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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207

푸른 하늘을 -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修正)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飛翔)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지를 - 김수영, 푸른 하늘을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참여시 • 율격 : 내재율 • 성격 : 현실 참여적. 비판적. 의지적. 상징적 • 표현 : 반복법. 도치법 • 어조 : 남성적 어조 • 구성 : - 1연 : 희생을 치르지 않는 자유는 무의미함. - 2연 : 자유를 위해 비상한 사람은 피의 냄새와 고독함의 의미를 알 것임. - 3연 : 혁명의 고독함을 알 것임. • 제재 : 푸른 하늘, 노고지리 • ..

문학/현대운문 2021.12.11

마음의 태양 - 조지훈

꽃 사이 타오르는 햇살을 향하여 고요히 돌아가는 해바라기처럼 높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맑은 넋을 살게 하자. 가시밭길 넘어 그윽히 웃는 한 송이 꽃은 눈물의 이슬을 받아 핀다 하노니, 깊고 거룩한 세상을 우러르기에 삼가 육신의 괴로움도 달게 받으라. 괴로움이 짐짓 웃을 양이면 슬픔도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 고난을 사랑하는 이에게만이 마음 나라의 원광(圓光)은 떠오른다. 푸른 하늘로 푸른 하늘로 항시 날아오르는 노고지리같이,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높은 넋을 살게 하자. - 조지훈, 마음의 태양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이상적 • 어조 : 의지적 어조 • 표현 : 상징적 시어와 감각적 이미지를 구사 • 특징 : ① 3음보의 전통적 율격을 취하고 있다. ..

문학/현대운문 2021.12.10

서포 김만중 '구운몽(九雲夢)' 전문

구운몽(완판 105장본) 목록 양소유는 초나라 양치사의 아들이니 승명(僧名)은 성진이라. 팔선녀라. 정경패는 정사도의 딸이니 영양공주라. 이소화는 황제의 딸이니 난양공주라. 진채봉은 진어사의 딸이니 숙인(淑人)*이라. 계섬월은 낙양사람이라. 가춘운은 유인(孺人)*이라. 적경홍은 하북 사람이라. 심요연은 검객이니 양주 사람이라. 백능파는 동정용왕의 딸이라. *淑人(숙인) : 조선(朝鮮) 시대(時代)에 당하관(堂下官) 정3품(正三品)ㆍ종3품(從三品)인 문무관(文武官)의 아내에게 주던 봉작(封爵) *孺人(유인) : ①조선(朝鮮) 시대(時代) 때 정ㆍ종9품(從九品) 문무관(文武官)의 아내인 외명부(外命婦)의 품계(品階) ②생전(生前)에 벼슬하지 못한 사람의 아내의 신주(神主)나 명정(銘旌)에 쓰는 존칭(尊稱) ..

문학/고전산문 2021.11.17

김진형 '북천가(北遷歌)' 전문

북천가(北遷歌) 김진형 구분 원문 풀이 1 世上(세상) 사람들아 이내 말삼 들어보소. 세상 사람들아, 이내 말씀 들어보소. 科擧(과거)를 하거들랑 靑春(청춘)에 아니하고 과거를 하려거든 청춘에 아니하고 五十(오십)에 登科(등과)하여 白首紅塵(백수홍진) 무삼일고. 오십에 급제하여 흰머리로 고생하나. 公明(공명)이 늦이나마 行勢(행세)나 약바르지. 벼슬이 늦었으면 처세나 약아야지. 5 無斷(무단)히 내달아서 小人(소인)의 敵(적)이 되여 눈치 없이 내달아서 소인배의 적이 되어 부월을 무릅쓰고 天庭(천정)에 上䟽(상소)하니 형벌을 무릅쓰고 조정에 상소하니 니전으로 보게되면 빗나고 올컨만은 이전에는 빛나고도 옳은 일이었지만 요요한 이 世上(세상)에 남다른 일이로다 시끄러운 세상에선 남다른 일이로다. 소한장 오르..

문학/고전산문 2021.11.05

염상섭 '만세전(萬歲前)' 전문

만세전(萬歲前) 염상섭 1 조선에 ‘만세’가 일어나던 전해 겨울이다. 세계대전이 막 끝나고 휴전조약이 성립되어서 세상은 비로소 번해진 듯싶고, 세계개조의 소리가 동양 천지에도 떠들썩한 때이다. 일본은 참전국이라 하여도 이번 전쟁 덕에 단단히 한밑천 잡아서, 소위 나리킨(成金), 나리킨 하고 졸부가 된 터이라, 전쟁이 끝났다고 별로 어깻바람이 날 일도 없지마는, 그래도 또 한몫 보겠다고 발버둥질을 치는 판이다. 노래가 끝나기 전 읽기 도전! 동경 W대학 문과에 재학 중인 나는 때마침 반쯤이나 보던 연종시험(年終試驗)을 중도에 내던지고 급작스레 귀국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생겼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그해 가을부터 해산 후더침(아이를 낳은 뒤에 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생기는 여러 가지 병)으로 시름시름..

문학/소설전문 2021.10.28

황석영 '삼포 가는 길' 전문

삼포 가는 길 황석영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있었다. 새벽의 겨울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밝아 오는 아침 햇볕 아래 헐벗은 들판이 드러났고, 곳곳에 얼어붙은 시냇물이나 웅덩이가 반사되어 빛을 냈다. 바람 소리가 먼데서부터 몰아쳐서 그가 섰는 창공을 베면서 지나갔다.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수십여 그루씩 들판가에서 바람에 흔들렸다. 그가 넉 달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에는 한참 추수기에 이르러 있었고 이미 공사는 막판이었다. 곧 겨울이 오게 되면 공사가 새봄으로 연기될 테고 오래 머물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는 진작부터 예상했던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현장 사무소가 사흘 전에 문을 닫았고, 영달이는 밥집에서 달아날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밭고랑을 지나 걸어오고 있었다...

문학/소설전문 2021.10.22

'김수로왕 신화' 전문

김수로왕 신화 ​ 개벽한 이래로 이곳에는 아직 나라의 이름도 없었고, 또한 군신의 호칭 따위도 없었다. 그저 아도간(我刀千)·여도간(汝刀干)·피도간(彼刀干)·오도간(五刀干)·유수간(留水干) ·유천간(留天千)·신천간(神天干)·오천간(五天干)·신귀간(神鬼干) 등의 9간*이 있을 뿐이었다. 이들은 곧 추장으로서 이들이 당시 백성들을 통솔했던 것이다. 그 백성들은 모두 1백 호, 7만 5천 인이었으며 산야에 제각기 집단을 이루어 그저 우물을 파서 물 마시고 밭갈아 밥 먹을 정도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구간(九干) :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나오는, 가야국(伽倻國) 초기(初期)의 아홉 추장(酋長). ≪삼국유사≫ ​후한 광무제(光武帝) 18년-즉 신라 유리왕 즉위 19년(A.D.42) 3월 계욕일(鷄浴日)*..

문학/고전산문 2021.10.20

의유당 '동명일기' 전문

동명일기 의유당 작가는 판관으로 부임하는 남편을 따라 기축년(1769년) 8월에 함흥으로 가게 된다. 동명(동해)의 일출과 월출의 모습이 빼어나다고 소문을 들은 작가는 이를 구경하고 싶어 하지만, 남편은 여자의 출입이 가벼워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는다. 함흥에 온 지 2년 만인 신묘년(1771년) 8월에 작가는 마침내 남편과 함께 동명을 찾아가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그냥 돌아온다. 1년 후인 임진년(1772년) 9월에 작가는 일출 구경을 위해 남편과 함께 다시 동명으로 떠난다. 구월 기러기 어지러이 울고 한풍(寒風, 찬바람)이 끼치는데, 바다로 말도 같고 사슴도 같은 것이 물 위로 다니기를 말달리듯 하니, 날 기운이 이미 침침하니 자세치 아니하되, 또 기절(奇絶, 기이함)이 보암직하니, 일생..

문학/고전산문 2021.10.14

이옥 '심생전' 전문

심생전(沈生傳) 이옥 심생(沈生)은 서울의 양반이다. 그는 약관(弱冠)에 용모가 매우 준수하고 풍정(風情)이 넘치는 청년이었다. 어느날 그가 운종가*에서 임금의 거둥을 구경하고 돌아오던 길에 어떤 건장한 계집종이 자주빛 명주 보자기로 한 여자를 덮어씌워 업고 가는 것을 보았다. 한 계집애가 붉은 비단신을 들고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심생은 겉으로 그 몸뚱이를 겨냥해보고 어린애가 아닌 줄 짐작한 것이다. *운종가(雲從街) : 많은 사람이 구름 같이 모였다 흩어지는 거리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조선시대 종로 일대는 시전이 설치되어 육의전을 비롯한 많은 점포가 집중적으로 발달되어 있어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으므로 운종가라 불리었다. → 지금의 종로 [가로], 종루가 [가로] 그는 바짝 따라붙었다. 그 뒤꽁무..

문학/고전산문 2021.10.14

'우부가' 전문

우부가(愚夫歌)* 작자 미상 신영산 풀이 *연대 및 작사 미상의 가사. 『악부(樂府)』 외 17종의 이본이 있음. 이 글은 『악부』에 수록된 작품. '우부'는 어리석은 남자 내 말씀 미친 말인가 저 화상들 구경하게. 남촌 한량 개똥이는 부모덕에 편히 놀고 호의호식 무식하고 미련하고 용렬하여, 눈은 높고 손은 커서 헤아림 없이 주제넘어 유행 따라 옷을 입고 남의 눈만 위하것다. 긴긴 봄날 낮잠 자기 아침저녁 반찬 투정 집 안 돌보고 때 없이 드나들고 매일 취해 거들먹 트림하며 이리 모여 노름 놀기, 저리 모여 투전질에 기생첩 따로 얻어 살림하고 오입쟁이 친구로다. 사랑에는 조방꾸니 안방에는 노구할미2) 조상 이름 떠세3)하고 세도 구멍 기웃기웃, 세도 보아 뇌물을 바치느라 재산을 까불리고 헛된 욕심에 장사..

문학/고전산문 20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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