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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 이용악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이용악 삽살개 짖는 소리 눈보라에 얼어 붙는 섣달* 그믐* 밤이 얄궂은 손을 하도 곱게 흔들길래 술을 마시어 불타는 소원이 이 부두로 왔다. 걸어온 길가에 찔레 한 송이 없었대도 나의 아롱범*은 자옥* 자옥을 뉘우칠 줄 모른다 어깨에 쌓여도 하얀 눈이 무겁지 않고나 철없는 누이 고수머릴*랑 어루만지며 우라지오의 이야길 캐고 싶던 밤이면 울 어머닌 서투른 마우재 말*도 들려 주셨지 졸음졸음 귀 밝히는 누이 잠들 때꺼정 등불이 깜빡 저절로 눈 감을 때꺼정 다시 내게로 헤여드는 어머니의 입김이 무지개처럼 어질다 나는 그 모두를 살뜰히 담았으니 어린 기억의 새야 귀성스럽다* 기다리지 말고 마음의 은줄에 작은 날개를 털라 드나드는 배 하나 없는 지금 부두에 호젓 선 나는 멧비둘기 아니건만..

문학/현대운문 2021.02.25

못 위의 잠 - 나희덕

못 위의 잠 나희덕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도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 못하나 그 못이 아니었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을 꾸벅거리는 제비를 눈이 뜨겁도록 올려다봅니다 종암동 버스정류장, 흙바람은 불어오고 한 사내가 아이 셋을 데리고 마중 나온 모습 수많은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피곤에 지친 한 여자가 내리고, 그 창백함 때문에 반쪽난 달빛은 또 얼마나 창백했던가요 아이들은 달려가 엄마 옷자락에 매달리고 제자리에 선 채 달빛을 좀더 바라보던 사내의, 그 마음을 오늘밤은 알 것도 같습니다 실업의 호주머니에서 만져지던 때묻은 호두알은 쉽게 깨어지지 않고 그럴듯한 집 한 채 짓는 대..

문학/현대운문 2021.02.25

현대시 흐름

현대시 흐름 | 개화기~1910년의 시문학 - 시대적 분위기 개화기 문학은 제국주의의 침략 앞에 자주독립과 근대화를 동시에 이루어야 할 시대적 사명을 지니고 출발하였다. 다시 말해 이 시기의 문학은 내적으로는 봉건적 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근대적 질서로 나아가야 하며, 외적으로는 밀려드는 서양 세력 앞에서 자주독립을 달성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훌륭한 도구로 인식되었다. 그러므로 개화기 문학은 무엇보다도 국민을 깨우치고 이끌어 주는 계몽주의적인 속성을 지니게 되었던 것이다. - 특징 (1) 개화 가사의 등장 새로운 시대의 출발과 함께 신문이나 잡지가 간행되면서 새로운 시대 이념을 전파하기 위한 문학이 발생했다. 시가에서 가장 먼저 나온 것이 개화 가사였다. 개화 가사는 전통적인 가사체인..

문학/현대운문 2021.02.25

한문소설 대표 작품 이해

고전소설 (古典小說) [1]정의 ㆍ19세기 말까지의 우리소설 ㆍ고전(古典)이란 불변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 것들로 평가된 작품’이란 의미가 아닌 시기적으로 1900년대 이전의 소설을 총괄하기 위한 편의상 용어 [2]기원 ㆍ15세기 말에 출현한 김시습의 〈금오신화〉소설의 초기 형태를 갖춘 첫 작품 ㆍ16세기 말경에 한글 표기 〈홍길동전〉이 본격적인 소설 시대 열림 ㆍ소설의 기원은 대체적 설화 문학에 둠 ㆍ설화 문학을 이루고 있는 화소들의 결합 또는 변형 수용 등이 소설의 기원이 됨 ㆍ이 과정에서 가전(假傳)문학에서 볼 수 있는 傳奇的, 허구적 창조 정신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것 [3]일반적 특징 형 식 주인공의 일생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서술하는 일대기 형식이 주류 내 용 ①勸善懲惡이 가장 두드러진 주..

문학/문학학습 2021.02.18

자주 틀리는 맞춤법(맞춤법 검사기 모음)

자주 틀리는 맞춤법 구분 틀린 말 맞는 말 틀린 말 맞는 말 틀린 말 맞는 말 틀린 말 맞는 말 ㄱ 개구장이 개구쟁이 금새 금세 건들이다 건드리다 그럴려고 그러려고 구지 굳이 건내주다 건네주다 금새 금세 궁시렁거리다 구시렁거리다 간지르다 간질이다 구렛나루 구레나룻 가능한 빨리 가능한한 빨리 깨끗히 깨끗이 곰곰히 곰곰이 꼼꼼이 꼼꼼히 가든 곳 가던 곳 ㄴ 납짝하다 납작하다 나중에 뵈요 나중에 봬요 널부러지다 널브러지다 느즈막하다 느지막하다 낭떨어지 낭떠러지 내꺼 내 거 내노라하다 내로라하다 넓직한 널찍한 눈쌀 눈살 ㄷ 단언컨데 단언컨대 들어나다 드러나다 뒤치닥거리 뒤치다꺼리 댓가 대가 돌맹이 돌멩이 됀다 된다 되물림 대물림 도데체 도대체 닥달하다 닦달하다 ㅁ 미쳐 미처 문안하다 무난하다. 답을 맞추다 답을..

국어/비문학 2021.02.18

고전 소설 이론(개념, 명칭, 범위)

고전소설 (古典小說) 제1장 고전소설의 개념.명칭.범위 [1] 고전소설 1.범위 ①시기 : 조선초 15C ~ 조선말 19,20C 초기, 약5세기 동안창작.17~19C 3세기 동안 대부분창작 ②범위 : 설화, 야담, 전, 실기등 구별하기 어려운 잡서, 문집속의 작품까지 넓게 포함 2.개념 ①어원적뜻 : 변변찮은 이야기 ②최초언급 : 장가의[外物]“飾小說以干縣令其於大達亦矣”, 꾸며진 이야기로 현령(출세,영달)구하다.이는 크게 도 달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멀어지는 것이다. ③반고(班固)의 [한서] : 패관이 거리에서 떠도는 이야기, 수집한 것이 소설이라고 설명 3.명칭 ①고대소설 : 역사상 특정시대라는 느낌 (중세이전시대) 소설은 중세시대(보편적 질서확립시기:종교, 문자보급)에 등장하므로 지시대상의 명칭과..

문학/문학학습 2021.02.15

시 분석하기 십계명

① 제목을 의심하라! - 시의 내용, 주제, 소재, 배경(시간적, 공간적) 등과 연관 지어 생각하라! ② 시적 화자를 찾아라! - 시에서 말하는 이는 누구인가? ③ 주어와 서술어에 주목하라! - 주어 : 시적 화자, 핵심 시어 파악하기 - 서술어 : 어조, 시제, 시적 화자의 태도, 시적 화자의 정서, 어미의 반복 - 운율, 리듬 ④ 반복되는 시어(구절)나 표현을 찾아라! - 반복되는 시어(구절)나 표현은 강조하기 위함이고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⑤ 독특한 표현이나 특징을 찾아라! - 대사(대화체), 낯선 표현, 낯선 시어, 모르는 단어 ⑥ 어조를 분석하라! - 시적 화자의 목소리를 분석하라 : 목소리(남/여, 톤-친근한/ 엄숙한/ 떨리는/ 혼잣말/ 외침/절규/ 선언, 높은/낮은 등) ⑦ 육하원칙(5W ..

문학/문학학습 2021.02.15

전상국 '동행' 전문

동행(同行) 전상국 발목까지 빠져드는 눈길을 두 사내가 1)터벌터벌 걷고 있었다. 우중충 흐린 하늘은 곧 눈발이라도 세울 듯, 이제 한창 밝을 정월 보름달이 2)시세를 잃고 있는 밤이었다. 앞서서 걷고 있는 사내는 작은 키에 3)다부져 보이는 체구였지만 그 걸음걸이가 어딘지 모르게 허전허전한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이 사내로부터 두서너 걸음 뒤져 걷고 있는 사내는 4)멀쓱한 키에 언뜻 보아 맺힌 데 없다는 인상을 주면서도 앞선 쪽에 비해 그 걸음걸이는 한결 정확했다. 큰 키에 사내가 5)중절모를 눌러 쓰고 밤색 6)오버에 푹 싸이다시피 방한(防寒)에 빈틈이 없어 보이는가 하면 키 작은 사내는 희끔한 와이셔츠 위에 다만 양복 하나를 걸쳤을 뿐, 그 차림새가 퍽도 7)을씨년스러워 보였다. 그 양복이라는 것도..

문학/소설전문 2021.01.30

임철우 '동행' 전문

동행 임철우 네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단지 정문을 지나 백여 미터쯤 들어가면 길은 두 갈래로 나누어지고, 바로 거기 길이 나눠지는 지점에 서 있는 전화박스 곁에서 우리는 만나게 되어 있었다. 내가 너무 일찍 온 걸까.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세 시 오 분 전. 나는 조금 초조해하고 있었다. 집을 나와서 버스를 타고 와 그 자리에 서게 될 때까지 초조함은 줄곧 집요하게 목덜미를 잡아당기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다. 그건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어젯밤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아니 그보다도 더 먼저, 그러니까 네가 일 년 반만에 처음으로 나타났던 일주일 전의 그 충격적인 밤으로부터 나의 초조함은 이미 시작되었으리라. 너는 마치도 주술적인 힘을 지닌 북소리처럼 어둠 저편으로부터 갑..

문학/소설전문 2021.01.30

황순원 '나무들 비탈에 서다' 전문 일부(줄거리)

나무들 비탈에 서다 황순원 제 1 부 이건 마치 두꺼운 유리 속을 뚫고 간신히 걸음을 옮기는 것 같은 느낌이로군. 문득 동호는 생각했다. 산밑이 가까워지자 낮 기운 여름 햇볕이 빈틈없이 내리부어지고 있다. 1)시야는 어디까지나 투명했다. 그 속에 초가집 일여덟 채가 무거운 지붕을 감당하기 힘든 것처럼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전혀 2)전화를 안 입게 보이는데 사람은 고사하고 생물이라곤 무엇 하나 살고 있지 않는 성싶게 주위가 너무 고요했다. 이 고요하고 거침새 없이 투명한 공간이 왜 이다지도 숨막히게 앞을 막아서는 것일까. 정말 이건 두껍디 두꺼운 유리 속을 뚫고 간신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느낌인데. 다시 한 번 동호는 생각했다. 부리를 앞으로 향한 총을 꽉 옆구리에 끼고 한 발자국씩 조심조심 걸음을 내..

문학/소설전문 20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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