧ᄂᆞ이 이두말ᄉᆞᆷ이 몃ᄇᆡᆨ년젼에 쥬창ᄒᆞ얏스니 그안이 고명ᄒᆞ오

 

ᄯᅩ남의 후취로 들어가셔 젼취소ᄉᆡᆼ에게 험이구ᄂᆞᆫ쟈잇스니 그것은 무슨지각이오 아모리 ᄂᆡ의소ᄉᆡᆼ은 안이나 남편의 자식은분명ᄒᆞ이 양자보담은 ᄆᆡ이 간졀ᄒᆞ오 사ᄅᆞᆷ에 젼조모와 후조모라ᄒᆞ야 자손의마ᄋᆞᆷ에 후박이잇스릿가 그럿컨마는 몰지각ᄒᆞᆫ 후취부인들은 ᄂᆡ속으로 낫치안이ᄒᆞ얏스니 ᄂᆡ자식이 안이라ᄒᆞ야 동ᄂᆡ아ᄒᆡ만도 못ᄒᆞ이 종의자식만도 못ᄒᆞ게ᄃᆡ우ᄒᆞ이 엇지 그리 박졍ᄒᆞ이 무식ᄒᆞ오 아모리 원슈갓ᄒᆞᆫ자식이라도 ᄂᆡ몸이늙어지면 소ᄉᆡᆼ자식 열보다나으며 그손자로 말ᄒᆞᆯ지라도 큰자식에손자가 소ᄉᆡᆼ손자 열보다낫지안이ᄒᆞ오

 

원슈갓치알고 도쳑갓치알든 그자식 그손자가 일후에 만반진슈를 차려노코 유셰ᄎᆞ 효자모 효손모ᄂᆞᆫ 감소고우 현비 현조비 모봉모씨라ᄒᆞ이 아마혼령이라도 무안ᄒᆞ겟지 ᄯᅩ자식을 긔왕공물로 인뎡ᄒᆞᆯ진ᄃᆡ ᄂᆡ소ᄉᆡᆼ만 공물이오 젼취소ᄉᆡᆼ은 공물이안이겟소 아모리 젼취자식이라도 잘교육ᄒᆞ야 국가의 대ᄉᆞ업을셩취ᄒᆞ이 그영광이 아마못ᄉᆡᆼ긴 소ᄉᆡᆼ자식보다 얼마ᄶᅳᆷ이 유조ᄒᆞ리니 이말ᄉᆞᆷ을 우리녀자샤회에 공포ᄒᆞ야 그소위셔자이니 젼취자식이니 ᄒᆞᄂᆞᆫ악습을 다ᄀᆡ량ᄒᆞ야 륜리상 영원ᄒᆞᆫ ᄒᆡᆼ복을 누리게ᄒᆞᆸ시다

 

(ᄆᆡ경) 자식의진리를 자셰이 말ᄉᆞᆷᄒᆞ셧스나 그범위ᄂᆞᆫ 대단히 널다고ᄂᆞᆫ못ᄒᆞ겟소 긔왕자식을 공물이라 말ᄉᆞᆷᄒᆞ셧스면 공물이만어야 됴켓소 공물이젹어야 됴켓소 공물이만어야 됴타ᄒᆞᆯ진ᄃᆡ 엇지셔자이니 젼취소ᄉᆡᆼ이니 그것만 공물이라ᄒᆞ야도 역시ᄉᆞ졍이올시다

 

비록 종의자식이나 거지의자식이라도 우리나라 공물은 일반이어ᄂᆞᆯ 소위량반이니 즁인이니 상한이니 셔울이니 시골이니ᄒᆞ야 셔로보기를 타국사ᄅᆞᆷ갓치ᄒᆞ이 단톄가셩립ᄒᆞᆯ날이 엇지잇겟소 ᄯᅩ셔북으로 말ᄒᆞᆯ지라도 몃ᄇᆡᆨ년을 나라ᄯᅡ에 ᄉᆡᆼ장ᄒᆞ기ᄂᆞᆫ 일반이어ᄂᆞᆯ 그사ᄅᆞᆷ즁에 ᄌᆡ상이잇겟소 도학군자가 잇겟소 쳔향이라ᄒᆞ야도 가ᄒᆞ이 그사ᄅᆞᆷ즁에 진ᄀᆡᄌᆡ상ᄌᆡ목과 도학군자자격이 업ᄂᆞᆫ것이안이라 ᄌᆡ상의 교육과 군자의학문이 업슴인지 몃ᄇᆡᆨ년 됴흔공물을 다바리고 쓰지안이ᄒᆞ얏스니 엇지나라가 왕셩ᄒᆞ오릿가

 

리셩호말ᄉᆞᆷ에 반상을타파ᄒᆞ자 셔북을통용ᄒᆞ자ᄒᆞ야 슈천마듸말을 반복의론ᄒᆞ얏스나 인ᄒᆞ여 무효ᄒᆞ얏스니 엇지한심치안이ᄒᆞ겟소 평안도에 심의도ᄉᆞ오셰양씨ᄂᆞᆫ 그학문이 우리동방에 듬은군자라 그학셜과 리셜이 대단히발표ᄒᆞ얏건마는 셔원도업고 문집도업시 초목과갓치 셕어진일이 그안이원통ᄒᆞᆫ가

 

그졍ᄎᆡᆨ은 다름안이라 셔북은 인ᄌᆡ가ᄇᆡ츌ᄒᆞ이 긔호와갓치 교육ᄒᆞ이 ᄉᆞ환권리를 다ᄲᆡ앗긴다ᄒᆞ이 그러ᄒᆞᆫ 좁은말이 어ᄃᆡ잇겟소 ᄉᆞ환이라ᄂᆞᆫ것은 ᄇᆡᆨ셩을 ᄃᆡ표ᄒᆞᆫ자인즉 ᄇᆡᆨ셩의지식이 고등ᄒᆞᆫ자이라야 참예ᄒᆞᄂᆞ이 아모조록 ᄂᆡ지식을 넓혀셔ᄒᆞᆯ것이지 남의지식을막고 나만못ᄒᆞ도록ᄒᆞ이 엇지텬도가 무심ᄒᆞ오릿가

 

쳘학박ᄉᆞ의 말에 ᄎᆞ라리 제나라민족에 노례가 셰셰로될지언뎡 타국뎡부에 보호ᄂᆞᆫ 안이밧ᄂᆞᆫ다ᄒᆞ얏스니 그말을ᄉᆡᆼ각ᄒᆞ이 이왕일이 대단히 잘못되엿소

 

ᄯᅩ반상으로 말ᄒᆞᆯ지라도 그럿케 심ᄒᆞᆫ일이 어ᄃᆡ잇겟소 엇지ᄒᆞ다가 ᄒᆞᆫ번상놈이라 ᄑᆡ호ᄒᆞ이 비록영웅렬ᄉᆞ이 잇슬지라도 자자손손이 상놈이라 ᄒᆞᄃᆡᄒᆞ이 그갓ᄒᆞᆫ 악ᄒᆞᆫ풍속이 어ᄃᆡ이스릿가 그러나 ᄒᆞᆫ번상사ᄅᆞᆷ된쟈ᄂᆞᆫ 도뎌히 인ᄌᆡ나기가 어려오니 가령 셔울ᄉᆞᄅᆞᆷ이라ᄒᆡ도 그실상은 ᄐᆡ반이나 시골ᄉᆡᆼ장인즉 시골풍속으로 잠간말ᄒᆞ리다 그부모된쟈들이 자식의나히 칠팔셰만되면 나무를ᄒᆞ여라 ᄭᅩᆯ을비여라ᄒᆞ야 초등교과가 ᄭᅩ부랑호미와 낫이오 즁등교과가 가ᄅᆡ과 소스랑이오 대학교과가 밧갈기 논갈기오 외교슈단이 소장ᄉᆞ등 짐군이니 그총즁에 비록 금욱갓ᄒᆞᆫ바탕이 잇슬지라도 엇지제졀로 영웅이되겟소 결단코 그즁에 쥬졍군과 노름군의 무슈ᄒᆞᆫ협잡ᄇᆡ들이 당초에 교육을밧앗스면 영웅도되고 호걸도되엿스리라ᄒᆞ오

 

혹 그 부모가 소견이 바늘구멍만치 ᄯᅮᆯ녀 자식을 동ᄂᆡᄉᆡᆼ원임 학구방에보ᄂᆡ이 그 션ᄉᆡᆼ이 쳐디를ᄯᅡ라가ᄅᆞ치되 너ᄂᆞᆫ큰글ᄒᆞ야무엇ᄒᆞ나냐 계통문이 나보고 취ᄃᆡ하긔나보면족ᄒᆞ이 너ᄂᆞᆫ시부표ᄎᆡᆨᄒᆞ야무엇ᄒᆞ나냐 젼등신화나 읽어서 아젼질이나ᄒᆞ야라ᄒᆞ이 그런참혹ᄒᆞᆫ일이 어ᄃᆡ잇겟소 입학ᄒᆞ든날붓터 장ᄅᆡ목젹이 이ᄲᅮᆫ이오 션ᄉᆡᆼ의교슈가 이러ᄒᆞ이 졔갈량 비ᄉᆞᄆᆡᆨ갓ᄒᆞᆫ 바탕이 몃ᄇᆡᆨ만명이라도 속졀업시 젼진ᄒᆞᆯ여망이 업겟스니 이ᄂᆞᆫ 소위량반의 죄ᄲᅮᆫ안이라 자긔가 공부를 우슙게보아셔 그디경에 ᄲᅡ진것이오 녯날유명ᄒᆞᆫ 송귀봉과 셔고정은 남의집 종의아달로 일ᄃᆡ도학가이 되얏고 뎡금남은 광쥬관비의 아달로 크게ᄉᆞ업을 이루어슨즉 남의집종과 외읍관비보다 더쳔ᄒᆞᆫ상놈이 어ᄃᆡ잇겟소마는 이어룬들을 누가감히 존슝치 안이ᄒᆞ겟소

 

그러나 무식ᄒᆞᆫ쟈들이야 엇지그러ᄒᆞᆫ ᄉᆞ젹을알겟소 도모지 션지라 션각이라ᄒᆞᄂᆞᆫ량반이 교육안이ᄒᆞᆫ죄가 대단ᄒᆞ오 무론아모나라ᄒᆞ이 상즁하등샤회가 업ᄂᆞᆫ것은안이나 그러나 국가질셔를 유지ᄒᆞ랴면 불가불 등급이잇셔야 물란ᄒᆞᆫ일이업거ᄂᆞᆯ 우리나라 경장대신들이 량반의폐만 ᄉᆡᆼ각ᄒᆞ이 량반의공효ᄂᆞᆫ ᄉᆡᆼ각지못ᄒᆞ야 졸디에 반상등급을 벽파ᄒᆞ라ᄒᆞ이 누가ᄉᆞᆼ쾌치 안이ᄒᆞ겟소마는 국가질셔의물란은 량반보다 더심ᄒᆞᆫ자만으니 엇지뎡치가의 슈단이라고 인뎡ᄒᆞ겟소

 

지금형편으로 보면 량반들은 명분업ᄂᆞᆫ셰상에 무슨일을 조심ᄒᆞ리오 그ᄒᆡᆼ셰가 젼일량반만도 못ᄒᆞ이 상인들은 요사이 량반이 어ᄃᆡ잇셔 비록 문장이된들 무엇ᄒᆞ며 도학이잇슨들 무엇ᄒᆞ나ᄒᆞ야 혹 목불식뎡ᄒᆞ이 쥰쥰무식ᄒᆞᆫ 금슈갓ᄒᆞᆫ류들이 제집에서 졔형을욕ᄒᆞ며 졔부모에게 불효ᄒᆞᆫᄃᆡ도 동ᄂᆡ량반들이말ᄒᆞ이 팔둑을 ᄲᅩᆷᄂᆡ며 ᄒᆞᄂᆞᆫ말이 시방무슨량반이 ᄯᅡ로잇나 ᄂᆡᄌᆞ유권을 왜상관이잇나 ᄂᆡᄌᆞ유권을 무슨걱졍이냐 그리다가ᄂᆞᆫ ᄲᅡᆷ을칠나 복장을 질을나ᄒᆞ면셔 무슈질욕ᄒᆞ나 누가감히 올타그르다말ᄒᆞ겟소 속담에 상두군에도 슈번이잇고 초란이탈에도ᄎᆞ례가잇다ᄒᆞ이 하물며 젼국샤회가 이럿케물란ᄒᆞ고야 무슨질셔가잇겟소 갑오년 경장대신의 졍ᄎᆡᆨ이 웬ᄭᅡ닭이오 량반은 량반ᄃᆡ로두고 학교ᄒᆞᄂᆞᆫ임원도 량반이며 학도에부형도 량반이며 학도도 량반이라고 울긋불굿ᄒᆞᆫ 고초장빗흐로 학부인이라 ᄂᆡ부인이라 반포ᄒᆞ이 젼국이 다량반이될일을 엇지ᄒᆞ야 량반 업시ᄒᆞᆫ다ᄒᆞ이 ᄉᆞ쳔년젼ᄅᆡᄒᆞ던 습관이 졸디에 잘변ᄒᆞ겟소 지금형편은 엇더ᄒᆞ냐ᄒᆞ이 어긔어ᄎᆞ 슬슬다리어라 네가못다리면 ᄂᆡ가다리겟다 어긔어ᄎᆞ 슬슬다리어라ᄒᆞᄂᆞᆫ 이디경에 ᄒᆞᆫ번큰승부가 달녓슨즉 로인도다리고 소년도다리고 ᄉᆡ아기씨도 다리어도 이길ᄂᆞᆫ지 말ᄂᆞᆫ지 ᄒᆞᆯ일이오 나도 량반으로말ᄒᆞ이 친뎡이나 싀집이나 ᄉᆞᆷ한갑족이로되 그것이 다쓸ᄃᆡ잇소 우리도 ᄌᆞ식을 공물이라ᄒᆞ이 그소위 셔북이니 반상이니 셕고셕은말을 다고만두고 ᄂᆡ나라 쳥년이면 아모조록 교육ᄒᆞ야 우리어렵고 셜운일을 그억ᄀᆡ에 맛깁시다

 

(금운) 작일은 융희이년 뎨일상원이니 달도 그젼과갓치밝고 오곡밥도 그젼과갓치달고 각ᄉᆡᆨᄎᆡ쇼도 그젼과갓치 맛나건마ᄂᆞᆫ 우리심ᄉᆞᄂᆞᆫ 웨이리불평ᄒᆞ오

 

어제밤이 참유명ᄒᆞᆫ밤이오 우리나라 풍속에 상원일밤에 ᄭᅮᆷ을잘ᄭᅮ이 그ᄒᆡ일년에 벼ᄉᆞᆯᄒᆞᄂᆞᆫ이ᄂᆞᆫ 벼ᄉᆞᆯ을잘ᄒᆞ이 농ᄉᆞᄒᆞᄂᆞᆫ이ᄂᆞᆫ 농ᄉᆞ를잘ᄒᆞ이 장ᄉᆞᄒᆞᄂᆞᆫ이ᄂᆞᆫ 장ᄉᆞ을 잘ᄒᆞᆫ다ᄒᆞ이 ᄭᅮᆷ이라ᄂᆞᆫ것은 졔욕심ᄃᆡ으 ᄭᅮ어셔 혹 일년 혹 십년 혹 슈십년이라도 필경은 안이맛ᄂᆞᆫ리유가 업소 우리한노ᄅᆡ으 긴밤ᄉᆡ오지 말고 ᄃᆡ한융희이년 상원일에 크나 작으나 ᄭᅮᆷᄭᅮᆫ것을 하나류루업시 리약이ᄒᆞᆸ시다

 

(셜헌) 그말ᄉᆞᆷ이 ᄆᆡ오좃소 나ᄂᆞᆫ 어졔밤에 대한뎨국 ᄌᆞ쥬독립ᄒᆞᆯᄭᅮᆷ을 ᄭᅮ엇소 활멸샤라ᄒᆞᄂᆞᆫ 샤회가잇ᄂᆞᆫᄃᆡ 그샤회즁에 두당파가잇스니 하나는 ᄌᆞ활당이라ᄒᆞ야 그쥬의인즉 교육을확장ᄒᆞ이 상공을연구ᄒᆞ야 신공긔를 흡슈ᄒᆞ며 부ᄑᆡᄉᆞ상을 타파ᄒᆞ야 대포도 무셥지안니ᄒᆞ이 장창도 두렵지안니ᄒᆞ야 국가의몸을 밧치ᄂᆞᆫᄉᆞ업을 이루고자ᄒᆞᆯᄉᆡ 그말에 외국의뢰도 쓸ᄃᆡ업고 한두ᄀᆡ영웅이 혹 국권을 만회ᄒᆞ야도 쓸ᄃᆡ업고 오즉젼국 남녀쳥년이 보통지식이 잇셔셔 ᄌᆞ쥬권을 회복ᄒᆞ여야 확실히 완젼ᄒᆞ다ᄒᆞ야 학교도 셜시ᄒᆞ며 신셔젹도 발간ᄒᆞ야 남이 밋쳣다ᄒᆞ든지 못ᄉᆡᆼ겻다ᄒᆞ든지 ᄌᆞ쥬권 회복ᄒᆞ이기 골몰무가ᄒᆞ나 그당파에 슈효ᄂᆞᆫ 젼샤회에 십분지ᄉᆞᆷ이오

 

하나ᄂᆞᆫ ᄌᆞ멸당이라ᄒᆞ이 그쥬의인즉 우리나라가 이왕이디경에 ᄲᅡ졋스니 졔갈공명이가 잇스면 엇지ᄒᆞ며 격란ᄉᆞ돈이가 잇스면 무엇ᄒᆞ나 십승지디 어ᄃᆡ잇노 피란이나 갈가보다 필경은 셰상이 바로잡희면 그ᄯᆡ에야 한림직각을나 ᄂᆡ노코 누가ᄒᆞ나 학교ᄂᆞᆫ 무엇이야 우리마ᄋᆞᆷ에ᄂᆞᆫ 십ᄃᆡᄉᆡᆼ원님으로 쥭ᄂᆞᆫᄃᆡ도 ᄌᆞ식을 학교에야 보ᄂᆡ고십지안타 소위신학문이랴ᄂᆞᆫ것은 모다쳔쥬학인데 우리네 ᄌᆞ식이야 혈마 그것이야 ᄇᆡ호겟나 ᄯᅩ 물리학이니 화학이니 뎡치학이니 법률학이니 다무엇에 쓰ᄂᆞᆫ것인가 그것을 모를ᄯᆡ에ᄂᆞᆫ 셰샹이 ᄐᆡ평ᄒᆞ엿네 요사이갓흔 셰샹일ᄉᆞ록 어ᄃᆡ됴흔 명당지리나 엇어셔 부모의ᄇᆡᆨ골을 잘면례ᄒᆞ얏스면 ᄌᆞ손에발음이나 ᄂᆡ릴ᄂᆞᆫ지 위션긔도나 잘ᄒᆞ여야 망ᄒᆞ기젼에 집안이나 평안ᄒᆞ이 젼곡이 셕어지더ᄅᆡ도 학교에 보조ᄂᆞᆫ안이할터이야 바로 도젹놈을쥬면 ᄆᆡ나안니맛지 아모ᄀᆡᄂᆞᆫ 졔집이 어렵다ᄒᆞ면셔 학교에명예교ᄉᆞ을 단인다지 남의ᄌᆞ식 가ᄅᆞ치기에 엇지그리 밋쳣슬가 글을읽어라 슈를노아라 ᄒᆞᄂᆞᆫ소ᄅᆡ 참가소롭데 유식ᄒᆞ이 검졍콩알이 안니드러가

 

나 운슈를 엇지ᄒᆞ야 아모것도 할일업지 요ᄃᆡ로안졋다가 쥭으면 쥭고 살면 사ᄂᆞᆫ것이 뎨일이라ᄒᆞ이 그당파의 슈효ᄂᆞᆫ 십분지칠이오 그회장은 국참뎡이라ᄂᆞᆫ ᄉᆞᄅᆞᆷ이니 아모학회회장과 흡ᄉᆞᄒᆞ야 얼골이 풍후ᄒᆞ이 슈염이만코 셩품이 슌실ᄒᆞ야 이당파도 둇ᄎᆞ 뎌당파도 둇ᄎᆞᄒᆞ야 반박이업시 가부취결만 물어서 흥ᄒᆞᄌᆞᄒᆞ이 흥ᄒᆞ이 망ᄒᆞᄌᆞᄒᆞ이 망ᄒᆞ야 회원의 다슈만 졈검ᄒᆞᄂᆞᆫᄃᆡ 그소슈ᄒᆞᆫ ᄌᆞ활당이 ᄌᆞ멸당을 익의지못ᄒᆞ야 혹 권고도ᄒᆞ며 혹 질욕도ᄒᆞ며 혹 통곡도ᄒᆞ면셔 분쥬왕ᄅᆡ호ᄃᆡ 몃번통샹회이니 특별회이니 번번이 동의ᄒᆞ다가 부결을당ᄒᆞᆫ지라 ᄯᅩ 국회장에게 무슈ᄋᆡ걸ᄒᆞ야 마조막 가부회를 독립관에 ᄀᆡ셜ᄒᆞ이 슈만명이 몰녀가더니 소위 자멸당도 목셕과 금슈ᄂᆞᆫ 안이라 ᄌᆞ활당의 뎡ᄃᆡᄒᆞᆫ 언론과 비창ᄒᆞᆫ형용을 보고 셔로 뉫버ᄒᆞ여 ᄌᆞ활쥬의로 젼슈가결되ᄆᆡ 그여러 회원들이 독립가를불으고 츔을츄며 도라오ᄂᆞᆫ거동을 보앗소

 

(ᄆᆡ경) ᄭᅡᆯᄭᅡᆯ우스며 나ᄂᆞᆫ 어졔밤에 ᄃᆡ한뎨국의 ᄀᆡ명ᄒᆞᆯᄭᅮᆷ을 ᄭᅮ엇소 젼국사ᄅᆞᆷ들이 모다 병이들엇다ᄂᆞᆫᄃᆡ 혹 반신불슈도잇고 혹 슈즁다리도잇고 혹 ᄂᆡ종병도 들고 혹 졍츙징도 잇고 혹 쳬증 회ᄇᆡ과 귀먹고 눈멀고 벙어리ᄭᅡ지되야 여러가지병으로 집집이 알ᄂᆞᆫ소ᄅᆡ오 곳곳이 너머지ᄂᆞᆫ빗치라 남녀로쇼를 물론ᄒᆞ이 셩ᄒᆞᆫ사ᄅᆞᆷ은 하나도업더니 맛ᄎᆞᆷ ᄒᆞᆫ 명의가 ᄒᆞᄂᆞᆫ말이 이병들을 급히 고치지 안이 ᄒᆞ이 우리 삼쳔리 강산이 뷔인터만 남으리니 그안이 통곡ᄒᆞᆯ일이오 ᄂᆡ이 화졔한장을 ᄂᆡ일 것이니 졔발밋으시오ᄒᆞ이더 방문을써셔 돌이니 그방문일홈은 쳥신환골산이니 셩경으로 위군ᄒᆞ이 졍치, 법률, 경졔, 산슐, 물리, 화학, 농학, 공학, 상학, 디지, 력ᄉᆞ 각등분ᄒᆞ야 극히졍묘ᄒᆞ게 국문으로 법제ᄒᆞ야 병셰쾌ᄎᆞᄒᆞ도록 무시복ᄒᆞ되 병ᄌᆞ의 징셰를보아림시가감도ᄒᆞ며 대기ᄒᆞ기ᄂᆞᆫ 쥬ᄉᆡᆨ, 잡긔, 경박, 퇴보, ᄐᆡ타등이라

 

이방문을 사ᄅᆞᆷ마다 벽겨다가 시험ᄒᆞᆯᄉᆡ 그약을 방문ᄃᆡ으 잘먹고 나면 병낫기ᄂᆞᆫ 더ᄒᆞᆯ말이업고 ᄯᅩ마ᄋᆞᆷ이 쳥상ᄒᆡ지며 환골탈ᄐᆡ가되ᄂᆞᆫᄃᆡ ᄆᆡ암이와 ᄇᆡ암과갓치 묵은허물을 일졔히버셔 바립듸다

 

오륙셰 젼 아ᄒᆡ들은 당초에 버슬것이업스나 팔셰이상 아ᄒᆡ들은 감읏감읏ᄒᆞᆫ 조희장둣게만ᄒᆞ이 십오셰이상 사ᄅᆞᆷ들은 검고푸르러서 장판둣게만ᄒᆞ이 삼십 ᄉᆞ십식된사ᄅᆞᆷ들은 각ᄉᆡᆨ빗이 어룩어룩ᄒᆞ야 멍석둣게만ᄒᆞ이 오십 륙십된 사ᄅᆞᆷ들은 어룩어룩 두틀두틀ᄒᆞ며 ᄯᅩ각ᄉᆡᆨ악취가 촉비ᄒᆞ야 보료둣게만ᄒᆞ야 로소남녀가 각각버슬ᄯᆡ 참대단히 장관입듸다 아ᄒᆡ들과 졀문이와 당초에 무식ᄒᆞᆫ사ᄅᆞᆷ들은 벗기가 오히려 쉽고 조곰유식ᄒᆞ다ᄂᆞᆫ 사ᄅᆞᆷ들과 늙은이들은 벗기가 극히 어러워셔 혹 남이붓잡아도쥬고 혹 가ᄅᆞ쳐도쥬되 반ᄶᅳᆷ벗다가 긔진ᄒᆞᆫ사ᄅᆞᆷ도 잇고 인ᄒᆞ야 안이벗스랴고 앙탈ᄒᆞ다가 그ᄃᆡ으 쥭ᄂᆞᆫ사ᄅᆞᆷ도 왕왕잇습듸다

 

필경은 그허물을 다버셔 옥골션풍이 된후에 그허물을 쥬쳬ᄒᆞᆯᄃᆡ이 업서 공론이불일ᄒᆞᆫᄃᆡ 혹은 이것을 집에두면 그ᄂᆡ암ᄉᆡ에 병이복발ᄒᆞ이 쉽다ᄒᆞ며 혹은 그ᄂᆡ암ᄉᆡᄂᆞᆫ 고사ᄒᆞ이 그것을 집에두면 쳘 모로ᄂᆞᆫ아ᄒᆡ들이 작란으로 다시입어보면 이것이 큰탈이라ᄒᆞ며 혹은 이것을 모다한 곳에 모라쌋고 그근쳐에 사ᄅᆞᆷ단이ᄂᆞᆫ것을 금ᄒᆞ이 다시물들념려도 업슬터이나 그것을ᄒᆞᆫ곳에 모아쌋은즉 ᄇᆡᆨ두산보다도 클것이니 이런ᄒᆞᆫ조고마ᄒᆞᆫ 나라에 ᄇᆡᆨ두산이둘이면 집은 어ᄃᆡ짓고 농ᄉᆞᄂᆞᆫ 어ᄃᆡ셔ᄒᆞ나 그것도 못될말이지ᄒᆞ며 혹은 ᄆᆡ암이허물은 션퇴라ᄂᆞᆫ것이니 혹 간긔중에도 쓰고 ᄇᆡ암에허물은 ᄉᆞ퇴라ᄂᆞᆫ것이니 혹 인후증에도 쓰거니와 이허물은 말ᄒᆞ랴면 인퇴라ᄒᆞ겟스나 ᄇᆡᆨ가지에 ᄒᆞᆫ군ᄃᆡ쓸ᄃᆡ이 업스며 그셩질이 육긔가만코 와사ᄂᆡ암ᄉᆡ이 만아셔 동ᄒᆡ바다에 멸치셕은것과 방불ᄒᆞᆫ즉 우리나라 쳑반ᄒᆞᆫ뎐디에 거름으로 썻스면 각각쥬쳬ᄒᆞ이기 경편ᄒᆞ이 ᄯᅩ농ᄉᆞ에도 심히 유릭ᄒᆞ겟다ᄒᆞ이 그제야 여러사ᄅᆞᆷ들이 그말을시ᄒᆡᆼᄒᆞ야 혹 지게에도 져ᄂᆡ이 혹 구루마에 실어ᄂᆡ여 락력부졀ᄒᆞᄂᆞᆫ것을 보앗소

 

(금운) 나ᄂᆞᆫ 어제밤에 대한뎨국의 독립ᄒᆞᆯᄭᅮᆷ을 ᄭᅮ엇소 오ᄯᅩᆨ이라난것은 죠고마ᄒᆞ게 아ᄒᆡ를만드러 집어더지면 두러눕지안이ᄒᆞ이 오ᄯᅩᆨ오ᄯᅩᆨ 니러셔ᄂᆞᆫ고로 일홈을 오ᄯᅩᆨ이라지엇스니 한문으로쓰랴면 나오ᄶᆞ 홀로독ᄶᆞ 셜립ᄶᆞ 셰글ᄶᆞ을 모아 불으면 오독립이니 ᄂᆡ가독립ᄒᆞ겟다ᄂᆞᆫ 의미가잇고 ᄯᅩ 오ᄯᅩᆨ이의 ᄉᆞ적을드르니 녯날 죠고마ᄒᆞᆫ 동ᄌᆞ으 졍신이돌올ᄒᆞ야 일즉니러션아ᄒᆡ이 그런고로 후셰 사ᄅᆞᆷ들이 아ᄒᆡ을 나어셔 혹 더듸니러셜가 념려ᄒᆞ야 오ᄯᅩᆨ이 모양을 만드러 희롱가음으로 아ᄒᆡ들을쥬니 그졍신이 오ᄯᅩᆨ이와갓치 오ᄯᅩᆨ오ᄯᅩᆨ 니러셔라ᄂᆞᆫ 의ᄉᆞ이 우리나라 사ᄅᆞᆷ들이 오ᄯᅩᆨ이졍신이 잇ᄂᆞᆫ이ᄂᆞᆫ 하나도업슨즉 아ᄒᆡ들ᄲᅮᆫ안이라 장뎡어룬들도 오ᄯᅩᆨ이졍신길을걸너셔 오ᄯᅩᆨ이와갓치 오ᄯᅩᆨ오ᄯᅩᆨ 니러셔기를ᄇᆡ와야ᄒᆞ겟다ᄒᆞ야 우리령감 평양셔윤으로 잇슬 ᄯᆡ에 작만ᄒᆞᆫ 슈ᄇᆡᆨ셕직이 됴흔ᄯᅡᆼ을 방ᄆᆡᄒᆞ야 오ᄯᅩᆨ이 상졈을셜시ᄒᆞ이 각신문에 영업광고를 발포ᄒᆞ얏드니 과연오ᄯᅩᆨ이를 몃달이못되야 다팔고 큰리익을 엇어보앗소

 

(국란) 나ᄂᆞᆫ 어졔밤에 대한뎨국이 쳔만년영구히 안녕ᄒᆞᆯᄭᅮᆷ을 ᄭᅮ엇소 셕가여ᄅᆡ라ᄒᆞᄂᆞᆫ 량반이 젼신이 황금과갓치 윤ᄐᆡᆨᄒᆞ이 양미간에 큰졈이 박히고 ᄒᆞᆫ손은 감즁년ᄒᆞ이 ᄒᆞᆫ손에ᄂᆞᆫ 셕장을 들고 놉고빗나ᄂᆞᆫ 옥탁ᄌᆞ우에 안졋거ᄂᆞᆯ ᄂᆡ이 합창ᄇᆡ례ᄒᆞ이 황공복디ᄒᆞ야 ᄅᆡ두의발원을 뭇ᄂᆞᆫᄃᆡ 엇더ᄒᆞᆫ 신슈됴흔 부인ᄒᆞᆫ분이 겻헤셧다가 ᄎᆡᆨ망ᄒᆞ이기 적션ᄒᆞᆫ집에ᄂᆞᆫ 경ᄉᆞ가잇고 불션ᄒᆞᆫ집에ᄂᆞᆫ 앙화가잇슴은 소소ᄒᆞᆫ 리치어ᄂᆞᆯ 엇지구구히 부쳐에게 비나뇨 그ᄃᆡᄂᆞᆫ 젹악ᄒᆞᆫ일 업고 이ᄉᆡᆼ에도 부모에효도ᄒᆞ며 형졔에우ᄋᆡᄒᆞ며 투기를안이ᄒᆞ며 무당과 소경를 멀니ᄒᆞ야 음ᄉᆞ긔도를 안이ᄒᆞ며 젼곡을 인ᄉᆡᆨ히안이ᄒᆞ야 어려온사ᄅᆞᆷ를 잘구졔ᄒᆞ이 학교에나 샤회에나 공익상으로 보조를 만이ᄒᆞ얏스니 너ᄂᆞᆫ 가위션녀라ᄒᆞᆯ지니 그ᄒᆡᆼ복을 누리랴면 너의일ᄉᆡᆼᄲᅮᆫ안니라 쳔만년이라도 ᄌᆞ손은 ᄭᅳᆫ치지안이ᄒᆞ이 부귀공명과 츙신효ᄌᆞ을 만이졈지ᄒᆞ리라ᄒᆞ이시 이말ᄉᆞᆷ을 미루어본즉 ᄂᆡᄌᆞ손이 쳔만년부귀를 누릴디경이면 대한뎨국도 쳔만년을 안녕ᄒᆞ심을 짐작ᄒᆞᆯ일이 안이겟소

 

여러부인즁에 ᄒᆞᆫ부인이 니러나셔 말호되 나ᄂᆞᆫ 지식이업서 연ᄒᆞ야담화ᄂᆞᆫ 잘못ᄒᆞ이거니 ᄉᆞ샹이야 엇지다르며 ᄭᅮᆷ이야 못ᄭᅮ엇겟소 나도 어제밤에 됴흔몽ᄉᆞ이 잇스나 발셔 닭이울어 밤이드럿스니 이다음에 리약이ᄒᆞ오리다

 

토론소셜 ᄌᆞ유죵 죵

 

 

출처 및 관련 자료

국어·언어·논술·구술 전문 일교시닷컴(www.1gyosi.com)  

우리이야기문학의 아름다움(신동욱한국연구원, 1981)

자유종(전광용, 사상계4·8, 1956)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모래성 독서회

pre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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