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풍송
작자미상
떠잇고나 떠잇고나 대한 강산(大韓 江山) 떠잇고나. 광부(匡扶) 대수(大手) 누구런고, 산령(山靈)수신(水神) 통곡(痛哭)하며 옥황(玉皇)상제(上帝) 호소(呼訴)하니 감응지리(感應之理) 업슬손가. 애고지고 흥
반갑도다 반갑도다 대한(大韓) 민심(民心) 반갑도다. 팔역(八域)이 정비(鼎沸)하되 국채(國債) 보상(報償) 열심(熱心)하야 지금도 육속(陸續)하니 애국성(愛國誠)이 감사(感謝)하다. 애고지고 흥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해산(解散) 장졸(將卒) 우지 마라 징병령(徵兵令)을 실시(實施)하면 설치(雪恥) 은번 아니 될까. 애고지고 흥
놀고 가세 놀고 가세 각부(各部) 대신(大臣) 놀고 가세. 귀쏙말이 비밀(秘密)하니 다회(茶會) 만찬(晩餐) 자미로다. 세상사(世上事)는 하여(何如)턴지 일신(一身)안락(安樂) 제일(第一)인가. 애고지고 흥
핵심 정리
• 지은이 : 미상
• 갈래 : 개화 가사
• 성격 : 계몽적, 비판적, 민족적
• 율격 : 4·4조, 4음보
• 어조 : 감상적이면서 풍자적인 목소리.
• 제재 : 국권의 위기, 국채 보상운동, 군대 해산, 대신들의 안일함(개화기의 주요 사건)
• 구성 : 전체 10연 중 4연까지
1. 산의 신과 물의 신, 옥황상제에게 대한 제국을 도와줄 것을 호소함.
2. 백성들이 벌이는 국채 보상 운동에 대한 감사
3. 군대 해산을 당한 장수와 병졸들에 대한 위로
4. 세태를 외면하고 일신의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정부 관료에 대한 비난.
• 주제 : 애국심의 고양과 정부 관료에 대한 비판, 국가 위기 상황의 타개 의지와 매국 세력에 대한 비판과 풍자, 국권 수호와 주체적인 개화 의식
• 의의 : 전통적인 형식에서 신체시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형식
• 해제 : 여기에 실린 부분은 10연 중 4연까지이다.
• 출전 : 대한 매일 신보(1908)
내용
떠잇고나 떠잇고나 대한 강산(大韓 江山) 떠잇고나(안정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대한 제국에 대한 염려가 내재되어 있는 표현이다. AABA구조의 구문 형태로 우리 나라의 불안한 국가 상황에 대한 표현). 광부 대수(匡扶大手 : 바로잡아 붙잡는 큰 손을 의미함) 누구런고, 산령(山靈)수신(水神) 통곡(痛哭)하며 옥황(玉皇)상제(上帝) 호소(呼訴)하니 감응지리(感應之理 : 믿는 마음이 통하여 산령 수신이나 옥황상제가 반응하는 이치) 업슬손가. 애고지고(소리를 내면서 매우 슬피 우는 모양.) 흥(애고지고 흥은 당대 현실을 비판하는 유형의 개화 가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매 연의 말미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여음구로, '애고지고'는 화자의 슬픈 심정을 직접 드러내고 있고, '흥'은 시대상에 대한 화자의 냉소적인 태도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해석 : 떠 있구나. 떠 있구나. 대한 제국의 강산이 떠 있구나. 바로잡아 돕는 큰 손이 누구이던가? 산신령과 물의 신에게 통곡하며 옥황상제에게 호소하니 (산의 신 물의 신 옥황상제에게) 감응하는 이치가 없을 것인가? 애고지고 흥.
반갑도다 반갑도다 대한(大韓) 민심(民心) 반갑도다(AABA구조의 구문 형태). 팔역(八域)이 정비(鼎沸 : 솥의 물이 끓는다는 뜻으로, 요란하고 혼잡함을 이르는 말임.)하되 국채(國債) 보상(報償) 열심(熱心)하야 지금도 육속(陸續 : 계속하여 끊이지 않음.)하니 애국성(愛國誠)이 감사(感謝)하다[반갑도다 반갑도다 대한(大韓) 민심(民心) 반갑도다 : 이 노래의 역사적 배경 중 하나인 '국채 보상 운동' 을 직접 언급한 시구로, 이 노래에서 화자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당시 국채 보상 운동이 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진 운동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애고지고 흥
해석 : 반갑구나. 반갑구나. 대한 제국의 민심이 반갑구나. 온 나라 안이 요란하고 혼잡하되 국가가 지고 있는 빚을 갚자는 운동을 열심히 하여 지금까지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니 애국하는 정성이 감사하다. 애고지고 흥.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해산(解散) 장졸(將卒) 우지 마라 징병령(徵兵令)을 실시(實施)하면 설치(雪恥 : 상대를 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 설욕. 세설.) 은번 아니 될까. 애고지고 흥
해석 :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해산 당한 장수와 병졸들은 울지 마라. 징병령을 실시하면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이 되지 아니 하겠는가? 애고지고 흥.
놀고 가세 놀고 가세 각부(各部) 대신(大臣) 놀고 가세(당시 중앙 관서의 명칭을 근대식으로 고쳐서 부라 하였는데, 이러한 각 부의 책임자인 고위 중앙 관료들이 국채 보상 운동, 군대 해산과 같은 시대상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일신의 안락만을 도모하는 형태에 대한 비판 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귀쏙말이 비밀(秘密)하니 다회(茶會) 만찬(晩餐) 자미(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 또는, 그러한 음식. '재미'의 원말)로다. 세상사(世上事)는 하여(何如)턴지 일신 안락(一身安樂 : 자기 한 몸의 편안함과 즐거움) 제일(第一)인가. 애고지고 흥
해석 : 놀고 가세. 놀고 가세. 각 부의 대신들 놀고 가세. 귓속말로 비밀 얘기하니 차를 마시는 모임과 저녁 식사 모임이 재미로구나. 세상의 일은 어떠하든지 자기 한 몸이 편하고 즐거운 것이 제일인가? 애고지고 흥.
단어 설명
► 광부 대수(匡扶大手) : 바로잡아 붙잡는 큰 손을 의미함
► 감응지리(感應之理) : 믿는 마음이 통하여 산령 수신이나 옥황 상제가 반응하는 이치
► 애고지고 흥 : 소리를 내면서 매우 슬피 우는 모양
► 정비(鼎沸) : 솥의 물이 끓는다는 뜻으로, 요란하고 혼잡함을 이르는 말임
► 육속(陸續) : 계속하여 끊이지 않음
► 설치(雪恥) : 상대를 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 설욕(雪辱). 세설(洗雪)
► 자미(滋味) : ①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 또는 그러한 음식. ②'재미'의 원말
► 일신안락(一身安樂) : 자기 한 몸의 편안함과 즐거움
► 떠잇고나 떠잇고나 대한 강산(大韓江山) 떠잇고나. : 안정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대한 제국에 대한 염려가 내재되어 있는 표현이다.
► 애고지고 흥 : 매 연의 말미(末尾)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여음구로, '애고지고'는 화자의 슬픈 심정을 직접 드러내고 있고, '흥'은 시대상에 대한 화자의 냉소적인 태도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 국채 보상(國債報償) 열심(熱心)하야 지금(至今)도 육속(陸續)하니 애국성(愛國誠)이 감사(感謝)하다. : 이 노래의 역사적 배경 하나인 '국채 보상 운동'을 직접 언급한 시구로, 이 노래에서 화자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 각부 대신(各部大臣) 놀고 가세. : 당시 중앙 관서의 명칭을 근대식으로 고쳐서 부(部)라 하였는데, 이러한 각 부의 책임자인 고위 중앙 관료들이 국채 보상 운동, 군대 해산과 같은 시대상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신(一身)의 안락(安樂)만을 도모하는 행태에 비판 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이해와 감상
이 노래의 형식은 대체로 4·4조가 단순하게 반복되는 형태의 음수율로 전체 10연으로 이루어진 개화가사이다.
1연에서는 옥황상제에게 호소하면 우리 나라를 도와 줄 것이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2연에서는 국채 보상 운동을, 3연에서는 군대 해산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국채 보상 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를 열심히 해야 함을 말하고, 해산된 군인들에게 슬퍼하지 말라고 위로하면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다. 이어 4연에서는 일제에 매국하는 정부 관료를 비판하고 풍자한다.
이 노래는 일제와 그에 영합하는 매국 세력에 대한 저항 정신을 바탕으로, 당시의 시사적인 문제를 풍자하고, 나아가 국권 수호와 주체적인 개화를 지향하고 있다.
개화 가사는 주로 <대한 매일 신보>의 '사회등' 난에 실려 있다. 형식면에서는 전통 가사의 운율인 4 4조, 4음보의 형식을 이어 받았으며, 내용면에서는 일본의 식민 정책과 그 추종 세력에 대항하는 강렬한 저항 정신을 바탕으로 당시의 시사적인 문제들을 풍자하거나, 전통적인 인습을 혁파하고 서구 문화와 과학 정신을 주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계몽적인 성향을 보이는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일제의 침략 정책에 의해 위태로운 지경에 있는 대한 제국의 위상을 염려하며, 국채 보상 운동과 군대 해산이라는 당대의 주요한 시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세상일에는 무관심하고 개인의 안락만을 지향하는 정부의 고위관료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하고 있다. 총 10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1~4연까지를 실었다.
'문학 > 현대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어(北魚) - 최승호 (0) | 2021.02.26 |
---|---|
해바라기의 비명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 함형수 (0) | 2021.02.26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0) | 2021.02.25 |
우리 동네 구자명씨 - 고정희 (0) | 2021.02.25 |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0) | 2021.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