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에 대하여
(1) 정의
3장 6구 45자 내외의 형식으로 된 우리 민족 고유의 대표적 정형시이다.
(2) 발생
시조는 신라 향가와 고려 가요(속요)의 영향을 받아 고려 중엽에 발생하여 고려 말에 국문학의 한 장르로서 정립되었으며, 조선 시대에 이르러 더욱 크게 유행한 시가 양식이다.
(3) 명칭
① ‘시조’ 이전의 명칭 : 단가(短歌), 시여(詩餘), 신조(新調), 신번(新飜), 영언(永言) 등
② 시조란 이름은 조선 시대 영조 때의 가객(歌客) 이세춘이 붙인 창곡상의 명칭으로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준말이다.
(4) 기본 형식 (=평시조의 형식)
① 초장-중장-종장의 3장, 6구, 45자 내외로 구성된다.
② 각 장은 2구, 4음보, 15자 내외로 구성된다.
③ 각 음보는 3 ․ 4조 또는 4 ․ 4조의 기본 음수율로 되어 있다.
④ 종장의 제1음보는 3음절로 고정되며, 제2음보는 5음절 이상이다.
초장 : 3, 4, 3(4), 4 |
오백년 / 도읍지를 / 필마로 / 돌아드니 |
(5) 갈래
① 시대상의 갈래
㈀ 고시조(옛시조) : 갑오경장(1894년) 이전의 시조
㈁ 현대시조 : 갑오경장 이후의 시조
② 형식상의 시조
㈀ 평시조[단형시조] - 3장 6구의 기본 형식을 갖춘 시조
㈁ 엇시조[중형시조] - 종장 첫 구를 제외하고 어느 한 구절이 평시조보다 긴 시조
㈂ 사설시조[장형시조] - 종장 첫 구를 제외하고 두 구절 이상이 평시조보다 긴 시조
(정철의『장진주사』가 사설시조의 효시임.)
㈃ 연시조 - 2수 이상의 평시조가 모여서 된 시조 (cf. 3장 한 수 만으로 된 시조는 단시조)
③ 배행상의 갈래
㈀ 장별 배행 시조 - 초장, 중장, 종장이 각각 한 행으로 되어, 3행으로 한 수를 이루는 시조
㈁ 구별 배행 시조 - 장(章)을 한 행으로 하지 않고, 구(句)를 한 행으로 하여 6행으로 한 수가 이루어 진 시조. 현대 시조에만 나타나는데, 때로는 음보를 한 행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6) 시조의 계승 - 시조 부흥 운동
1920년대, 일제 치하라는 시대 상황에서 최남선, 손진태, 이병기 등 국민 문학 운동에 앞장선 문인들(일명 ‘국민문학파’)에 의해 전개되었다. ‘우리의 것, 한국적인 것’에 대한 강한 애착과 서구 문학의 무비판적 수용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되었다.
초기에는 고시조의 형식을 응용하여 초장과 종장만이 있는 양장 시조를 만들고, 초장에 종장이 하나 더 있는 사장 시조를 만들었으나, 고시조를 재현하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그러나 후에 이병기에 의하여 현대 시조가 만들어졌으며, 이은상은 시조의 재현 가능성을 재확인하여 이후에 시조의 모습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다.
* 좋은 시조 몇 편 감상 ...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성삼문
․주제:변함없는 지조와 절개 (단종에 대한 변함없는 충절) |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내님에게 주무시는 창(窓) 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곧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홍 랑
․주제:임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 겉이 검은들 속까지 검을소냐 아마도 겉 희고 속 검을 손 너 뿐인가 하노라 -이 직
․주제:군자(君子)인 척하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소인(小人)배들을 풍자함 |
창(窓) 내고쟈 창(窓)을 내고쟈 내 가슴에 창(窓) 내고쟈. 고모장지 셰살장지 들장지 열장지 암돌져귀 수돌져귀 배목걸새 크나큰 장도리로 둑닥 바가 이내 가슴에 창(窓) 내고쟈. 잇다감 하 답답할 제면 여다져 볼가 하노라. -작자 미상
[현대어 풀이] 창 내고자 창을 내고자 이내 가슴에 창 내고자. 고무래 들창, 문살이 가는 장지, 들어 올리는 장지, 열어젖히는 장지, 암돌쩌귀, 수돌쩌귀, 문고리에 거는 쇠, 크나큰 장도리로 뚝딱 박아 이내 가슴에 창 내고자. 이따금 많이 답답할 때면 여닫아 볼까 하노라.
․주제:답답한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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